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경규제 시행 전에 포트폴리오 점검해야"
PFAS 전면 금지 논의·미세플라스틱 표시·보고 의무 단계적 적용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09 06:00   수정 2026.06.09 06:01

유럽연합(EU)의 화장품 환경 규제가 제품 처방과 포장재 관리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의도적 첨가물은 물론 예기치 않게 혼입되는 불순물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유럽 공공정책 컨설팅 그룹 EPPA 전문가들은 관련 법안이 최종 채택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지금부터 공급망 전반을 즉시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대한화장품협회가 지난 5일 개최한 '유럽 규제 요건 탐색: 화장품 수입업체를 위한 보편적 PFAS 및 미세플라스틱 제한' 웨비나에서 유럽 각국서 시행되고 있는 규제 사항을 소개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지난 5일 개최한 '유럽 규제 요건 탐색: 화장품 수입업체를 위한 보편적 PFAS 및 미세플라스틱 제한' 웨비나에 유럽 공공정책 컨설팅 그룹 EPPA 전문가 메글레나 미호바(Meglena Mihova) 의장과 파르볼레타 룰레바(Parvoleta Luleva) 시니어 어드바이저가 연사로 참여했다. ⓒ웨비나 화면 캡처기자명

현재 유럽의 PFAS 화장품 규제는 별도 예외 조항 없이 18개월 전환기간만 두는 '전면 금지(Full Ban)'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규제 검토 대상에는 색조, 네일, 립, 스킨케어, 헤어케어, 위생용품, 향수 등 다양한 화장품 카테고리가 포함된다. 의도적으로 첨가한 PFAS뿐 아니라 불순물, 첨가제, 잔류물 형태의 PFAS도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EU 차원의 PFAS 제한안은 최종 채택 전이며, 유럽화학물질청(ECHA) 산하 위해평가위원회(RAC)와 사회경제분석위원회(SEAC)가 위해성과 사회경제적 비례성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

EPPA 메글레나 미호바(Meglena Mihova) 의장에 따르면 두 위원회는 화장품 분야에서 PFAS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이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PFAS를 금지해도 제품 성능 저하나 공급 중단에 따른 소비자 손실이 크지 않고, 산업계의 대체 비용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EU 차원의 PFAS 제한안 채택 시점은 2028년에서 2029년 사이로 예상된다.

PFAS는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잔류성이 높은 과불화화합물이다. 환경 배출을 통제하기 어렵고 인체와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EU 화학물질 규제의 핵심 대상이다. 다만 펩타이드 합성 과정에서 쓰이거나 완제품에 잔류물로 남을 수 있는 TFA(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는 대체 가능성과 비용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예외 사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EU 최종 규제에 앞서 일부 회원국은 이미 자체 규제에 들어갔다. 프랑스는 올해 1월 1일부터 PFAS 함유 화장품의 제조, 수입, 수출, 시장 출시 금지 법안을 시행했다. 덴마크는 오는 7월부터 방수 처리 의류와 신발 등 소비재 중심 PFAS 규제를 시행한다.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 제한은 이미 시행 단계에 들어갔다. EU는 2023년 10월부터 합성 고분자 미세입자(SPM)가 단독으로 쓰이거나 혼합물에 중량 기준 0.01% 이상 의도적으로 들어간 제품의 시장 출시를 제한하고 있다.  

EPPA 파르볼레타 룰레바(Parvoleta Luleva) 시니어 어드바이저는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화장품 기업들은 가장 먼저 자사 제품에 사용된 성분이 SPM 정의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며 "규제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제품 유형에 따라 예외 조항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기술적인 법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스크럽 제품 등에 쓰이는 마이크로비즈나 루스 글리터는 유예 기간 없이 이미 시장 출시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나머지 화장품은 품목별로 다른 전환 유예 기간이 부여된다. 씻어내는 세정형 제품은 2027년 10월, 바르는 비세정형 제품은 2029년 10월까지 유예 기간이 적용된다. 색조 메이크업과 립, 네일 제품은 2035년 10월까지로 유예 기간이 가장 길다.  

유예 기간이 길게 남은 색조 메이크업 품목이라도 라벨링 의무는 선제적으로 적용된다. 2031년 10월부터는 해당 제품 패키지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

특정 성질을 가진 제품은 규제 예외 대상으로 분류된다. 마스카라나 매니큐어처럼 사용 후 막을 형성해 물리적 성질이 영구적으로 변하는 필름 형성제는 5b 예외 조항에 따라 전면 사용 금지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예외 품목 역시 엄격한 행정적 의무를 수반한다. 오는 2025년 10월부터는 해당 제품의 포장재에 내용물을 물로 씻어 버리지 말라는 배출 방지 폐기 지침을 의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또한 2027년 5월부터는 매년 제품의 환경 방출량 추정치 데이터를 규제 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룰레바 어드바이저는 "필름 형성제와 같이 전면 금지를 피한 예외 품목이라도 라벨링 지침 제공과 정기적인 방출량 보고 등 고도의 행정적 의무가 뒤따른다"며 "유예 기간이나 예외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당국이 요구하는 데이터 증빙 지침을 실무적으로 즉시 준비해야 수출 전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호바 의장은 "유럽의 PFAS 규제안 최종 채택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EU와 각 회원국 차원의 변화를 함께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포장재를 포함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성분, 오염물질, 불순물, 잔류물까지 선제적으로 철저히 검토해야 규제 준수에 완벽히 대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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