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진피에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스스로를 유지하는 과정에 ‘SOD3’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피 줄기세포가 직접 분비하는 활성산소 제거 항산화 효소 SOD3(Superoxide Dismutase 3)가 스스로 수를 늘리는 자기복제와 섬유아세포로 바뀌는 분화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메나드화장품은 후지타의과대학 응용세포재생의학·피부과학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학술지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진피 줄기세포는 두 가지 기능을 갖는다. 하나는 자기복제를 통해 자신의 수를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콜라겐 등을 만드는 섬유아세포로 분화해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는 것이다. 두 과정의 균형이 유지돼야 줄기세포 수를 지키면서 필요한 세포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연구진은 진피 줄기세포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고, 이에 따라 섬유아세포와 콜라겐도 줄어 주름·처짐 등 피부 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진피 줄기세포 수의 개인차를 만드는 요인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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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적은 피부, SOD3도 감소
연구진은 진피 줄기세포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진피 조직에서 세포를 분리한 뒤, 해당 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을 폭넓게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진피 줄기세포가 적은 사람의 세포에는 SOD3의 양이 적었다. 실제 피부 조직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진피 줄기세포가 적은 사람의 진피에서 SOD3가 적게 확인됐다.
진피 줄기세포와 섬유아세포의 SOD3 유전자 발현량을 비교한 결과, 진피 줄기세포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진피 줄기세포가 SOD3를 직접 분비하며, 그 양의 차이는 진피 줄기세포 수의 차이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했다.
피부 조직을 직접 관찰한 결과에서도 진피 줄기세포가 적은 사람은 SOD3의 양이 적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SOD3 자체를 줄였을 때 줄기세포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도 확인했다. SOD3 유전자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춘 진피 줄기세포를 제작해 정상 진피 줄기세포와 비교하자, SOD3가 억제된 세포에선 세포 안의 활성산소가 늘었고 DNA 손상도 더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OD3가 부족한 조건에서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DNA 손상이 생기기 쉬워지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자기복제 줄고 섬유아세포 분화 늘어
SOD3 감소는 줄기세포의 유지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SOD3 발현을 낮춘 진피 줄기세포에선 자기복제 능력이 떨어졌다. 줄기세포의 특징을 나타내는 마커 유전자인 ‘CD271’ 발현은 감소한 반면, 섬유아세포의 특징을 나타내는 마커 유전자 ‘FAP’ 발현은 증가했다.
연구진은 “SOD3 분비가 줄어 DNA 손상을 받은 진피 줄기세포는 더 이상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고 섬유아세포로의 분화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진피 줄기세포는 자기복제를 통해 자신의 수를 유지하는 동시에 일부가 섬유아세포로 분화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낸다. 두 기능이 균형을 이뤄야 줄기세포 수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세포를 계속 공급할 수 있다.
SOD3가 부족한 조건에선 이 균형이 깨졌다. 자기복제 능력은 낮아진 반면 섬유아세포로의 분화는 늘면서 진피 줄기세포 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SOD3가 진피 줄기세포의 자기복제와 분화 사이의 균형을 조절해 줄기세포 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봤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SOD3 발현 억제
노화나 자외선 등의 영향으로 생기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SOD3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TNF-α는 진피 줄기세포의 SOD3 유전자 발현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시한 메커니즘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한 SOD3 감소에서 시작한다. SOD3가 줄면 활성산소가 증가해 DNA 손상이 생기기 쉬워지고, 진피 줄기세포의 자기복제 능력은 낮아지는 반면 섬유아세포로의 분화는 촉진된다. 이 과정이 진피 줄기세포 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실험에선 염증성 사이토카인 TNF-α가 진피 줄기세포의 SOD3 유전자 발현을 낮추는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노화·자외선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SOD3 발현을 낮추고, 이에 따라 자기복제와 분화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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