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가 곧 접근성’…예즈투고 공급 확대 기반 구축
레나카파비르 복잡한 생산 공정 고려한 초기 단계 설계 반영
글로벌 공급망 확대 위해 제네릭 파트너와 사전 협력 진행
저소득 국가 대상 무이익 공급 전략 병행 추진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16 06:00   수정 2026.03.16 06:01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장기 지속형 HIV 예방 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의 개발 초기부터 생산 전략을 핵심 요소로 반영하며 글로벌 공급 확대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는 해당 치료제의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생산 공정과 공급망 확대를 병행 추진해 왔으며, 이를 통해 출시 이후 빠른 시장 확산과 접근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특히 ‘제조가 곧 접근성(manufacturing is access)’이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제품 전략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예즈투고는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를 기반으로 한 HIV 노출 전 예방요법(PrEP) 주사제로, 1년에 두 차례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치료 옵션이다. 해당 제품은 2025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이후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길리어드는 승인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6개 제네릭 기업과 로열티 없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신속 심사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길리어드는 글로벌펀드(Global Fund)와 협력해 3년간 최대 200만 명에게 공급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 해당 물량은 제네릭 의약품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까지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무이익 조건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제네릭 제품 생산은 2027년경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접근 전략은 레나카파비르의 기술적 복잡성과도 관련이 있다. 해당 물질은 일반적인 소분자 의약품보다 합성 과정이 복잡해 약 50단계 이상의 화학 반응을 거쳐야 하며, 이는 통상적인 소분자 의약품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다.

또한 예즈투고는 초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설계된 특성상 제형 자체도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생산 공정 역시 약 18개월에서 24개월에 이르는 긴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초기 연구개발 단계부터 생산 공정 최적화와 대량 생산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특히 2024년 임상시험에서 높은 예방 효과가 확인된 이후에는 공급망 확장과 기술 이전 작업을 본격화했다.

회사는 미국 승인 이전부터 닥터 레디스(Dr. Reddy’s), 엠큐어(Emcure), 에바파마(Eva Pharma), 페로존스(Ferozsons), 헤테로(Hetero), 마일란(Mylan) 등 6개 파트너사와 기술 이전을 진행하며 제네릭 생산 기반을 조기에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제품 승인 직후 빠른 글로벌 공급 확대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실제 길리어드는 FDA 승인 이후 약 6개월 만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 지속형 HIV 예방 치료제의 초기 공급 속도 측면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생산 기반 확대도 병행되고 있다. 길리어드는 2017년 설립한 미국 캘리포니아 라버른(La Verne) 무균 의약품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레나카파비르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개발 과정에서는 일부 생산 관련 문제도 발생했다. 2022년 FDA는 레나카파비르 제형과 기존 유리 바이알 간 상호작용 가능성을 문제 삼아 임상시험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보로실리케이트 유리 용기에서 미세 유리 입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길리어드는 알루미노실리케이트 유리 용기로 전환하며 문제를 해결했고, 같은 해 임상 중단 조치도 해제됐다.

길리어드는 이번 경험을 향후 HIV 치료제뿐 아니라 종양학 및 염증질환 파이프라인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복잡한 제형과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에서 생산 전략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출시 초기 성과도 확인되고 있다. 예즈투고는 출시 첫 6개월 동안 약 1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약 9600만 달러가 4분기에 발생했다.

길리어드는 2026년 해당 제품 매출이 약 8억 달러 수준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Yeztugo가 향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 지속형 HIV 예방 치료제가 기존 경구 PrEP 대비 복약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생산 전략과 공급망 확보가 실제 환자 접근성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관련 치료제 개발에서도 동일한 전략이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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