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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RNA·자가증폭 RNA·억제 tRNA가 mRNA 이후 RNA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주자로 떠올랐다. 이들 플랫폼은 지속 발현, 저용량 증폭, 단백질 생산 복원을 앞세워 암·심혈관질환·희귀질환으로 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6일 아주대학교 가혜인 연구원이 작성한 ‘차세대 RNA 치료제의 기술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차세대 RNA 치료제를 기존 RNA 플랫폼의 한계를 보완하며 안정성·효율·표적성을 높인 한 단계 진화된 기술적 해법으로 평가했다.
가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아시아에서 환자 발생이 많은 적응증을 겨냥해 차별화하고, 원형 RNA와 억제 tRNA는 개발 초기부터 규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산학연 협력으로 기술·임상·품질 리스크를 조기에 줄인 기업이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개발 속도에서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플랫폼의 임상·사업화가 본격화하면서 RNA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는 글로벌 RNA 치료제 시장이 2025년 203억2000만 달러(약 28조9316억원)에서 2034년 453억5000만 달러(약 64조5693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래 가고, 스스로 늘고, 멈춘 단백질을 다시 만든다
최근 RNA 치료제 개발은 발현 지속시간을 늘리고, 세포 안에서 RNA를 증폭하며, 조기 종결로 끊긴 단백질 생산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원형 RNA(circular RNA)는 5′와 3′ 말단을 공유결합으로 연결한 고리 구조다. 분해효소가 공격할 말단이 없어 선형 mRNA보다 세포 안에서 오래 유지된다. 내부 리보솜 진입 부위와 번역 서열을 넣으면 치료용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은 단백질 대체요법과 암·심혈관질환, 면역조절 치료제 개발에 유리하다. 다만 실제 발현량과 지속시간은 RNA 서열과 번역 조절 요소, 정제 수준, 전달체에 따라 달라진다.
자가증폭 RNA(self-amplifying RNA)는 주로 알파바이러스에서 유래한 복제효소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RNA 사본을 늘린다. 감염성을 유발하는 구조 단백질 유전자는 제거하고, 항원이나 치료용 단백질을 만드는 서열을 삽입한다.
일부 백신 연구에서는 비증폭 mRNA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수준의 투여량으로 동등 이상의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적은 투여량은 원료 사용량을 줄이고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분자 크기가 큰 RNA를 안정적으로 제조·정제해야 해 투여량 감소가 곧바로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억제 tRNA(suppressor tRNA)는 유전자 변이로 생긴 조기 종결 코돈(premature termination codon)을 아미노산 삽입 신호로 다시 읽게 한다. 리보솜이 단백질 합성을 중간에 멈추지 않고 전장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번역 과정을 우회한다.
무의미 돌연변이는 유전질환 원인의 약 10~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억제 tRNA는 낭포성 섬유증과 뒤셴근이영양증 등에서 조기 종결 코돈 변이를 가진 환자군을 겨냥할 수 있다.
보고서는 안전성 검증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상 종결 코돈까지 잘못 읽거나 비정상 단백질이 축적될 가능성을 장기 반복투여 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억제 tRNA는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는 기술이 아니라 번역 단계에서 단백질 생산을 복원하는 전략이다.
간 외 전달이 적응증 확장의 관문
RNA 치료제 성패는 원하는 조직과 세포까지 RNA를 정확히 보내는 전달 기술에 달렸다. 보고서는 생체 내 안정성과 표적 세포 전달 능력을 임상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전달 효율뿐 아니라 대량생산과 품질 표준화까지 함께 확보해야 실제 임상과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는 임상 검증이 가장 앞선 RNA 전달체다. 코로나19 mRNA 백신을 통해 대규모 생산과 세포질 전달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존 전신·정맥 투여용 LNP는 간 친화성이 강해 간 외 조직을 표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은 간세포 표면 수용체를 이용해 siRNA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를 간으로 전달한다. 피하 투여와 반복 투여에 적합하지만 간 외 조직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엑소좀을 포함한 세포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 EV)는 생체적합성과 면역 회피, 혈액-뇌 장벽 통과 가능성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대량생산과 RNA 적재량, 순도, 역가시험을 표준화해야 한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는 장기 발현에 유리하지만 면역원성과 생산비, 제한된 탑재 용량이 부담이다.
시장 진입 가르는 CMC…발현량만 높여선 부족
화학·제조·품질관리(CMC)는 차세대 RNA 치료제의 임상 진입과 허가 가능성을 좌우한다.
원형 RNA는 원형화되지 않은 선형 RNA와 이중가닥 RNA(dsRNA) 부산물을 제거하고 원형화 효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잔류 불순물은 선천면역 반응을 유발하고 단백질 발현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가증폭 RNA도 복제 과정에서 dsRNA를 만든다. 이 부산물이 RIG-I·MDA5·PKR 등 선천면역 센서를 자극하면 번역 억제와 세포독성, 염증성 사이토카인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억제 tRNA는 정상 종결 코돈을 비특이적으로 다시 읽거나 장기 발현 과정에서 번역 정확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을 반복투여 독성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보고서는 발현량과 전달 효율뿐 아니라 장기 반복투여, 면역독성, 비표적 영향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별 역가시험과 비교동등성 기준도 임상 개발 초기부터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규제 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원형 RNA와 억제 tRNA에 특화된 전용 가이드라인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아 개발사는 제품 특성에 맞는 기존 생물의약품·유전자치료제 지침을 적용해야 한다.
보고서는 개발 초기부터 규제당국과 CMC·비임상·임상 요건을 협의해야 임상 진입 속도와 개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세대 RNA 치료제의 경쟁력은 발현량 자체보다 일관된 품질로 생산하고 안전성을 입증하는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차세대 RNA 치료제의 기술 동향’ 보고서 전문은 BRI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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