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손보사 치료비 건보 전가…국민 부담 키우는 자배법 개정"
감사원 "향후치료비 수령 후 건보 추가 부담 연평균 822억원" 근거 제시
"8주 치료 제한 땐 건보재정 누수 확대…범정부 재검증 협의체 구성 촉구"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31 16:08   

대한한의사협회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자동차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치료비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전가돼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개정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1일 성명을 내고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치료기간을 사실상 8주로 제한하는 시행령 개정은 민간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는 대신 국민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자동차보험 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손해배상의료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심사에서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자동차보험 지급보증이 종료되고 이후 치료비는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한의협은 국토부가 건강보험 이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결국 자동차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치료비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재정 전가 문제가 이미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감사원은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실태' 감사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자동차보험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은 환자 가운데 연평균 약 37만명이 합의 이후 동일 상병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아 총 822억원의 건강보험 공단 부담금이 추가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환자는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에서 총 4769억원의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아 일부는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이중보상 가능성이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도 근거로 제시했다. 자동차사고 치료비를 건강보험이 먼저 부담한 뒤 보험회사 등에 청구하는 구상금 환수율은 2019년 74%에서 2022년 51.81%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 보험사로부터 회수하지 못하는 금액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의협은 국토교통부가 보건복지부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복지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진행 상황을 공유받았을 뿐 긴밀한 협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 부처 간 입장 차이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의협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손해보험사"라며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 보험료 부담은 늘고 교통사고 피해자는 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사고 치료비는 원칙적으로 가해자와 자동차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중단하고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재정 전가 규모를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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