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입원 전환기 지참약 관리 실태 분석…약물조정 가치 확인
국립중앙의료원 장미영 약사, 임상약학회 포스터 우수상 수상
병원약학교육연구원 '연구 멘토링 사업' 성과…MedRec 제도화 근거 제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19 06:00   수정 2026.02.19 06:01
국립중앙의료원 장미영 약사.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병원 입원 전환기 환자 지참약 관리 실태를 분석한 결과, 약물조정(MedRec)이 환자안전의 핵심 영역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약제실 장미영 약사는 대한임상약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환자 지참약(Patient-owned Medication, POM) 식별 및 관리 현황’ 연구로 포스터 우수상을 수상했다.

병원약학교육연구원이 주관한 ‘연구 멘토링 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입원 전환기 환자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데이터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장미영 약사의 연구는 병원 입원 시 환자가 복용 중이던 지참약의 식별과 약물조정(Medication Reconciliation, MedRec) 실태를 전국 병원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환자안전사고의 절반 이상이 약물 관련 사고로 보고되고 있고, 특히 입·퇴원이나 전과·전원 등 치료 이행기에는 약물 오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 약사는 최근 약업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2023년 병원약사회 추계학술대회 아시아 세션에서 받은 울림”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에서는 의사와 약사가 한 테이블에서 공동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싱가포르에서는 항암 환자 안정기 관리에 약사가 적극 참여한다는 강연을 듣고 ‘약사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다는 것이다.

장 약사는 “싱가포르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약사에게 어떻게 그런 역할이 가능했는지 물었더니 ‘We are always there’라는 답을 들었다”며 “항상 준비된 전문성으로 의료진의 신뢰를 쌓아왔다는 의미의 그 말을 듣고 약사가 더 적극적으로 환자 치료 현장에 참여하려면 에비던스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 주제를 ‘환자 지참약 식별과 약물조정’으로 좁힌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이었다. 병원약사로서 의미가 있고, 동시에 향후 약물조정 활동의 제도적 가치와 수가 논의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는 주제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연구는 전국 병원약사 47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하루 20건이 넘는 지참약을 처리하고 있었고, 상당수가 10분 이내에 식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이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으며, EMR과 외부 약물정보 시스템(DUR, ‘내가 먹는 약 한눈에’ 등) 연계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약물 용량·중복·상호작용 검토와 약물조정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었고, 의료진의 수용도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대한임상약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장미영 약사의 ‘환자 지참약 식별 및 관리 현황’ 연구 포스터.

장 약사는 “단순 식별은 향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환자 상태 변화에 따른 약물조정은 전문 약사의 영역”이라며 “입·퇴원 과정에서 약물조정을 수행할 경우 재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을 줄일 수 있다는 해외 근거도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이 환자안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데이터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업무 개선을 넘어, 병원약사의 약물조정 활동을 공식 약료 서비스로 인정할 제도적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설문조사 연구였지만 IRB(임상연구윤리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했고, 응답자 보호와 익명성 확보를 둘러싼 세밀한 보완 요구가 이어졌다.

그는 “열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과학자의 시선으로 객관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며 “연구자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연구는 멘토링 체계 속에서 완성됐다. 멘토로 참여한 경상국립대 약학대학 전광희 교수는 연구 설계부터 통계, IRB 대응, 최종 분석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밀착 지도를 이어갔다. 연세대 유윤미 교수의 조언으로 주제는 더욱 구체화됐고, 병원약학교육연구원 측의 행정적 지원과 일정 관리도 힘이 됐다.

장 약사는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멘토와 연구 지원에 대한 감사를 거듭했다. 이번 연구는 체계적인 멘토링 시스템 속에서 완성된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1년 경력 단절을 딛고 복귀한 이후, 이번 연구는 개인적으로도 전환점이 됐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사한 그는 빠르게 돌아가는 병원 현장에서 배움을 이어가며 연구까지 병행했다. 장 약사는 “업무와 병행하는 시간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버팀목이 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입원 전환기 환자안전 영역에서 약사의 약물조정 역할을 제도적으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장 약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등재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약물조정과 약료 서비스의 제도적 인정과 합리적 보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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