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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을 지낸 김우연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히츠 대표) 연구진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파운데이션 모델 'K-폴드(K-Fold)'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K-폴드는 전 세계 바이오 업계의 화두인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 3)'를 단순 모방하거나 재현한 모델이 아니다.
최근 제약바이오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난 김우연 대표는 “K-폴드를 알파폴드 3.1버전으로 만들지 않았다. 이름을 떼고 본다면 알파폴드 4.0으로 불릴 만큼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AI를 고안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해외 빅테크가 독점 중인 신약개발 AI 기술의 내재화 성과에 대해 그는 "독자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신약개발이 세계 3강에 진입하려면 그 기반 기술을 먼저 확보해야 했다"고 개발 동기를 밝혔다.
가장 돋보이는 혁신은 신약개발 AI의 필수 관문으로 여겨지던 '다중 서열 정렬(MSA)' 과정을 과감히 생략한 점이다. 기존 모델들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방대한 서열 데이터베이스를 정렬하는 MSA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인 알파폴드3조차 항체 하나를 평가하는 데 2530분이 소요되는 병목 현상을 겪었다. 반면 K-폴드는 이 과정을 사전 학습 형태로 모델에 내재화해, 별도의 데이터베이스 검색 없이 1020초 만에 복합체 구조를 예측해 내며 속도를 비약적으로 단축시켰다.
나아가 K-폴드는 단백질의 정적인 구조 예측을 넘어 약물이 타깃 단백질에 결합할 때 발생하는 '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데 특화됐다. 결합 전의 분리된 구조와 결합 후 변화된 구조를 두 단계로 나누어 동시 예측함으로써, 유연성이 큰 항체를 비롯해 표적단백질분해제(TPD), G단백질결합수용체(GPCR) 등 까다로운 분야에서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
기술적 '개방성' 역시 K-폴드의 강력한 무기다. 기존 글로벌 모델들은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거나 학습이 완료된 완성형 코드만 제공해 기업의 독자적인 추가 학습을 원천 차단해왔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경쟁사들이 내부 구조를 볼 수 없는 '카메라 완성품'만 던져주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카메라를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해 그 원천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실제로 K-폴드는 학습용 코드와 가공된 데이터 처리 방식을 전면 개방해 국내 제약사들이 맞춤형 독자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진정한 뼈대를 제공한다.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코사이언티스트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은 챗GPT처럼 친숙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김 대표는 직접 시연에 나서 "명령을 내리면 클라우드 내 가용 GPU를 알아서 탐색해 연산을 수행한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누구나 대화하듯 쉽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부담을 줄인 '경량화 전략'도 눈길을 끈다. 그는 "고가의 서버용 GPU 도입은 자금력과 전력 소모 측면에서 국내 바이오 벤처에 큰 장벽"이라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장비 대신 수백만원대 보급형 GPU 여러 장만으로도 사무실에서 거뜬히 K-폴드를 구동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약업계의 최대 화두인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로드된 데이터는 철저히 독립된 샌드박스 안에서만 처리되고 계정 삭제 시 즉각 소멸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혁신 이면에는 치열한 연구 과정과 막대한 자원 투입이 있었다. 국내 최고 수준의 AI·바이오 전문 연구진 30명이 투입돼 10개월간 무려 135번의 미팅과 밤샘 작업을 이어갔다. 단 한 번의 모델 학습에 열흘이 걸렸고 하루 5000만원씩 청구되는 클라우드 GPU 비용 등 총 180억원의 재원이 소요됐다. 글로벌 빅테크에 비하면 턱없이 열악한 인프라였지만, 연구진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정부의 마중물 지원이 한계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제약 산업 현장의 적극적인 활용과 민간 자본의 유입이다. 지난 8월 베타 버전 공개 후 약 300명의 연구자가 테스트에 돌입했으나, 정작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여전히 낯선 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실정이다.
안정적인 후속 재원 확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정부 예산에만 무한정 기댈 수 없어 어느 시점에는 민간 주도로 넘어가야 하지만 현실적 장벽이 높다"며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압도적인 자본력 격차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K-폴드가 대한민국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인프라만 제대로 뒷받침된다면 우리도 세계를 선도하는 신약개발 AI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귀중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Q. K-폴드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과 기존 딥마인드 알파폴드3 대비 기술적 차별점은 무엇인가?
A. 무엇보다 해외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신약개발의 토대가 되는 독자적인 기초 AI 기술을 확보하여 경쟁하기 위함이다. 기술적으로는 알파폴드3를 단순히 재현한 것이 아니라 다중 서열 정렬(MSA) 과정을 과감히 없애 예측 속도를 기존 25~30분에서 10~20초 이내로 크게 단축시켰다. 특히 정적인 단일 구조 예측에 머물지 않고, 약물이 결합하기 전과 후의 '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데 특화되어 있어 유연한 항체나 복잡한 약물 구조 예측에 강점을 보인다.
Q. 해외에서 이미 공개된 다른 오픈소스 구조 예측 모델들(볼츠 등)과 비교했을 때 K-폴드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A. 기존 해외 모델들은 상업적 이용을 원천적으로 막거나(알파폴드3),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더라도 학습이 완전히 끝난 완성품 코드만 대중에게 공개한다. 이는 제약 기업이 자체 보유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추가 학습을 시도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반면 K-폴드는 학습용 코드 자체와 고도로 가공된 학습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모두 공개함으로써, 제약사가 모델을 자사 환경에 맞게 직접 고도화하고 새롭게 학습시킬 수 있는 진짜 '참고서와 전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Q. 고가의 장비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 제약사나 바이오 벤처기업도 플랫폼 활용이 실질적으로 가능한가?
A. 충분히 가능하다. K-폴드는 4B, 7B 수준의 경량화된 파라미터 모델을 배포하여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최상위급 GPU가 아니더라도, 수백만원대의 보급형 GPU 환경에서 원활히 구동되도록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또한, '하이퍼랩'이라는 코사이언티스트 플랫폼을 통해 챗GPT처럼 일상적인 대화형 명령만으로 200여개의 외부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 도구를 가동하고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하여 전문 지식이 없는 연구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제약사가 민감한 신약 후보물질 데이터를 업로드했을 때 보안 유출이나 악성코드 감염 우려는 없는가?
A.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사용자가 계정을 생성하면 클라우드 상에 외부와 완전히 독립된 샌드박스(가상의 실험실)가 구축된다. 업로드된 데이터는 다른 사용자의 계정이나 외부 환경과 섞이지 않고 오직 해당 샌드박스 내부에서만 처리된다. 또한 사용자가 계정을 삭제할 경우 해당 리소스와 데이터는 즉시 전면 소멸되므로 외부 유출이나 보안 위험을 시스템적으로 방지했다.
Q. 현재 국내 제약업계의 실제 반응은 어떠하며 플랫폼 생존을 위한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A. 베타 버전 공개 후 약 300명의 연구자가 접속하여 테스트 중이나,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실험실에서의 실질적인 현장 검증 결과가 아직 없고 조직 내 의사결정의 부담 등을 이유로 선제적인 도입에 다소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중국의 대학 연구진이나 머크, 미국의 트위스트 바이오사이언스 등 굴지의 기관 및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동 실험과 테스트를 제안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K-폴드가 단발성 정부 과제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업 표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약 업계의 과감한 도입 실험과 민간 차원의 GPU 및 인프라 후속 투자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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