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이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주총회는 연구개발 성과, 임원 보수, 배당 정책, 지배구조 이슈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그 어느 산업보다 긴장도가 높다. 올해는 상법 개정과 판례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작은 절차적 판단 하나가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약업신문은 다사다난한 주총 시즌을 앞두고 업계가 점검해야 할 포인트를 짚는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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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1400만명 시대. 주주행동주의는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사건이 아니다. 경영권 분쟁이 급증하면서 이사회 구성과 정관 설계 등이 주총 리스크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법무법인 디엘지(DLG) 심건욱 변호사는 최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상법 개정과 주주총회 실무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주주행동주의 확산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심 변호사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 공시 건수는 2019년 154건에서 2025년 340건으로 약 1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회사 수는 2204개에서 2765개로 약 2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분쟁 공시 증가율은 이를 크게 상회했다.
배경에는 개인투자자의 급격한 확대가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2024년 말 기준 국내 상장법인 주식 개인투자자가 약 141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2019년 말 약 600만명 수준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투자자가 급증하며 1000만명을 돌파했다.
투자자의 수적 확대는 의결권 구조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는 곧 기업 의사결정에 대한 감시 강도 상승으로 연결된다. 심 변호사는 “최근 뉴스는 공익의 관점이 아니라 ‘내 손실’의 관점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며 “여론 자체가 주주로 사고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주주행동주의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주행동주의 핵심 타깃, 이사회 장악
그는 주주행동주의 목적이 결국 이사회 구성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법상 이사는 주주총회 보통결의로 선임된다. 지분이 곧바로 경영권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표 대결의 결과는 이사회 과반 확보 여부로 수렴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정관 설계와 지분 구조는 방어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이사 수 상한 설정, 시차임기제 도입, 집중투표제 채택 또는 배제 여부에 따라 단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일괄 교체될 수 있는지, 교체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심 변호사는 상장사가 공통적으로 점검해야 할 취약 지점으로 △최대주주 우호지분이 낮은 구조 △현금성 자산 대비 낮은 주주환원 정책 △비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 △거버넌스 논란 소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시가총액 등을 제시했다.
심 변호사는 고려아연 사례도 언급했다. 해당 분쟁은 전형적인 밸류업형 행동주의라기보다는 경영권 분쟁에 가까운 사안이었지만, 공개매수 이후 승부의 초점이 지분율 자체가 아니라 이사회 과반 확보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사 수 상한과 집중투표제 등 정관상 장치가 주요 변수로 부상했고, 지분 우열과는 별개로 이사회 구성에서의 시간 전략이 중요하게 작동했다는 점이 강조됐다.
제약바이오, 왜 더 민감한가
한편 이 같은 흐름은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적용된다. 다수 제약바이오 상장사는 최대주주 우호지분이 30% 안팎에 머무는 구조를 보인다. 기관과 개인 지분이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어 의결권 결집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임상시험과 설비 투자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상당 규모로 보유하면서도 배당 성향은 낮은 경우가 많다. 기업 내부에서는 연구개발 재원 확보라는 전략적 선택이지만, 외부에서는 자본 효율성 문제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연구개발 중심 사업 구조 역시 변수다. 임상시험 실패, 허가 지연, 기술이전 계약 변경 등 이벤트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크다.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논란이 형성될 경우 자산 매각이나 자본 재배분 요구가 행동주의 형태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단기 배당 확대 요구와 중장기 R&D 투자 확대 전략 사이의 긴장은 산업 특성상 상시적으로 존재한다.
심 변호사는 “정관 설계와 지분 구조를 사전에 점검하지 않으면 분쟁이 현실화된 이후에는 선택지가 크게 제한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배당 성향을 몇 퍼센트 올리는 식의 숫자 조정이 해법은 아니다”라면서 “주주 여론을 미리 파악하고, 경영 전략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데이터와 절차로 정리해 설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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