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벤티스 "우리 그냥 협상하게 해 주세요"
佛 총리 만나 노바티스 반대입장 철회 설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3-29 17:32   수정 2004.03.29 22:44
아벤티스社의 최고경영자 이고르 란도 회장이 지난 26일 프랑스의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스위스 노바티스社가 아벤티스社를 위해 백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다는 시나리오에 대해 냉랭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측에 반대입장을 거둬 줄 것을 설득하고자 이루어진 것이다.

두 인물의 회동은 금융街에서 정부의 개입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데다 아벤티스측 주주들이 법적대응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것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란도 회장은 이날의 회동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유보했다.

아벤티스社는 사노피-신데라보社의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해 노바티스社에 구원의 손길을 건네고 있는 상황. 그러나 '프랑스版 제약 빅딜'을 선호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거의 노골적으로 노바티스와 아벤티스의 M&A에 부정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자국의 이해관계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적극 개입했던 전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벤티스의 대변인은 "이날 란도 회장은 노타비스와 아벤티스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 등 몇가지 시나리오를 라파랭 총리측에 제시한 뒤 협조를 구했다"고 말해 한가닥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와 관련, 노바티스측은 아직 아벤티스측에 정식으로 러브콜을 띄우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프랑스 정부측의 중립적인 자세가 담보되었을 경우에 한해 M&A를 공식 제의할 수 있다는 입장.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금융街에서는 사노피측이 상향조정한 인수조건을 제시해 최후의 승자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사노피측 대변인은 "현재로선 아벤티스측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양사간에 우호적인 협상이 착수되지 못했지만, 대화의 채널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벤티스도 사노피측과 대화의 소지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건을 대폭 상향조정할 경우 협상에 임할 수도 있다는 것.

뉴욕 소재 트위디 브라운 증권社의 톰 슈래거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아벤티스측 주주들의 의견에 반하는 한이 있더라도 프랑스 정부는 자국系 거대 제약기업을 탄생시키고자 힘쓸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현재 아벤티스의 프랑스系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21%이다.

독일 금융노조에 몸담고 있는 마르쿠스 만스 펀드 매니저는 "사노피의 경우 톱-셀링 품목인 항응고제 '플라빅스'의 특허만료에 직면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아벤티스가 노바티스를 상대로 협상을 진행하는 시나리오가 낫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사노피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코마케팅하고 있는 '플라빅스'는 지난해 13억3,0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던 블록버스터 품목.

한편 아벤티스측은 사노피의 '플라빅스' 특허만료 가능성을 언급한 자료를 26일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플라빅스'의 특허가 만료될 경우 제네릭 제형들은 당장 내년 초부터 미국시장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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