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방 화장품에 MZ 감각' 입혀 글로벌 시장으로 ‘GO! GO!’
로제화장품 상품기획팀 나예림·김재원 대리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8 06:00   수정 2025.09.08 06:01

경기도 남양주 로제화장품 본사를 최근 찾았다. 회의실 테이블에는 갓 출시된 신제품 패키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전통의 '십장생' 라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예결', 루비처럼 강렬한 ‘오퍼스 루비어스'. 이 두 제품은 로제화장품이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을 상징한다. 상품기획팀의 나예림 대리와 김재원 대리를 만나 브랜드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 스토리를 들었다.

▲로제화장품 나예림 대리(왼쪽)와 김재원 대리가 신제품 ‘오퍼스 로맨틱 루비어스’와 ‘십장생 예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장품신문 김유진 기자


이번 로제화장품의 리뉴얼 핵심은 '젊은 감각'이었다. 나 대리는 “젊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가장 고심했다”고 밝혔다. 기존 '십장생' 라인은 중장년층 충성 고객이 두터웠다. 그러나 현재 뷰티 시장은 20~30대 젊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제품을 내놓는다. 이들은 성분 효능 외에 세련된 디자인과 제품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롭게 리뉴얼된 ‘십장생 예결’은 이러한 시장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 나 대리는 기존 십장생 라인의 깊은 효능은 유지하되, 한방 특유의 무거운 이미지는 벗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핵심 성분인 '십장생 복합체'에 상황버섯 추출물을 더해 촉촉하면서도 산뜻한 사용감을 구현했다. 패키지는 밝고 화사한 톤으로 교체해 시각적으로 젊은 느낌을 주었다. 이는 기존 고객에게는 익숙함을, 젊은 층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했다.

최근 출시된 ‘오퍼스 로맨틱 루비어스’에는 제품에 '이야기의 힘'을 담는 데 주력했다. 나 대리는 “소비자들이 이제 성분뿐 아니라 제품에 담긴 가치와 서사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루비의 강렬한 빛과 발효 석류 추출물의 붉은 에너지를 결합,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스토리를 제품 전면에 내세웠다. 루비어스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제품 가치를 높였다.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디자인은 김재원 대리가 책임졌다. 광고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로제화장품 합류 후 포스터, 패키지, 브랜드 로고까지 전담하며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새롭게 구축했다. 김 대리는 “이전 로고가 한자 중심의 전통적인 형태라 젊은 세대에게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왕관 모티프와 세련된 영문 로고를 결합해 젊고 글로벌 친화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홍보 포스터 작업에 AI 모델을 과감하게 도입했다는 것이다. 김 대리는 “AI 활용이 실제 모델 섭외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AI 모델을 통해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이미지를 훨씬 빠르고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파격적인 시도는 시간 및 비용 효율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디자인의 다양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 AI 활용 포스터들은 전문점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젊은 소비자의 SNS 공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디자인이라도 시장의 평가는 중요하다. 두 사람은 출시 직후 전문점 거래처의 반응에 주목했다. 나 대리는 전문점주들이 ‘예결’의 바뀐 패키지를 매우 반가워했다고 전했다. ‘진열장에 놓아도 무겁지 않고 산뜻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실제 구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루비어스’ 역시 끈적임 없는 촉촉한 제형으로 20~30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석류 발효 성분에 대한 신뢰도 젊은 층의 호응에 일조했다.

김 대리는 “거래처 피드백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을 할 때도 실제 매장에서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처와의 화상 미팅시, 작은 용량의 패키지를 요청하는 의견이 나왔고, 이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두 사람의 관심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한다. 나 대리는 인도네시아 시장 조사를 언급하며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동남아시아는 기후 특성상 산뜻하고 매트한 제형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나 대리는 “용량 또한 소형화가 필요하며, 현지 문화와 생활 습관을 반영한 '진정한 현지화'만이 해외 시장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향후 로제화장품의 개발 계획도 구체적이다. 나 대리는 다음 단계로 색조 라인 확장을 꼽았다. 스킨케어를 넘어 쿠션, 립, 아이섀도 같은 포인트 메이크업 제품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향수 라인도 새롭게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나 대리는 “한방 브랜드로서 피부 본연의 건강함을 추구하는 스킨케어에 세련된 색조와 향을 더해 ‘첫 한방 색조 및 향수 화장품 브랜드’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리는 “색조 및 향수 제품 디자인 또한 한방의 품격을 유지하되,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두 젊은 대리의 긴밀한 협업이 이뤄낸 성과다. 나 대리는 좋은 성분과 스토리의 제품도 고객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리는 기획자가 원하는 제품 분위기를 시각화하고 브랜드의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설명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로제화장품은 이제 전통을 기반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이 두 젊은 주역의 감각과 끊임없는 도전이 앞으로 로제화장품의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써나갈지, 그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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