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제약사 광고왕은 누구?…스카이리치 1위, 오젬픽 반등 성공
스카이리치·린버크·트렘피어 3강 구도, GLP-1 계열 ‘오젬픽·위고비’ 공세 지속
스포츠 중계 집중 투자, NFL 시즌 앞두고 마케팅 경쟁 본격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8 06:00   수정 2025.09.08 06:01

글로벌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 제약사 TV 광고 시장의 8월은 ‘데자뷔’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전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상위 10개 브랜드의 총 집행액은 1억 7460만 달러로 집계돼, 7월 기록인 1억 7390만 달러와 불과 70만 달러 차이에 그쳤다.

미국 TV광고 분석 업체인 iSpot.TV에서 최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개 중 9개 브랜드가 그대로 순위를 유지하거나 소폭 변동에 그쳤으며, 새로운 진입 브랜드는 단 하나뿐이었다.

특히 애브비의 면역학 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버크(Rinvoq)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각각 3450만 달러, 2520만 달러를 집행하며 1위와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 제품은 면역학 시장 내 애브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이번 광고비 집행 결과는 회사가 해당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전략적으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올해 들어 제약사 광고비 집행은 겨울·봄철 강세 이후 여름철로 접어들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환자 방문과 처방 활동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8월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상위 10개 브랜드 총액이 2억 달러 이하로 떨어진 달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을 이후 NFL 시즌과 연말 마케팅 강화 국면을 맞으며 지출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4년 하반기에는 9월부터 광고비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4분기에는 3억 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광고비 총액은 다소 주춤했지만, 상위권 브랜드들의 존재감은 여전히 확고하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광고비 규모에 의존하지 않고, 특정 채널과 콘텐츠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유지했다.

애브비의 스카이리치와 린버크 외에도 존슨앤드존슨(J&J)의 트렘피어(Tremfya)는 2350만 달러를 투입하며 3위를 지켰다. 트렘피어는 건선, 크론병, 건선성 관절염 등 면역학 적응증을 바탕으로 애브비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위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로, 2040만 달러를 집행했다. 위고비는 단 두 편의 광고만으로도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며 집중적인 메시지 전달 전략을 구사했다. 5위 렉설티(Rexulti)와 6위 자디앙(Jardiance)는 각각 1580만 달러, 142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우울증·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질환, 그리고 당뇨병·만성신부전 등 만성질환 분야를 공략했다.

광고 채널 측면에서 상위 10개 중 8개 브랜드가 ABC, NBC 등 지상파를 주요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NFL 방송에 집중 투자한 사례도 눈에 띈다. 스카이리치, 린버크, 오젬픽(Ozempic) 등은 프로 풋볼 프리시즌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대규모 집행을 단행했다. 이는 스포츠 이벤트의 높은 시청률을 활용한 전형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월 순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였다.

첫째,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1120만 달러를 집행하며 7위로 상승했다. 전월에는 890만 달러로 8위였지만, 이번에는 2백만 달러 이상을 추가 집행해 사노피·리제네론의 듀피젠트(Dupixent)를 밀어냈다. 이는 GLP-1 계열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반영하며,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함께 노보 노디스크의 ‘투 트랙’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벨기에 UCB의 면역학 치료제 빔젤릭스(Bimzelx)가 9위로 첫 진입했다. UCB는 1030만 달러를 들여 다섯 편의 광고를 방영했으며, 대표 광고인 “I’m Back”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의 정신질환 치료제 Caplyta는 톱10에서 탈락했다.

글로벌 제약 마케팅 전문가들은 “애브비, 존슨앤드존슨, 노보 노디스크, 릴리, 사노피 등 글로벌 빅파마가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것은 광고비 집행이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직결된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면역학과 대사질환 분야는 고가의 혁신 치료제가 많아 초기 시장 선점과 환자 인지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글로벌 제약사들의 광고 전략을 살펴보면, △AbbVie, 스카이리치·린버크로 면역학 시장 지배력 강화 △Novo Nordisk, 비만·당뇨 GLP-1 계열 동시 전략 △J&J, 트렘피어를 통한 면역학 포트폴리오 확장 △사노피·리제네론, 듀피젠트 앞세운 천식·아토피 시장 집중 △릴리 자디앙과 함께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계열까지 이어질 GLP-1 전략 등으로 나뉜다.

이처럼 광고비 집행 상위권에는 세계 주요 빅파마의 대표 제품이 나란히 포진해 있으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 간 치료영역별 경쟁 구도가 광고 집행 패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광고비는 여름철 일시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NFL 시즌 본격화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지출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GLP-1 계열과 면역학 치료제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광고비 총액은 연말 3억 달러를 다시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5년 8월 TV 광고비 톱10 (iSpot.TV 기준)
1. 스카이리치(애브비) – 3450만 달러
2. 린버크(애브비) – 2520만 달러
3. 트렘피어(J&J) – 2350만 달러
4. 위고비(노보 노디스크) – 2040만 달러
5. 렉설티(룬드벡·오츠카) – 1580만 달러
6. 자디앙(일라이 릴리·베링거 인겔하임) – 1420만 달러
7. 오젬픽(노보 노디스크) – 1120만 달러
8. 듀피젠트(사노피·리제네론) – 1110만 달러
9. 빔젤릭스(UCB) – 1030만 달러
10. 오스테도(테바 파마슈티컬) – 84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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