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화이자社 등 톱-클라스 제약기업들이 스위스 로슈社의 OTC 사업부문 인수를 놓고 경합을 펼치고 있다고 영국에서 발간되는 '텔레그라프'紙가 4일 일요판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바이엘社도 로슈의 OTC 부문 인수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어 글락소·화이자 등과 치열한 경합을 전개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특히 '텔레그라프'紙는 올해 부활절 이전에 10억 파운드(18억5,000만 달러) 선에서 첫 번째 제의가 로슈측에 전달될 가능성을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부활절이 오는 4월 11일로 코앞에 닥쳤음을 감안하면 그 같은 전망을 흘린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대목인 셈.
그러나 이 신문은 그 같은 전망을 내놓기에 이르게끔 한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텔레그라프'는 8개 민간투자회사들도 로슈의 OTC 부문에 상당한 관심을 표시해 왔던 만큼 인수전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 8개 민간투자회사들은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社(Kohlberg Kravis Roberts), 에이막스 파트너스 홀딩스社(Apax Partners), 클레이튼社(Clayton), 듀빌리어 & 라이스社(Dubilier & Rice), 프랑스 PAI 파트너스 그룹 등이다.
로슈의 OTC 부문에 대한 인수전은 올초 이 회사의 프란츠 휴머 회장이 "상대적으로 볼륨이 적은 편인 데다 보다 수익성이 높은 처방약 및 진단의학 사업부문에 전념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어떠한 방안이라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부터 점화되기 시작했었다.
지난해의 경우 로슈의 OTC 부문은 17억7,000만 스위스프랑(7억5,000만 파운드)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미국 달러화로는 약 13억6,6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수준.
로슈측은 올여름까지는 OTC 부문의 처분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약 15억 파운드의 금액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글락소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통해 제조, 마케팅, 유통 등의 부문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글락소가 로슈의 OTC 부문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해 5,000만~1억 파운드 안팎의 비용절감 효과가 가능하리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글락소가 '아쿠아프레시' 치약, 건강음료 '루코제이드'(Lucozade), 금연보조제 '니코레트' 등 이미 다수의 컨슈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로슈의 OTC 부문 인수에 무게를 실리게 하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글락소의 장 피에르 가르니에 회장이 올초 "컨슈머 브랜드 사업부문이 비록 이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지만, 전통적으로 제약사업 분야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언급한 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슈 OTC 부문은 피부연고 '비판텐'(Bepanthen), 제산제 '레니'(Rennie), 비타민 보급제 '베로카'(Berocca),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쯤에 해당하는 '레독손'(Redoxon)과 '엘레비트'(Elevit), '서프라딘비드'(Supradynbid) 등의 다양한 제품들을 발매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