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X-2 저해제 복용 위장관 출혈 증가요인?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 인식 불구, 의외의 결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6-14 18:14   수정 2004.06.14 18:15
신제형 항염증제의 일종인 COX-2 저해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COX-2 저해제의 사용량이 증가한 것이 위장관 출혈 발생률이 상승한 현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의 권위있는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12일자에 실렸다.

이 같은 내용은 COX-2 저해제가 구형(舊型) 약물에 속하는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NSAIDs)에 비해 위장관 출혈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유로 고가에도 불구, 사용이 권장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의외의 결론을 담고 있는 셈이다.

COX-2 저해제는 위 내벽을 보호하는 COX-1 효소의 생성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COX-2 효소의 생성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 구형 약물들이 이들 두 효소의 생성을 모두 억제하는 관계로 위장관 출혈 발생을 수반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던 것과 비교할 때 COX-2 저해제의 차별성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연구를 총괄했던 캐나다 토론토 소재 임상평가과학연구소(ICES)의 무하마드 마므다니 박사는 "COX-2 저해제의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캐나다에서만 매년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환자 수가 2,000여명, 온타리오州에서만 650여명이 각각 추가로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캐나다에서는 지난해에만 COX-2 저해제의 처방건수가 약 800만건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마므다니 박사는 "COX-2 저해제가 안전한 약물로 사료되어 왔음을 감안하면 이번에 도출된 수치는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COX-2 저해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그의 연구팀은 온타리오州에 거주하는 130만명의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994년 9월부터 2002년 2월 말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처방기록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유독 COX-2 저해제 복용群에서만 NSAID 복용량이 41%나 급증했을 뿐 아니라 위장관 출혈 발생률 또한 10% 높은 수치를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므다니 박사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다른 요인들이 통제된 가운데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던 만큼 단정적으로 인과관계를 거론할 수는 없겠지만, COX-2 저해제의 복용이 위장관 출혈의 발병률을 높였던 유력한 요인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 마므다니 박사는 "COX-2 저해제들이 NSAID에 비하면 위장관 출혈 발생률을 절반 정도 낮춰줄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임에는 여전히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OX-2 저해제 연구에 참여해 왔던 학자로 알려진 미국 미시간大 의대의 마크 펜드릭 교수도 "비용문제가 걸림돌이 아니라면 모든 NSAID 사용자들은 COX-2 저해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펜드릭 교수는 "아마도 COX-2 저해제가 안전하다는 믿음에 따라 의사들이 나이가 더 많고, 건강이 더 좋지 않은 그룹의 환자들에게 이 약물을 집중적으로 처방했던 것이 위장관 출혈 발생률의 상승에 한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COX-2 저해제를 복용한 환자들이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병용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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