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북아시아 혁신 전략 핵심 시장…환자 접근성 개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
크리스찬 로드세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북아시아 총괄사장 인터뷰
“항암·면역·신경계… 한국에서 집중하는 치료 영역”
“임상시험 강국 한국… 글로벌 개발에서의 역할 확대”
“환자 접근성은 속도의 문제… 기다림이 부담이 되는 구조”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16 06:00   수정 2025.12.16 07:07
크리스찬 로드세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북아시아 총괄 사장.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J&J Innovative Medicine) 북아시아 총괄사장이자 한국얀센 대표이사인 크리스찬 로드세스(Christian Rodseth)는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내 다국적제약사 출입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와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그는 한국·대만·홍콩을 포함하는 북아시아 클러스터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은 전략적·운영적 측면 모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한국은 의료 인프라와 디지털 환경, 임상시험 수행 역량, 의료진의 전문성이 고르게 갖춰진 국가”라며 “글로벌 임상 개발과 혁신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한국에서 10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약 600개 의료기관과 2700명 이상의 의료진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천 명의 환자가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 기회를 얻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임상시험 환경이 환자 등록 속도와 데이터 품질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강점이 글로벌 개발 전략에서 한국의 참여 범위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기관·다국가 임상에서 한국의 참여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아시아 클러스터 운영 배경과 공통적인 과제
존슨앤드존슨이 한국·대만·홍콩을 하나의 북아시아 클러스터로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세 시장이 공유하는 구조적 특성을 언급했다.

그는 “세 국가는 모두 경제 수준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 높지만, 혁신 신약이 실제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이후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거쳐 환자에게 공급되기까지 평균 20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이 언급됐다. 또한 허가를 받은 신약 중 실제로 급여가 적용되는 비율이 낮아,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사용 중인 혁신 치료제가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활용되거나 도입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이러한 접근성 문제를 북아시아 전반의 핵심 과제로 꼽으며, “존슨앤드존슨의 혁신 의약품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 환자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접근성 문제를 단일 기업 차원의 이슈가 아니라 제도와 정책, 의료체계 전반이 함께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전략과 연구개발·오픈이노베이션
존슨앤드존슨은 제약 부문을 ‘이노베이티브 메디슨(Innovative Medicine)’으로 통합하며 연구개발 중심 전략을 더욱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명칭 변화는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방향을 보다 분명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한다는 본질적인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이 전 세계적으로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암, 면역질환, 신경과학, 심혈관계 질환 등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혁신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이노베이션 역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제시됐다.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JLABS를 중심으로 한 협력 모델을 소개하며, 초기 바이오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구 초기 단계부터 혁신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JLABS 코리아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연구 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받고 있으며, 규제·임상·사업화 전반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고켐바이오와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사례로 들며,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협업이 한국을 바이오·제약 혁신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치료 영역과 파이프라인
존슨앤드존슨은 한국 시장에서 항암, 면역질환, 신경계 질환을 핵심 치료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항암 분야에서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를 비롯해 CAR-T 치료제, 이중항체 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 치료제가 파이프라인에 포함돼 있다.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다발골수종은 과거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혁신 치료제 도입으로 치료 성과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 분야에서는 EGFR과 MET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적 항체 리브리반트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소개했다. 그는 리브리반트의 적응증 확대와 병용요법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환자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역질환 영역에서는 트렘피어, 스텔라라, 레미케이드 등 기존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염증성 장질환 등 추가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신경계 질환 분야에서는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계열과 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제 스프라바토를 통해 기존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접근성과 제도 환경에 대한 인식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다시 한 번 환자 접근성을 언급했다. 그는 혁신 신약의 가치는 약가 자체가 아니라 생존 연장, 삶의 질 개선,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비용효과성 평가 기준이 현재의 경제 수준과 의료 환경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신약이 허가된 이후 환자에게 실제로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 의료계, 산업계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드세스 총괄사장은 존슨앤드존슨이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닌 연구와 혁신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북아시아 전략의 핵심 축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