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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와 오젬픽의 미국 자가 부담(self-pay) 가격을 대폭 인하한 새로운 가격 구조를 발표했다. 이번 조정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GLP-1 계열 치료제의 접근성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회사는 미국 내 보험 미적용 환자와 자비 부담 환자에게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6일 비용 절감 계획을 공식 발표했지만 당시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공개된 자세한 내용에 따르면 웨고비와 오젬픽의 두 가지 최저 용량 제품 가격은 기존 499달러에서 월 349달러로 낮춰졌다. 이는 올해 초 기존 현금가 650달러에서 499달러로 한 차례 조정된 데 이어 다시 가격을 내린 것이다. 반면 최상위 용량의 가격은 월 499달러로 유지된다. 두 제품의 미국 내 월 정가는 오젬픽이 약 998달러, 위고비가 1350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가 부담 가격은 정가 대비 큰 폭의 할인에 해당한다.
이번 가격 조정은 백악관 합의에서 제시된 ‘2026년 시행’ 일정보다 빠른 시점에 즉시 적용된다. 더불어 신규 자가 부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두 달간 월 199달러의 특가 프로그램도 시행된다. 이 혜택은 위고비와 오젬픽의 최저 두 용량에 한해 제공되며 기간은 2026년 3월 31일까지다. 이는 올해 여름 GLP-1 성분 기반 복제 조제(compounding) 제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던 시기에 시행됐던 신규 사용자 할인 정책을 확대한 형태로 평가된다.
가격 인하 프로그램은 노보 노디스크가 운영하는 직접 공급 서비스인 NovoCare Pharmacy뿐 아니라 웨이트워처스(WeightWatchers), 코스트코(Costco), 굿Rx(GoodRx) 등 주요 소매 및 원격의료(telehealth) 플랫폼에서도 적용된다. 또한 제품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디지털 절감 카드가 제공되며, 약 7만여 개 미국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오프라인·온라인 유통 채널 전반에서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노보 노디스크 미국법인 데이브 무어(Dave Moore) 부사장은 “미국의 의료 체계는 보험 구조가 복잡하고 환자들이 약물을 확보하는 방식도 다양하다”며 “새로운 가격 정책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거나 자가 부담을 선택한 환자에게 즉각적인 비용 절감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가 “주요 소매기업 및 원격의료 업체와의 협력 확대, 보험 적용 범위 확장, 행정부와의 협력 등을 포함한 접근성 확대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상반기 NovoCare 플랫폼을 본격 운영하며 월 499달러 수준의 위고비 제공 모델을 처음 도입했고, 이후 8월에는 오젬픽도 동일 가격 구조로 편입했다. 미국 시장 내 직접 판매(DTC) 플랫폼 확장은 GLP-1 치료제 공급난, 보험 적용 제한 등으로 발생한 접근성 문제를 자체 유통 모델로 보완하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쟁사 엘리 릴리(Eli Lilly)도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국내 제품명 마운자로)의 자가 부담 가격을 출시 시점에 399~549달러로 책정한 데 이어 최근 용량별로 50달러씩 추가 인하했다. 릴리는 백악관 협의 발표와 함께 향후 트루리시티(Trulicity)와 마운자로(Mounjaro)도 LillyDirect 플랫폼을 통해 정가 대비 50~6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 밝혔다. 글로벌 GLP-1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두 회사가 직판 플랫폼을 통해 가격 통제력을 강화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가격 인하는 미국 내 GLP-1 치료제의 소비 급증, 보험 미적용 환자 증가, 경제적 부담 심화 등 복합적 변화 속에서 제조사가 환자 접근성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의 협력, DTC 플랫폼 확대, 가격 구조 단순화 등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는 향후 미국 시장의 공급·수요 균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가격 조정은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조치이지만, 글로벌 공급 전략 변화는 국내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안정적 공급이 주요 관심사로 지속되고 있으며, 실제 일부 용량의 공급 제한 이슈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미국에서의 가격 인하와 공급 구조 정비는 글로벌 생산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제조사들이 대규모 환자 기반을 가진 미국 시장에 우선 물량을 집중할 가능성도 논의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GLP-1 기반 비만 치료제의 비급여 처방 비중이 높은 만큼, 미국에서의 가격 인하가 국내 소비자 및 의료기관의 기대치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 시장은 수요 증가와 비용 부담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사의 접근성 전략 변화는 향후 국내 허가·보험 등재 논의에도 참고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글로벌 GLP-1 공급 안정화 전략이 국내 시장 접근성 확대, 공급 물량 배분, 초고가 치료제의 가격 협상 구조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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