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타라 “MIDD 시대, 신약개발 승부처는 모델 아닌 규제 근거”
Certainty Korea 2026서 MIDD 규제 전략 제시…77개 기업 및 기관 참석
FDA·EMA, 모델 자체보다 의사결정 근거의 신뢰성·검토 가능성 평가
ICH M15 이후 관심 질문·사용 맥락·기술 기준 등 공통 규제 언어 부상
비용·기간 절감 넘어 용량·임상설계·허가·기술거래 판단 근거로 확장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19 09:15   수정 2026.06.19 09:21
‘Certainty Korea 2026’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왼쪽부터)서타라 제프 팻징거 개발·규제전략 글로벌 총괄 부사장, 다니엘 로이 커머셜 수석부사장, 이준용 서타라코리아 지사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모델 기반 신약개발(Model-Informed Drug Development, MIDD)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약리와 약동학 분석 보완 도구로 쓰였지만, 이제는 용량 결정부터 임상시험 설계, 허가자료 구성, 심지어 기술거래 판단까지 연결하는 전략의 근거로 확장되고 있다.

서타라(Certara)는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Certainty Korea 2026’를 개최하고, MIDD가 신약개발 전 주기에 걸쳐 불확실성을 줄이고, 후보물질·용량·임상설계·허가전략을 근거 중심으로 전환하는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서타라는 규제과학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FDA, EMA, PMDA 등 주요 규제기관 대응 경험을 가진 전문가와 MIDD 플랫폼을 앞세워 임상개발과 허가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서타라코리아 이준용 지사장은 “모델 기반 접근과 과학적 근거 기반 의사결정은 더 이상 특정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신약개발 전략, 임상개발, 사업개발, 투자 의사결정 관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기업과 기관 77곳에서 참석했다. 제약·바이오텍 64곳, 학계 5곳, 임상시험수탁기관(CRO) 4곳, 정부기관 2곳, 벤처캐피털 1곳으로 구성됐다.

모델 기반 신약개발, 즉 MIDD는 비임상 데이터, 임상 데이터, 기존 문헌, 질환 생물학, 약동학·약력학 정보를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으로 통합해 의사결정 근거를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쉽게 말해,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또는 대규모 임상에 들어가기 전 “어떤 용량이 적절한가”, “어떤 환자군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는가”, “현재 임상 설계가 규제기관 검토에 충분한가”를 정량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다.

ICH M15 최종 가이드라인도 MIDD 근거의 계획, 모델 평가, 문서화에 대한 일반 권고와 조화된 평가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다.

규제기관은 모델의 근거, ‘목적 적합성’을 본다

서타라의 제프 팻징거(Geoff Fatzinger) 개발·규제전략 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먼저 MIDD를 둘러싼 업계의 오해를 짚었다. 그는 기업들이 종종 FDA나 EMA가 모델을 승인했다고 표현하지만, 실제 규제 검토의 대상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팻징거 부사장은 25년 이상 신약개발과 규제전략을 이끌어온 전문가다. FDA, EMA, PMDA 등 주요 규제기관 관점을 반영한 개발 로드맵 수립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그가 개발을 지원한 FDA 승인 의약품의 90% 이상은 보완요구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이나 접수거부(Refuse-to-File, RTF) 없이 1차 심사 주기에서 승인됐다.

팻징거 부사장은 “규제기관은 모델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규제기관은 모델 유래 근거가 해당 의사결정을 지지할 만큼 신뢰 가능한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모델에 무엇이 들어갔고, 모델에서 무엇이 나왔으며, 그 결과가 특정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라고 강조했다.

이 차이는 개발 전략에서 중요하다. 제약사가 고도화된 집단약동학(PopPK) 모델, 생리학 기반 약동학(PBPK) 모델, 정량시스템약리학(QSP) 모델, AI 기반 예측 모델을 만들었더라도, 그 모델이 어떤 규제 질문에 답하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허가 전략에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팻징거 부사장은 “MIDD는 모델이 아니라 의사결정 중심 근거 전략”이라며 “규제기관과 논의할 때 ‘우리 모델에 동의하느냐’가 아니라 ‘이 특정 질문에 대해 모델 유래 근거가 충분히 신뢰 가능한가’를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MIDD 규제 성공 다섯 가지 원칙

팻징거 부사장은 MIDD 규제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으로 △의사결정에서 출발(Start with the decision) △ICH M15 언어 사용(Use M15 language) △근거 부담 사전 정의(Predefine the burden) △검토 가능성 확보(Make it reviewable) △지역별 규제기관 대응(Engage regionally)을 제시했다.

첫 번째 원칙은 모든 모델이 규제기관이 판단해야 할 관심 질문(question of interest, QOI)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은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이 아니다. 3상 용량 설정, 특수집단 용량 조정, 약물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 DDI) 임상 축소,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면제, 허가사항(labeling) 설정처럼 규제 판단과 직접 연결된 질문이다.

두 번째는 ICH M15의 언어로 근거를 정리하는 것이다. 사용 맥락(context of use), 영향과 결과, 위험과 영향, 기술 기준을 명확히 해야 모델 산출물이 단순 분석 결과가 아니라 규제기관이 검토할 수 있는 근거 패키지가 된다.

세 번째는 근거 부담을 사전에 정하는 것이다. 모델 분석계획(Model Analysis Plan, MAP)과 기술 기준은 결과가 나온 뒤가 아니라, 결과가 해석을 만들기 전에 먼저 정해야 한다. 팻징거 부사장은 “MIDD 논의는 모델의 성능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며 “모델 사용 목적, 지원하려는 의사결정, 해당 결정에 필요한 근거 수준을 먼저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검토 가능성이다. 데이터, 코드, 가정, 불확실성, 한계가 투명하게 제시돼야 한다. 그는 “규제 성공은 정교한 모델을 제시한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정 의사결정을 위한 신뢰 가능하고 목적에 맞는 근거 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는 지역별 규제기관과의 논의 전략이다. 하나의 글로벌 근거 스토리는 유지하되 FDA와 EMA에는 각각의 절차와 질문에 맞춘 상호작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팻징거 부사장은 특히 바이오텍일수록 MIDD를 사후 보완자료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설계해야 하는 규제 근거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한된 자원으로 글로벌 임상과 기술수출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모델 분석계획, 평가 기준, 데이터 출처, 코드, 가정, 한계 설명을 처음부터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분석 이후 유리한 결과만 골라 규제 논리를 구성하면 체리피킹 또는 사후 맞춤형 해석으로 비칠 수 있다.

ICH M15의 언어가 규제기관의 검토 언어가 된다

MIDD가 필수화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규제기관의 공통 언어가 정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FDA는 이달 ICH M15에 근거한 ‘M15 General Principles for Model-Informed Drug Development’ 최종 가이던스를 공표했다.

이 가이던스는 MIDD 근거를 어떻게 계획하고, 평가하고, 문서화해 제출할지를 다룬다. FDA는 MIDD 페어드 미팅 프로그램(paired meeting program)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초기 미팅과 후속 미팅을 연계해 모델 기반 근거를 논의하는 제도로, PDUFA VII 기간 동안 분기별 1~2건의 페어드 미팅 요청을 수용한다.

ICH M15는 MIDD를 규제기관과 논의하기 위한 공통 언어를 제시한다. 핵심 용어는 관심 질문(question of interest, QOI), 사용 맥락(context of use), 영향과 결과(influence and consequence), 위험과 영향(risk and impact), 기술 기준(technical criteria)이다. 이 용어들은 모델 산출물을 단순 분석 결과가 아니라, 규제기관이 검토할 수 있는 근거 패키지로 전환하는 기준이다.

팻징거 부사장은 “모델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MIDD는 특정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를 제공할 때 규제 전략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문서화 체계도 중요하다. 먼저 평가표(assessment table)에는 QOI, 사용 맥락, 모델 근거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판단 오류가 가져올 결과, 위험과 영향, 기술 기준, 모델 산출 결과를 담는다. 모델 분석계획(Model Analysis Plan, MAP)에는 분석 목적, 활용 데이터, 분석 방법, 평가 활동, 민감도 분석, 기술 기준을 사전에 명시한다.

이후 모델 평가는 검증, 타당성, 적용 가능성, 불확실성,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확인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모델 분석보고서(Model Analysis Report, MAR)는 분석 결과와 계획 대비 편차, 한계, 해석, 의사결정 관련성을 정리한다. 제출 준비 파일에는 데이터셋, 스크립트, 모델 코드, 실행 기록, 버전, 감사 추적,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연결 정보가 포함된다.

팻징거 부사장은 “계획이 있으면 반드시 보고서가 있어야 한다”며 “하나의 모델도 여러 규제 질문을 지원한다면 여러 평가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생리학 기반 약동학(PBPK) 모델이라도 약물상호작용(DDI) 임상 면제, 장기 기능 저하 환자 용량 조정, 음식 영향 평가처럼 질문이 달라지면 평가 기준과 근거 부담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AI는 도구일 뿐…검토 가능성 없으면 규제 근거가 아니다

최근 MIDD에는 AI, 실사용데이터(RWD), 새로운 접근방법론(NAMs), 컴퓨터 기반(in silico) 분석이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팻징거 부사장은 기술 고도화가 규제 수용성을 자동으로 높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팻징거 부사장은 “AI는 도구일 뿐이며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기관 안에도 모델링과 AI를 신중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며 “MIDD 근거는 내부 과학 검토뿐 아니라 규제기관의 검토와 질의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모델일수록 투명성, 데이터 추적성, 재현성, 인간 감독, 생애주기 관리가 중요해진다. 규제기관은 학습·검증 데이터의 출처, 코드와 버전의 추적 가능성, 모델 가정과 한계, 사람의 검토 가능성을 함께 본다. 결과값만 제시하는 블랙박스 모델은 허가 전략의 핵심 근거로 쓰기 어렵다.

그는 “규제기관이 봐야 하는 것은 모델이 맞다는 주장 자체가 아니다”라며 “불확실성, 가정, 한계, 결과 오류가 가져올 영향까지 보여줘야 근거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글로벌 스토리, 지역별 다른 질문

팻징거 부사장은 글로벌 개발에서 FDA와 EMA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FDA는 MIDD 페어드 미팅 프로그램, 표준 미팅, 의약품 개발도구(Drug Development Tool, DDT) 적격성 평가, ISTAND, 새로운 접근방법론(NAMs) 등을 통해 모델 근거를 논의할 수 있다. 

EMA는 과학 자문(scientific advice)과 MIDD 파일롯 등을 통해 고영향 모델 근거를 검토한다. 같은 모델 산출물이라도 사용 목적과 규제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면 논의 경로도 달라진다.

팻징거 부사장은 “하나의 제품에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어야 하지만, FDA에 묻는 질문과 EMA에 묻는 질문이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다”며 “지역별 규제기관이 실제로 판단해야 할 질문에 맞춰 패키지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업은 분석을 마친 뒤 규제 스토리를 맞추려 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모델 설계와 분석이 고정되기 전에 어떤 질문을 FDA와 논의할지, EMA에는 어떤 패키지를 제시할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제품별 용량 결정을 뒷받침하는 모델과 여러 제품에 반복 적용할 플랫폼형 모델은 필요한 근거 수준과 제출 전략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비용·시간 절감 넘어 개발전략 도구로 확장

서타라의 다니엘 로이(Daniel Roy) 커머셜 수석부사장은 MIDD의 산업적 가치를 비용·기간 절감과 개발 성공 가능성 제고에서 찾았다. 

로이 부사장에 따르면, MIDD는 프로그램당 평균 500만 달러 비용 절감, 10개월 이상 개발기간 단축, 작용기전 입증(proof-of-mechanism) 성공 가능성 2.5배 증가와 연결됐다. 작용기전 입증은 약물이 의도한 생물학적 기전을 실제로 작동시키는지 보여주는 초기 개발 단계의 핵심 근거다.

적용 범위도 후보물질 탐색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넓다. MIDD는 표적·후보물질 우선순위 결정, 동물 데이터의 사람 용량 외삽, 인체 최초 투여(FIH) 용량 예측, 2상·3상 용량 설정, 약물상호작용, 음식 영향, 특수집단 용량, 허가사항 확장, 제형 변경 전략에 활용된다.

로이 부사장은 “글로벌 제약사든 작은 바이오텍이든 자원과 시간은 제한돼 있다”며 “한정된 조건 안에서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포인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의사결정은 환자 편익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며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MIDD가 임상을 대체하는 만능 수단은 아니다. 팻징거 부사장은 “MIDD만으로 규제 판단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데이터, 가정, 모델 평가, 의사결정 결과, 실사용데이터, 유익성-위해성 판단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MIDD 활용 범위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에서는 임상시험 설계, 규제 전략, 시장 접근까지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아직 제형 설계와 임상약리 영역의 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서타라와 터프츠대 의약품개발연구센터(Tufts CSDD)가 2026년 조사한 결과, 북미 MIDD 활용률은 시험 설계·최적화 28.8%, 규제 전략·제출 25.5%, 시장 접근·보건경제 25.0%로 분석됐다. 아태 지역은 같은 항목에서 각각 17.0%, 21.3%, 12.5%에 그쳤다. 반면 아태 지역의 제형 설계 활용률은 20.0%로 북미 14.6%를 앞섰다.

팻징거 부사장은 “MIDD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하거나 정교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정 의사결정에 답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하고 목적에 맞는 근거 패키지를 제시하는 것이 규제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타라 제프 팻징거 개발·규제전략 글로벌 총괄 부사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MIDD 규제 성공의 다섯 가지 원칙.©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서타라
서타라 다니엘 로이 커머셜 수석부사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서타라
MIDD의 개발기간·비용 절감 효과.©약업신문 권혁진 기자, 서타라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