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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원형탈모증 치료가 단순히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수준에서 충분한 모발 재성장과 일상생활 회복을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JAK 억제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을 평가한 새로운 임상 결과도 제시됐다.
한국애브비는 28일 서울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경구용 선택적 JAK1 억제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의 중증 원형탈모증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도영 교수가 각각 원형탈모증의 미충족 의료 수요와 변화하는 치료 환경, 린버크의 임상적 가치를 발표했다.
두 교수는 중증 원형탈모증을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조기 치료를 통한 충분한 모발 재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증 원형탈모, 모발 소실 면적 넘어 삶의 질까지 평가
대한모발학회 회장인 허창훈 교수는 원형탈모증이 일반적인 안드로겐성 탈모와 발생 기전부터 다른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드로겐성 탈모가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는 형태라면, 원형탈모증은 면역계가 모낭을 공격해 모발이 소실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두피 전체의 모발이 빠지는 전두탈모증이나 전신의 체모까지 소실되는 전신탈모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전체 인구의 약 2%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환자의 최대 85%에서 재발이 보고될 정도로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환자는 연간 약 17만~18만 명 수준이며, 허 교수는 이 가운데 전신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를 약 2만 명 이하로 추정했다.
특히 원형탈모증은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도 발생해 신체적 불편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과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허 교수는 눈썹과 속눈썹이 소실되면 외부 자극으로 인한 불편이 발생할 수 있고, 외모 변화에 따른 대인관계 위축과 사회적 낙인도 환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질환 부담을 반영해 중증 원형탈모증을 판단하는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두피 모발의 50% 이상이 소실된 경우를 중증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대한모발학회는 두피 탈모 면적을 평가하는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점수가 50 이상인 경우뿐 아니라, SALT 20~49이면서 눈썹 또는 속눈썹 소실, 삶의 질 저하, 활동성 탈모, 기존 치료 불응 가운데 하나 이상이 동반되면 중증으로 분류하는 국내 기준을 제시했다.
허 교수는 이러한 기준을 반영한 중증 원형탈모증 질병분류코드 L63.82가 국내에 마련됐다는 점도 소개했다. 질환의 중증도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환자 규모 파악과 치료 접근성 개선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료 전략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접촉면역요법 등이 활용됐지만 중증 환자에서 충분한 발모와 지속적인 질환 조절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JAK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적극적인 전신치료가 가능해졌으며, 국내외 치료 지침에서도 중증 원형탈모증의 주요 치료 선택지로 권고되고 있다.
허 교수는 질환이 오래 지속될수록 치료 반응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증 원형탈모증은 외적인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환자의 일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히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일상과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모발 재성장을 치료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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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버크, 24주 만에 절반 이상 모발 80% 회복…완전 재성장도 확인
김도영 교수는 린버크의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UP-AA-1 및 UP-AA-2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두 연구는 두피 모발 소실이 50% 이상인 12세 이상 64세 미만의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 13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118명은 18세 미만 청소년 환자였다.
환자들은 린버크 15mg, 30mg 또는 위약군에 배정됐으며, 1차 평가변수는 치료 24주차 두피 탈모 면적이 20% 이하인 SALT 20 이하 달성률이었다.
24주차 분석 결과, UP-AA-1에서 SALT 20 이하 달성률은 린버크 15mg군 45.2%, 30mg군 55.0%로 위약군 1.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UP-AA-2에서도 각각 44.6%, 54.3%로 위약군 3.4%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린버크 투여군에서는 치료 8주차부터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됐다.
높은 수준의 모발 재성장을 평가한 SALT 10 이하 달성률도 확인됐다. 24주차 린버크 30mg군의 SALT 10 이하 달성률은 UP-AA-1에서 45.8%, UP-AA-2에서 47.1%로 나타났다. 이는 두피 탈모 면적이 10% 이하로 감소한 환자의 비율이다.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을 의미하는 SALT 0 달성률은 UP-AA-1에서 린버크 15mg군 14.1%, 30mg군 20.3%였으며, UP-AA-2에서는 각각 13.1%, 22.5%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특히 SALT 0을 사전에 정의된 2차 평가변수로 설정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치료에서 주로 평가했던 SALT 20 이하 달성을 넘어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까지 치료 목표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두피 외 부위에서도 개선이 관찰됐다. 기저시점에 중등도 이상의 눈썹 또는 속눈썹 탈모가 있던 환자에서 린버크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완전하거나 거의 완전한 수준의 눈썹·속눈썹 재성장을 더 높은 비율로 달성했다.
다만 김 교수는 기존 JAK 억제제와 린버크의 임상시험 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군 구성과 연구 설계 등에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임상시험의 반응률만으로 약제 간 우월성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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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환자서 높은 반응률…장기 치료와 급여 접근성 과제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도 높은 치료 반응이 관찰됐다.
24주차 린버크 30mg군의 SALT 20 이하 달성률은 UP-AA-1에서 84.6%, UP-AA-2에서 76.2%로 나타났다.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을 의미하는 SALT 0 달성률은 UP-AA-1의 30mg군에서 46.2%, UP-AA-2의 15mg군에서 28.6%였다. 같은 기간 위약군에서는 SALT 0을 달성한 청소년 환자가 없었다.
김 교수는 청소년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률이 관찰됐으며, 유병 기간이 짧은 환자일수록 치료 반응이 좋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소년 분석은 전체 임상시험의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근거 축적이 필요하다.
치료 효과는 24주 이후에도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김 교수가 소개한 52주 예비 결과에서는 치료 지속에 따라 SALT 20 이하 달성률이 60% 이상으로 증가하고,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 비율도 약 35% 수준까지 높아지는 결과가 관찰됐다. 해당 결과는 학회에서 발표된 예비 자료로, 장기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여드름, 크레아틴인산화효소 상승, 비인두염, 상기도 감염 등이 관찰됐다. 김 교수는 다른 적응증에서 축적된 린버크의 장기 사용 경험도 소개하면서 중증 감염, 악성종양,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 혈전증 등 JAK 억제제 계열에서 주의해야 할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선택지 확대와 별개로 실제 환자의 치료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허 교수는 올해 7월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 한 품목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지만, 기존 비급여 치료 환자의 급여 전환과 치료 효과 평가 기준, 최대 2년의 급여 인정 기간 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치료 반응이 늦게 나타나는 환자나 약물 중단 후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장기 유지요법과 용량 조절, 치료제 전환 등에 대한 추가 연구와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중증 원형탈모증은 충분한 모발 재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며 "린버크는 3상 임상시험에서 완전한 두피 모발 재성장까지 확인하며 새로운 치료 목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중증 원형탈모증의 치료 목표를 한 단계 높이고, 기존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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