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폐고혈압 완화에도 효과
환자 운동허용능 44%까지 개선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4-08 18:06   수정 2004.04.08 23:39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원발성 폐고혈압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인 약물임이 입증됐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인 '비아그라'가 원발성 폐고혈압 환자들의 운동허용능, 심박출량, 삶의 질 등을 크게 개선시켜 주었다는 것.

'비아그라'가 원발성 폐고혈압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일 것임을 입증한 본격적인 이중맹검법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일부 환자들에 대한 치험례를 통해 그 가능성이 시사되는 수준에 그쳤던 형편이기 때문.

원발성 폐고혈압이란 폐동맥에 고혈압이 생겨 심부전으로 진전되는 질환. 드물게 발생하는 데다 증상이 천식과 유사한 관계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상당히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소재 CARE 병원의 B.K.S. 사스트리 박사팀은 7일자 '美 심장병학회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발성 폐고혈압 증상을 완화하는데 '비아그라'가 눈에 띄는 수준의 효과를 발휘했을 뿐 아니라 다른 약물들에 비해 부작용을 수반하는 비율도 낮은 편인 간편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스트리 박사팀은 22명의 원발성 폐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체중에 따라 25~100㎎의 '비아그라' 또는 플라시보를 1일 3회 복용토록 했다. 그리고 6주가 경과한 후 연구팀은 다른 원발성 폐고혈압 치료제와 플라시보를 같은 방식으로 복용시키는 시험을 6주간 진행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동안 환자들의 단순 운동시간이 플라시보 복용群에 비해 44% 증가했으며, 심박출 계수도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연구기간이 종료되었을 때 플라시보 복용群의 단순 운동시간은 475초에 불과했던 반면 '비아그라' 복용群에서는 이것이 686초에 달했다는 것.

아울러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파악하기 위한 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호흡곤란 증상과 피로감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폐동맥 수축기 혈압도 상당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大 샌디에이고분교(UCSD)의 루이스 J. 루빈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라이 높이 평가했다. 다만 이번에 도출된 결론도 아직은 초기단계의 연구에서 얻어진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피험자 수와 연구기간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소규모 연구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

루빈 박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수 백명의 원발성 폐고혈압 환자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좀 더 장기간에 걸쳐 '비아그라'의 효능을 평가하는 연구가 착수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보다 확실한 결론에 도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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