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저하제, 앞서가는 화이자·속터지는 경쟁사
"슈퍼신약 개발경쟁서 4년 안팎 시간差 벌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6-11 17:24   수정 2004.06.11 17:34
"콜레스테롤 저하제 분야의 슈퍼신약(superpill) 개발 레이스에서 우리는 경쟁업체들을 4년 정도 앞서가고 있다."

화이자社의 R&D 책임자 존 라마티나 박사는 10일 한 통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말의 요지이다.

라마티나 박사의 자신감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병을 예방해 줄 획기적인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개발 중인 토세트라핍(torcetrapib) 등의 존재에 근거를 둔 것이다.

실제로 화이자측은 토세트라핍이 개발에 성공할 경우 현재 세계 처방약시장에서 1위 품목으로 랭크되어 있는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능가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믿고 있다는 후문이다.

'리피토'를 비롯한 기존의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들이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우는 저농도 지단백의 농도를 낮추는 기전의 약물인데 반해 토세트라핍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농도 지단백値를 끌어올리는 메커니즘을 지닌 경우이다.

"슈퍼신약"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라마티나 박사의 설명.

그러나 라마티나 박사는 "재팬 토바코社 등 경쟁사들도 4년 정도 뒤지기는 했지만, 토세트라핍과 동일한 기전의 신약 개발을 진행 중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게다가 재팬 토바코측이 후기단계의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메이저 제약기업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화이자는 6개월여 전부터 '리피토'와 토세트라핍을 복합한 제형을 내놓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기도 하다. 화이자측은 이 복합제형이 혈관 내부에 축적된 지방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과를 발휘함을 입증하기 위해 초음파 조영술을 이용한 연구에만 8억 달러 정도의 비용을 투자할 방침이다.

라마티나 박사는 "이 복합제형이 3건의 조영검사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했지만, 허가신청은 오는 2007년경에 접어들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라마티나 박사가 제시한 스케줄에도 불구, 다른 업체들이 경쟁품목을 내놓을 수 있기까지 화이자가 3~4년 정도의 시간을 리드하고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이자는 지난해 말 바이오테크 메이커 에스페리온 테라퓨틱스社(Esperion)를 13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에스페리온 역시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지닌 신약후보물질 'ETC-216'의 중간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던 메이커여서 화이자측에 추가적인 시간을 벌어준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오는 2006~7년에 간판급 품목들의 특허만료가 잇따를 예정에 있는 만큼 제품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에스페리온을 인수했던 것과 유사한 성격의 M&A를 추가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워너램버트社나 파마시아社를 인수했던 전례에 비견될만한 빅딜에는 관심을 표시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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