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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약학이 연구회를 넘어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본격적인 도약에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 의료지원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출범한 대한스포츠약학회가 첫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스포츠 현장에 다학제 임상과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을 접목하는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대한스포츠약학회(회장 이정연, SPARK)는 4일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다학제 임상과 데이터 분석의 융합: 스포츠 현장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2026년 제1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학회 창립 이후 처음 열린 정기학술대회로, 스포츠약학의 학문적 기반을 확대하고 선수 보호와 스포츠 공정성 강화를 위한 최신 연구 성과와 향후 발전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양윤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위원장,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으며, 학회는 YISSEM IOC Research Centre Kore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학술협력 확대에도 나섰다.
이정연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가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국내 스포츠약학이 본격적인 학문적 체계를 갖추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한스포츠약학회는 출범한 지 1년 남짓 된 신생 학회이지만, 그 이전부터 스포츠 현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연구가 오늘의 학회를 만들었다"며 학회의 성장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스포츠약학의 출발점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꼽았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당시 의무지원 체계에 약사가 참여하면서 선수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관리와 복약지원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스포츠 현장에서 약사의 전문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약사들이 의료지원 활동을 이어가며 스포츠약학의 실무 경험을 축적했다.
이 같은 현장 경험은 2023년 한국임상약학회 산하 스포츠약료연구회 출범으로 이어졌고, 약학뿐 아니라 의학, 스포츠과학, 도핑 분석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융합 연구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지난해 대한스포츠약학회가 창립됐으며, 올해 첫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 회장은 스포츠약학이 단순히 도핑 관리에 국한되는 분야가 아니라 선수 보호와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한 실천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의 경우 경기 규정에 따라 금지약물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하지만, 같은 의료현장에서도 일반 참가자나 자원봉사자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약사는 대상에 따라 의약품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역할이 스포츠 현장에서 약사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또한 스포츠약학은 특정 직역만으로 발전할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현재 학회에는 약학과 의학은 물론 스포츠과학, 도핑 분석, 한약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다학제 협력을 기반으로 스포츠약학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앞으로 학회의 핵심 추진 방향으로 현장 실무(Practice), 교육(Education), 연구(Research) 등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축적한 약료 경험을 생활체육 현장까지 확산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스포츠약학 교과과정과 연수교육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분야에서는 스포츠약학 관련 융합 연구를 확대하고 새로운 연구 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학문적 근거를 축적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실제로 학회는 지난해 스포츠약학 교육인증 프로그램 'SPARK-ED'를 개설해 운영해 왔으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제1기 교육과정 수료식도 함께 진행됐다. 학회는 향후 교육 주제를 더욱 다양화하고 심화과정을 확대하는 한편, 다학제 융합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스포츠약학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학술 프로그램에서는 스포츠약학의 미래를 보여주는 다양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김한겸 고려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박주희 국민대 교수는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 변화와 최신 도핑 동향을 소개했으며, 호주의 카렌 브라운 박사는 건강기능식품의 도핑물질 오염 위험과 이를 줄이기 위한 제3자 인증(Batch Testing)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 스포츠약학 연구도 소개됐다. 박하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상용 식품 분석을 통한 비의도적 도핑 위험 예측 프레임워크를 발표했으며, 서상훈 연세대 교수는 AI 기반 선수 경기력 분석을 활용한 도핑 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 김명규 이화여대 교수는 One-Class SVM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계열 이상 탐지 기법을 소개하며 경기력 변화 분석을 통한 이상 징후 탐지 가능성을 설명했다.
발표 이후에는 스포츠약학의 발전 방향과 다학제 협력 확대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으며, 학회는 앞으로 스포츠약학이 선수뿐 아니라 생활체육 인구까지 포괄하는 실천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 국제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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