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달러에 팔린 ‘클라우딘18.2 ADC’ 3상 OS 입증 성공…K바이오도 들썩
리가켐,동아에스티·앱티스, 에이비엘 등 클라우딘18.2 타깃하며 차별화 후보물질 개발
아스트라제네카, '소네시타투그 베도틴' 594명 대상 임상서 생존기간 개선
선급금 6300만 달러·마일스톤 최대 11억2500만 달러 도입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29 06:00   수정 2026.07.29 06:59
©ChatGPT(AI로 생성한 이미지)

클라우딘18.2(Claudin 18.2) 표적 ADC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진행성 위암·위식도접합부암·식도선암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연장했다. 2차 이상 치료 환경에서 클라우딘18.2 ADC가 글로벌 3상 OS 혜택을 입증한 첫 사례다.

그러나 공동 일차평가변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후속 개발 기업이 효능과 약물 특성을 차별화할 여지를 남긴 것. 같은 표적으로 신약을 개발 중인 리가켐바이오, 동아에스티·앱티스, 에이비엘바이오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7일(현지시간) 소네시타투그 베도틴(sonesitatug vedotin, AZD0901)의 글로벌 임상 3상 ‘CLARITY-Gastric01’에서 OS 공동 일차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OS는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원인과 관계없이 사망할 때까지의 기간이다. PFS는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암이 진행하거나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은 아스트라제네카가 2023년 중국 키메드바이오사이언스 계열 KYM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글로벌 상업화 독점권을 도입한 후보물질이다. 계약은 선급금 6300만 달러와 개발·허가·판매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11억2500만 달러, 별도 로열티로 구성됐다.

이 거래는 글로벌 빅파마가 클라우딘18.2 ADC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부터 높게 평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의 글로벌 연간 최대 매출을 30억~5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임상 결과는 같은 표적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클라우딘18.2 ADC가 OS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를 확보하면서 후속 후보물질의 임상적 불확실성을 낮췄기 때문이다. 초기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국내 기업은 글로벌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3차 이상 OS 개선…PFS 미충족으로 과제 남겨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의 글로벌 3상은 클라우딘18.2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위식도접합부암·식도선암 환자 5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북미·유럽·남미·아시아 19개국 175개 임상시험기관이 참여했다.

환자 등록 기준은 면역조직화학검사에서 염색 강도와 관계없이 종양세포의 25% 이상이 클라우딘18.2를 발현한 경우다. 임상시험은 3차 이상 치료군의 OS와 2차 이상 전체 치료군의 PFS를 공동 일차평가변수로 설정했다.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은 두 가지 이상의 이전 치료를 받은 3차 이상 치료군에서 연구자가 선택한 치료보다 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한 가지 이상의 이전 치료를 받은 2차 이상 전체 치료군에서도 핵심 이차평가변수인 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반면 맹검독립중앙평가(BICR)를 통해 평가한 2차 이상 치료군의 PFS는 개선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위험비(HR)와 중앙 OS·PFS 등 구체적인 효과 크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생존기간 연장 폭과 환자군별 차이는 향후 전체 데이터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안전성은 기존에 알려진 프로파일과 일치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든 평가변수를 충족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실제 생존기간을 평가하는 OS를 개선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은 클라우딘18.2 항체에 절단형 링커를 통해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하는 모노메틸 오리스타틴E(MMAE)를 결합한 ADC다.

리가켐·동아ST·에이비엘, 클라우딘18.2 가치 재부각

국내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은 리가켐바이오와 동아에스티·앱티스, 에이비엘바이오다. 세 기업은 클라우딘18.2를 타깃하면서도 페이로드와 접합 기술, 약물 작용 방식에서 차별화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클라우딘18.2 ADC ‘LCB02A’의 글로벌 임상 1/2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미국·캐나다·한국에서 클라우딘18.2 양성 진행성 고형암 환자 191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LCB02A는 클라우딘18.2 항체에 토포이소머레이스 I 저해제 계열 페이로드를 결합했다. 토포이소머레이스 I은 DNA 복제와 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DNA의 비틀림을 완화하는 효소다. 이를 억제하면 DNA 손상이 축적돼 암세포 사멸이 유도된다. 미세소관 억제제인 MMAE를 사용하는 소네시타투그 베도틴과 페이로드의 작용기전이 다르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미 글로벌 빅파마 여럿과 ADC 후보물질 및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경험도 있다. LCB02A가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내약성, 약동학(PK)과 항종양 활성 신호를 확보하면 글로벌 기술도입 경쟁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동아에스티와 자회사 앱티스는 클라우딘18.2 ADC ‘DA-3501(AT-211)’의 국내 임상 1/2a상을 시작했다. 클라우딘18.2 양성 진행성 위암·위식도접합부 선암 또는 췌관선암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안전성·내약성·PK와 초기 유효성을 평가한다.

DA-3501에는 앱티스의 위치선택적 접합 플랫폼 ‘앱클릭(AbClick)’이 적용됐다. 항체의 정해진 위치에 페이로드를 결합해 ADC의 균질성을 높이고 약물항체비(DAR)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다. DAR은 항체 한 분자에 결합한 페이로드의 평균 개수를 뜻한다.

동아에스티는 클라우딘18.2와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도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단일 표적 ADC를 넘어 종양 내 표적 발현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전략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바스토미그(givastomig, ABL111·TJ033721)는 클라우딘18.2와 4-1BB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다. 클라우딘18.2가 발현된 종양미세환경에서 T세포 공동자극 수용체인 4-1BB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ADC는 아니나, 클라우딘18.2 표적의 임상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바스토미그의 글로벌 공동개발 가치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지바스토미그는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글로벌 공동개발 중이다. 노바브릿지가 개발을 주도하며, 양사는 한국과 중화권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동등하게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약 180명을 대상으로 지바스토미그와 니볼루맙·변형 폴폭스6(mFOLFOX6) 병용요법을 전이성 위암 1차 치료로 평가하는 글로벌 무작위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FDA는 지난 6월 클라우딘18.2·PD-L1 양성, HER2 음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식도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바스토미그 병용요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노바브릿지는 이르면 2026년 4분기 허가용 임상 3상 개시를 예상하고 있다.

표적 검증 끝났다…빅파마 후속 자산 확보전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의 PFS 미충족은 후발주자에게 차별화 여지를 남겼다. 앞으로 클라우딘18.2 ADC의 경쟁력은 같은 표적을 겨냥하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ADC 신약개발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딘18.2 ADC의 기술가치는 링커와 페이로드의 조합, 약물항체비와 제품 균질성, 종양 내 페이로드 방출, 치료지수, 발현 기준과 병용전략에서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후보물질이 초기 임상에서 선두 자산과 차별화된 안전성·약동학·항종양 활성을 확보하면 글로벌 제약사의 후속 자산 확보 경쟁이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두 후보물질이 시장성과 임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국내 기업이 클라우딘18.2 ADC 방식이 OS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 국내 기업은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로 기술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국내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조건과 글로벌 공동개발 가능성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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