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는 3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소비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화장품 산업은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제조업체 2186곳을 대상으로 '2025년 3분기(7~9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화장품 업종은 113포인트로, 2분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하며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100 이상이면 지난 분기보다 체감경기가 긍정적,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 2025년 3분기(7~9월) 주요 업종별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대한상공회의소
화장품 BSI는 1분기와 2분기(97)에는 100 이하에 머물렀으나, 3분기엔 다시 큰 폭으로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대한상의는 이번 화장품 BSI 상승이 유럽과 중동 등지로의 수출시장 다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5월 화장품 수출은 유럽에서 40.7%, 중동에서 65.6% 증가하며, 미국발 관세 부담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다.
화장품 외 업종들은 관세 부담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관세 예외 품목인 반도체(109)와 제약·바이오(109) 업종은 비교적 높은 전망치를 보였으나, 관세 적용 대상인 자동차(76), 철강(67) 등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수출(87)과 내수(79) 모두 기준선 100을 밑도는 등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으며,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며 내수 전망은 수출보다도 더 낮게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89, 중견기업이 77, 중소기업이 81로 모두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업종과 기업군이 경기 둔화를 체감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처럼 수출 활로를 확보한 일부 업종만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의 내수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감소하며 4월에 이어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광공업(-2.9%), 건설업(-3.9%)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0.8% 줄었다. 설비투자(-4.7%), 기계류(-6.9%), 건설기성(-3.9%) 등 투자도 일제히 감소했다.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01.4로 전월 대비 보합(0.0%)을 나타냈다. 지난 3월(-1.0%), 4월(-0.9%)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다. 전월 대비 통신기기·컴퓨터 등의 내구재(+1.2%), 의복 등 준내구재(+0.7%)는 증가했으나, 화장품을 포함하는 비내구재(-0.7%)는 소비가 줄었다. 비내구재 소비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3% 줄어들었다.
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미래의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00.9로 0.1% 낮아졌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엔 소비심리가 위축돼 국내 소비나 면세 판매 등이 부진했다"면서도 "국내보단 해외 수출 증가세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