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은 미국 한인 창업자 네트워크 ‘UKF(United Korean Founders) 주최로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난 16~18일 열린 ‘KOOM(꿈) 컨퍼런스 2025’ 뷰티 세션 세미나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미국 뷰티 시장에 관심 있는 브랜드라면 꼭 들어봐야 할 현장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된 KOOM은 스타트업과 투자, K-컬처가 한데 어우러져 한국의 혁신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회에 걸쳐 뷰티 세션 세미나를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주>
“미국 시장에서 K-뷰티는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신뢰와 진정성으로 구축되는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K-뷰티는 ‘KOOM Conference 2025’ 의 중요 주제로 떠올랐다.
페스티벌 마지막날 ‘Past, Present, and Future of K-Beauty(미국 시장에서의 K-뷰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주제로 세션이 개최돼 미국 진출과 확장을 기획하는 K-뷰티 브랜드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다른 어떤 주제보다 관심이 뜨거웠던 이 세션은 랜딩인터내셔널 정새라(Sarah Chung Park) 대표, 소코글램 공동창립자 샬럿 조(Charlotte Cho)가 패널로, 전 Allure 편집장 미셸 리(Michelle Lee)가 사회자로 참여했다. 세 사람은 지난 20년간 미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K-뷰티의 발전 과정과 향후 방향에 대한 정보를 들려줬다.
세션은 현재 미국 시장 내 K-뷰티의 변화상과 성장 속도를 공유하는 데서 출발했다. 리 편집장은 “2025년 상반기 아마존에서 ‘Korean’이 포함된 뷰티 검색량은 870만회로, 2022년 대비 307% 증가했다”며 “아마존이 전체 K-뷰티 판매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 속도는 뷰티 시장 평균의 3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소비자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스토리와 문화를 원한다”며, K-뷰티의 확산이 산업적 성공을 넘어 문화적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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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첫 물결, 신뢰·진정성이 브랜드 생존 갈라
정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하던 때는 ‘K-뷰티’라는 개념조차 없었다”며 “그 시절은 지금으로 치면 ‘제로 웨이브(0세대)’였다”고 회상했다. 2014년 전후를 미국 내 K-뷰티의 ‘첫 물결‘로 규정한 그는 “달팽이점액이나 벌독 같은 이색 성분이 주목받았지만, 소비자 교육의 장벽이 높아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시장에서 자신이 론칭한 150개 브랜드 중 80%가 매장에서 사라졌다고 토로한 정 대표는 “당시엔 ‘무엇을 왜 써야 하는지’를 알리는 데 한계가 컸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도 “2013년 뉴욕 거리에서 시트마스크를 들고 ‘이게 뭔지 아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모른다’고 답했다”며 “당시엔 ‘K-뷰티’가 ‘Kardashian Beauty’의 약자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낯선 개념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처음엔 소재 하나하나를 설명해줘야만 했지만 그 ‘배울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봤다. 뷰티 루틴, 발효 성분, 단계별 관리 같은 학습 요소가 소비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가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는 것. 조 대표는 “단순히 화장품이 아니라 의식처럼 즐기는 루틴이라는 개념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K-뷰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10여년 간 미국 시장에 도전했던 여러 브랜드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미국 내 K-뷰티 시장이 ‘제품 중심 산업’에서 ‘사람 중심’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히트 제품 하나로 성장한 브랜드들이 후속 스토리를 만들지 못해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며 “끝까지 살아남은 브랜드들은 단기 매출보다 장기적 신뢰를 택한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기업 문화의 방향이 장기적 성장에 맞춰져 있었는지 여부가 결국 차이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브랜드와 창업자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 메시지보다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것. “창업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조 대표는 “한국에선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걸 부담스러워하지만, 미국에선 창업자의 존재를 브랜드 신뢰의 상징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들은 K-뷰티의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랜딩인터내셔널이 로스앤젤레스·뉴욕·오스틴·시카고·코첼라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만8000명 중 70%가 K-뷰티에 대해 ‘사용하지 않았다’ 또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K-뷰티가 아마존이나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접하지 못한 소비자가 훨씬 많다”며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새롭게 다가가야 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틱톡이나 인플루언서 협업처럼 즉각적인 화제성을 노리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스토리와 가치, 그리고 한국 뷰티가 가진 혁신을 꾸준히 알리는 전략이 더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대화와 경험 공유를 통해 이들을 커뮤니티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장기 성장의 핵심 열쇠”라고 말했다.
K-뷰티 3.0의 길… 스킨케어화·글로벌 협력
정 대표는 향후 K-뷰티의 성장, 즉 ‘K-뷰티 3.0’을 이끌 세 가지 키워드로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컬러’ ‘글로벌 협력’을 꼽았다. 스킨케어적 사고방식이 모든 뷰티 카테고리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K-컬러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K-뷰티는 스킨케어 제품군이 중심이었으나, 라네즈 루나 어뮤즈 등 메이크업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서 균형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적 측면에선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이 강조됐다. 정 대표는 “독자 진출의 시대는 끝났다”며 “리테일러, 크리에이터, 플랫폼 등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와 시장의 경계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K-뷰티 3.0 시대의 특징이 될 것으로 봤다.
조 대표도 K-뷰티의 차세대 성장 방향으로 제품 다각화를 꼽았다. 그는 “K-뷰티는 이제 스킨케어를 넘어 컬러·바디·헤어·디바이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세라마이드·PDRN·엑소좀 등 고기능 성분이 메이크업과 헤어케어에도 적용되면서 효능 중심의 트렌드가 전 카테고리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킨케어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컬러 제품은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르다”며 “앞으로는 K-컬러와 디바이스 중심의 혁신이 K-뷰티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패널은 공통적으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신속한 해외 진출 및 론칭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지만 신뢰는 절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 역시 “고객과 진심으로 연결돼 있는 브랜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리 편집장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미국 소비자에게 K-뷰티는 이제 단순한 ‘한국산 화장품’이 아니라 ‘더 나은 뷰티 습관을 배우는 문화적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빠른 확산보다 오래가는 신뢰가 K-뷰티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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