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맙테라'(리툭시맙)가 면역세포의 일종인 B세포를 90%까지 파괴하는 기전을 통해 류머티스 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맙테라'가 류머티스 관절염의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증상을 치료할 때 타깃 부위에만 작용하는 이른바 "스마트" 치료법의 가능성을 유력하게 시사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발매 중인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들은 단순히 증상 자체를 완화시키거나, 통증이 유발되는 과정에만 산발적으로 작용하는 수준의 약물들이어서 병변 부위와 동시에 건강한 세포들까지 괴사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던 형편이다.
영국 런던大 조나산 에드워즈 박사팀은 17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논문을 공개했다.
악성종양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 로슈社가 국내시장에서도 발매하고 있는 '맙테라'는 일부 해외시장의 경우 '리툭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로슈측의 지원으로 총 161명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 동안 '맙테라'를 단독투여하거나, 기존의 표준요법제인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와 각각 병용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아울러 나머지 한 그룹의 경우 메토트렉세이트만을 단독투여했다.
그 결과 6개월이 경과했을 때 '맙테라'와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를 병용했던 그룹의 경우 40%에서 증상이 뚜렷이 개선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맙테라' 단독투여群에서는 이 수치가 33%로 다소 떨어졌으며, 메토트렉세이트만을 단독투여했던 그룹의 경우 증상개선률이 가장 낮은 수준인 1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재 연구팀은 루프스, 다발성 경화증 등 다근 자가면역성 질환들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방식의 타깃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에드워즈 박사는 "우리가 채택했던 방법은 지금까지 연구되었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법들 가운데 증상의 근본원인을 제거하는데 가장 근접한 경우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관절염재단(AF)의 존 클리펠 회장은 "생명공학 기술을 응용해 류머티스 관절염을 표적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제친 것으로 사료된다"며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가 단기간 동안 약물을 투여하고도 그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의사들은 "차후 '맙테라'가 더욱 폭넓게 사용될 수 있으려면 후속연구를 통한 추가적인 입증과정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B세포를 파괴하는 기전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른 약물들이 효과 측면에서 '맙테라'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