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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50%를 웃돌던 대한민국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이 9.1%로 낮아지며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현장 의료진들은 "시스템이 붕괴 직전의 임계점에 달했다"며 구조적 개편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등의 주최로 '지역필수의료 마지막 안전망 연속토론회: 경기도 중증외상 생존체계 고도화 방안'이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 최고 수준의 외상진료 성과를 기록 중인 경기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국가 외상체계의 현주소와 도약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정경원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장(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곳으로, 적절한 시간에(3R)' 이송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경기도는 아주대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 두 권역외상센터를 축으로 8개 지역외상협력병원 및 119구급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도내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을 전국 평균을 밑도는 6.8%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정 단장은 "중증외상 환자가 타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권역외상센터로 직행할 경우 전체 사망률이 약 30% 감소하며, 중증 쇼크 환자의 사망률은 절반 이하로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지자체의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다.
허윤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아주대병원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던 근본적인 기반은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제정한 '지역외상체계 관리·지원 조례'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희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구급품질팀장 역시 "권역외상센터 이송에 30분 이상 소요될 경우 닥터헬기와 소방헬기를 적극 활용해 현재 96%대의 이송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관·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표 이면의 현실은 위태롭다. 당장 탁월한 이송 성과를 이끌던 닥터헬기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정경원 단장은 "기관당 연 30~40억원을 일괄 지급하는 현행 방식 탓에 환자를 많이 이송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며 "최근 헬기 사업자로부터 내년부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아주대병원은 2024년 575건의 출동으로 전국 1위(야간 운항 포함)를 기록했지만, 운행할 수로 적자가 누적되어 닥터헬기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조항주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 북부는 의료 취약지가 많음에도 행정구역상 수도권으로 묶여 외상외과 의사 확보에 큰 페널티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환자 수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센터를 확장하려 해도 병원 내 가용 부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발만 구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수립의 뼈대가 되는 통계마저 제각각이다. 허윤정 교수는 "현장 구급대(Pre-KTAS), 외상등록체계(KTDB),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의 기준이 서로 겉돌아 도내 중증외상환자 추정치가 적게는 2,000명에서 많게는 25,000명까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꼬집었다. 정 단장 또한 "최근 도입된 'Pre-KTAS'가 기존의 중증외상 분류와 충돌하면서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획일적 지원에서 벗어나 기능과 성과 중심의 맞춤형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홍원표 중앙응급의료센터 외상필수의료관리팀장은 "17개 권역외상센터만으로는 전국의 모든 환자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미국처럼 최상위 센터와 중간 단계의 '지역외상센터(Level III)'를 별도로 지정해 환자를 분산 이송하는 체계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 교수 역시 생존율 향상 등 성과에 비례하는 '외상 활성화료' 신설을 촉구했으며,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1000만 인구 수요에 걸맞은 인프라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문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정부가 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일괄 감축하면 필수 의료과부터 타격을 입는다"며 "공공의료를 전담하는 병원과 진료과에는 정부가 '핀셋'으로 정원을 별도 배정해 젊은 의사들을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헬기 운영과 관련해 부처 간 협업이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며 효율적 운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계 혼선 지적에 통감하며, 단순히 외상센터만 키우는 것을 넘어 전체 응급의료 체계 속에서 외상 환자의 프로토콜을 명확히 하고 지자체가 자율적 지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재정립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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