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특허절벽! ‘키트루다’도 가고 ‘다잘렉스’도 가고..
2030년까지 미국서 매출 2,300억 달러 ↓..BMS 가장 큰 영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08 06:00   수정 2025.07.08 06:01


 

제약업계가 앞으로 10여년 동안 금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의 특허절벽(patent cliffs)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양한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오는 2030년까지 시장독점권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제형들이 시장에서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이로 인한 영향을 항암제들이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글로벌데이터社는 4일 공개힌 ‘블록버스터 의약품과 특허절벽’ 보고서에서 이 같이 지적한 뒤 제약기업들이 기존의 매출전략과 파이프라인 투자,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을 재검토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래 다수의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특허만료로 인해 시장독점권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링거 인겔하임社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플로맥스’(탐술로신), 화이자社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및 머크&컴퍼니社의 항고혈압제 ‘코자’(로자탄) 및 ‘하이자’(로자탄+히드로클로로치아지드) 등을 보고서는 여기에 해당되는 사례들로 열거했다.

보고서를 보면 오는 2030년에 특허만료로 인한 매출액 급감이 전년도에 비해 눈에 띄게 나타나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제형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오리지널 제품들을 발매해 왔던 제약사들은 공격적인 가격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2025~2030년 기간에 미국시장에서 총 2,300억 달러 이상이 소실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처럼 특허절벽으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치료제 부문으로 보고서는 단연 항암제를 지목했다.

한 예로 머크&컴퍼니社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존슨&존슨社의 ‘다잘렉스’(다라투뮤맙) 및 ‘다잘렉스 파스프로’(다라투뮤맙+히알루로니다제-fihj)가 오는 2029년까지 미국시장에서 독점권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키트루다’와 ‘다잘렉스’는 지난해 매출액 상위 ‘톱 10’에 이름을 올렸던 항암제들이다.

이 중 ‘키트루다’는 지난해 290억 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보고서는 ‘키트루다’와 ‘다잘렉스’가 오는 2030년에도 매출액 상위 ‘톱 10’ 제품 리스트에 변함없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매출액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듯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시장독점권 상실에 직면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메이저 제약사들 가운데 오는 2030년가지 지속적인 매출성장이 기대되는 곳은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데이터社의 조지 엘-헬루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톱 15’ 제약사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임박한 특허절벽으로 인한 영향으로 인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을 무기로 특허절벽으로 인한 영향을 상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했다.

그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특허절벽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이는 제약사로 보고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를 꼽았다.

항응고제 ‘엘리퀴스’(에픽사반)와 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가 특허만료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두 제품들은 지난해 BMS의 경영실적에서 큰 몫을 점유했던 제품들이어서 이들이 특허만료에 직면하면 전체적인 경영실적이 크게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견했다.

엘-헬루 애널리스트는 “특허절벽을 효과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으려면 제약사들이 특허만료로 인한 영향을 상쇄하고 장기적인 위치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라면서 개발 초기단계의 유망한 치료제들을 인수하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존재하는 질환들을 표적화하는 일 등을 열거했다.

라이프사이클 관리와 특허덤불(patent thickets: 복잡한 지적재산권의 망을 형성하기 위해 약물특허를 쌓아올리는 것) 등도 시장독점권을 연장하고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으로부터 방어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엘-헬루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글로벌데이터社의 해너 한스 제약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특허절벽이 제약사들에게 매출상실과 가격압력 등을 의미하겠지만, 혁신적인 치료제들에 사세를 집중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인 일부 제약사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명공학사들과 손잡고 차세대 치료제, 새로운 약물전달 플랫폼 및 차별화된 제제 등을 개발하면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제약사들의 경우 괄목할 만한 기회를 손에 쥘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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