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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본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국내에서도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메디컬코리아 2026(Medical Korea 2026, 제16회 글로벌 헬스케어 & 의료관광 콘퍼런스)’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대표 글로벌 헬스케어 행사다. 행사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아미랑의원 김선만 대표원장은 ‘넥스트 프론티어: 재생의료 및 항노화 의료관광의 미래’ 세션에서 ‘한국형 재생의학 결합 암 치료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T세포·NK세포 기반 면역치료에 온열치료와 고압산소치료를 결합한 복합 치료 모델을 제시하며, 기존 항암치료의 제한적 반응률과 생존 개선 한계를 보완한 첨단재생의료 치료 대안을 소개했다.
김 원장은 “최근 첨단재생의료 제도를 기반으로 의료기관이 실시기관 지정과 임상연구계획 적합 절차를 거쳐 면역세포 기반 치료를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그동안 일부 환자들이 해외로 나가야 했던 첨단재생의료 기반 치료를 국내에서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미랑에서는 첨단재생의료 기반 암 치료를 위해 단순히 세포를 투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산소와 산증 등 암 미세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복합 치료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있다”며 “NK세포, 온열치료, 고압산소치료를 병용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현재는 제한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 단계지만, 데이터가 축적되면 첨단재생의료 기반 암 치료가 기존 치료를 보완하는 임상적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항암, 반응률·생존 개선 한계…동종 면역 세포 활용 가능성 주목
현재 표준 항암치료는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반응률과 생존 개선 효과는 암종별로 제한적이다. 췌장암에서 대표적 세포독성요법인 FOLFIRINOX와 젬시타빈·아브락산 병용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은 약 20~30% 수준으로 보고된다.
면역관문억제제 역시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을 유도하지만, 전체 환자군 기준으로는 반응률이 약 20~30% 수준에 머무르며, 내성 발생과 면역 관련 이상반응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 원장은 “항암제와 면역관문억제제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치료의 빈틈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제시된 핵심은 암 치료의 타깃을 암세포에서 암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으로 확장하는 접근이다. 암 조직은 저산소(hypoxia)와 산증(acidosis) 환경을 특징으로 하며, 이러한 조건이 면역 회피와 약물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치료 측면에서는 자연살해세포(NK cell)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강조됐다.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와 종양세포를 제거하는 선천면역 세포로, 활성도 저하가 암 진행과 연관된다는 연구들이 보고돼 있다.
특히 김 원장은 자가 NK세포보다 동종(allogeneic) NK세포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암 환자에서 유래한 NK세포는 기능 저하 가능성이 있는 반면, 건강한 공여자 유래 세포를 활용하는 전략이 연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동종 NK세포 치료는 아직 표준 치료로 확립된 단계는 아니며,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 축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미랑에서는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조직 내 산소 공급을 개선하고, 온열치료를 통해 종양 혈류와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온열치료는 일정 온도 범위에서 종양 조직에 영향을 미치며,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 반응성을 높이는 보조적 역할이 보고된 바 있다.
김 원장은 “암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 암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환경을 바꾸면 기존 치료의 효과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의 특징은 단일 치료가 아닌 복합적 접근에 있다. 저용량 항암요법, NK세포 기반 면역치료, 온열치료, 고압산소치료를 병용해 종양 환경과 면역 반응을 동시에 조절하는 구조다.
이와 함께 T세포 기반 치료와 엑소좀 기반 약물 전달 기술도 향후 확장 전략으로 제시됐다. 특히 엑소좀은 약물 전달체로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첨생법 개정, 첨단재생의료 임상·치료 적용 기반 확대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은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시행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이다. 개정 이후 첨단재생의료 적용 범위가 기존 임상연구 중심에서 일정 요건 하의 치료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재생의료 활용 환경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는 첨단재생의료가 엄격한 임상연구 틀 안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NK세포 치료 등 일부 면역세포 기반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일본이나 대만 등 해외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치료 접근성과 제도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원정 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그러나 제도 개편 이후 보건복지부 지정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을 중심으로 중증·희귀·난치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생의료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국내에서도 관련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실시기관 지정, 임상연구계획 적합 심의 등 절차를 거친 경우에 한해 치료가 이뤄지는 구조로, 안전성과 관리 체계가 동시에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정부의 엄격한 가이드라인 아래 세포 배양, 품질 관리(QC), 치료 프로토콜이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치료의 안전성과 재현성 측면에서도 ‘국내형 모델’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단순 치료 제공을 넘어, 임상 데이터 축적과 후속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원장은 “정부의 관리·감독 하에서 이루어지는 첨단재생의료는 환자에게 신뢰도를 제공하는 동시에, 임상 데이터의 체계적 축적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표준 항암치료와의 병용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 해외 원정 치료 중심이던 일부 첨단재생의료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환자 적용 확대를 위해서는 치료 효과에 대한 객관적 임상 데이터 확보와 함께, 적용 기준·대상 환자군 설정 등 제도적 일관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원장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는 아니지만,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암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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