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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만 보지 말고, 세포 간 대화를 보라."
에피바이오텍이 탈모의 본질을 분자 수준에서 해석하기 위해 하나의 통합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름은 'Hair.I'. AI와 유전체 데이터를 융합해 탈모의 병태생리를 재구성하고, 타깃 도출부터 작용 기전 확인, 약물 스크리닝, 유효성 검증까지 치료제 개발의 전 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이는 단일 타깃, 단일 기전 중심으로 개발돼온 기존 탈모 치료제들과는 다른 접근이다. 에피바이오텍은 이를 바탕으로 CXCL12 항체 기반 신약과 약물 재창출 파이프라인 발굴을 전개하고 있다.
에피바이오텍과 연세대학교 종합약학연구소(YIPS)는 지난 27일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언더우드기념도서관에서 '2025 연세대학교 종합약학연구소 심포지엄(YIPS Symposium 2025)'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탈모 연구 및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최신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탈모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식 교류와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에피바이오텍 성종혁 대표는 '두피의 단일세포 RNAseq 분석을 이용한 탈모 치료제 개발(Alopecia Drug Discovery Using Single Cell RNAseq)'을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그는 에피바이오텍의 데이터 기반 탈모 치료 플랫폼 'Hair.I'를 바탕으로 도출된 실제 연구 성과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성 대표는 "Hair.I는 데이터 기반 R&D의 결정체로, 탈모라는 복잡한 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유전자와 세포 수준에서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DHT 억제제를 넘어, 세포 환경 전반을 제어하는 정밀 치료제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 탈모 연구에서 주요 타깃 세포로 간주해온 DPC(Dermal Papilla Cell, 진피 유두세포)만 보는 시대는 끝났다"며 "탈모는 복합 세포 환경에서 기인한 다중 유전 질환이며, 싱글셀 RNA 시퀀싱(scRNAseq)을 통해 '어떤 세포에서 언제 유전자가 작동하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탈모는 단순히 한두 개 유전자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세포와 신호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복합 질환"이라며 "Hair.I 플랫폼은 이러한 복잡한 생물학적 문제를 구조화하고,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air.I 데이터 기반 탈모 치료 플랫폼
에피바이오텍은 탈모 치료제 연구개발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이터 기반 통합 플랫폼 'Hair.I'를 구축했다. Hair.I는 유전자 분석부터 작용기전 검증, 유효성 평가까지 탈모 치료제 개발의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풀스택(Full-stack) R&D 시스템으로, 총 5가지 핵심 모듈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 유전자 분석을 담당하는 ‘EPIgene’ △ 병리 유전자 예측을 수행하는 AlopeciAI △ 구조 기반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Virtual Screening·AlphaFold △ 세포 간 신호전달 경로를 해석하는 CellChat·NicheChat △ 최종 유효성을 평가하는 ‘EPICacy’ 모듈로 이어지는 통합 워크플로우다.
EPIgene은 유전자 분석 기능을 수행하며, 탈모 환자의 두피 및 모낭 조직에서 얻은 RNA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태생리 관련 유전자들을 도출한다. 특히 차등 발현 유전자(DEG)와 사람-마우스 간 발현 차이를 반영해 전임상 타깃의 정밀도를 높인다. EPICacy는 도출된 후보 물질의 탈모 억제 효과를 전임상 모델에서 검증하는 유효성 평가 모듈이다. 유전자 발현 변화, 면역세포 반응, 섬유화 억제 등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작용기전을 확인하고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에피바이오텍은 Hair.I 플랫폼을 통해 신규 탈모 치료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EPI-001', 'EPI-005'을 확보했다. 각 후보물질은 사람과 마우스 간 유전자 발현 차이를 반영한 전임상 타깃 검증을 거쳐 개발의 정밀도를 높였다.
Hair.I의 가장 큰 강점은 전임상 단계에서 작용기전의 '임상 적용 가능성(translatability)'을 사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석 결과를 통해 도출한 기전이 실제 사람 생체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인체 적용 임상시험에서 실패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성 대표는 "Hair.I는 정밀한 데이터 기반 접근을 통해 치료제 임상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탈모 치료뿐만 아니라, 염증성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복합 질환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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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CL12 항체, 탈모 면역기전 정조준
Hair.I 플랫폼 핵심 타깃 유전자 중 하나는 'CXCL12'다. CXCL12는 안드로겐성 탈모(AGA)와 원형 탈모(AA)에서 모두 과발현되는 염증 및 섬유화 관련 유전자다. 에피바이오텍은 이에 대한 항체 치료를 통해 탈모 억제 효과를 검증 중이다.
성 대표는 "CXCL12는 탈모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라며 "면역, 세포외기질(ECM), 섬유화를 관통하는 핵심 유전자로, Hair.I 플랫폼이 아니면 찾아내기 어려운 타깃"이라고 강조했다.
에피바이오텍에 따르면, AGA 유도 마우스 모델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처리 시 CXCL12의 발현이 진피 섬유아세포(dermal fibroblast)와 골수세포(myeloid cell)에서 급증했다. 이에 대응하는 수용체인 CXCR4의 활성화와 함께 TGF-β 신호 및 세포외기질 생성 유전자들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CXCL12 항체를 투여한 그룹에서는 해당 유전자들의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하면서, 모낭 축소가 억제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특히 진피 섬유아세포 내부에서는 CXCL12-ACKR3 자가분비 루프(autocrine loop)가 확인됐고, 진피 유두세포에서는 CXCL12-CXCR4 간 측분비 루프(paracrine loop)가 활발히 작동하며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CXCL12 항체의 치료 효과는 자가면역 질환인 원형 탈모(AA) 모델에서도 입증됐다. 림프구 이식을 통해 AA를 유도한 마우스 모델에서는 CXCL12 발현이 현저히 증가했으며, 항체를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CD8+ T세포 침윤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이 결과는 탈모 부위 내 면역세포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탈모 유발을 차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실제 실험군에서는 육안으로도 탈모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단일세포 RNA 시퀀싱(scRNAseq)을 기반으로 세포별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항체 투여군에서 TGF-β 및 콜라겐 유전자 등 섬유화 관련 유전자 발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즉, Hair.I 플랫폼으로 발굴한 CXCL12 항체는 단순한 염증 억제를 넘어, 모낭 구조의 보존과 재생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약물 재창출도 Hair.I…'EPI-DR' 플랫폼 가동
에피바이오텍은 신규 후보물질 발굴 외에도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플랫폼인 'EPI-DR' 플랫폼을 함께 운영 중이다. EPI-DR은 기존에 승인된 약물이나 다른 적응증에서 사용 중인 의약품 가운데 탈모 관련 기전에 적합한 후보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 Hair.I의 통합 워크플로우를 적용해 전임상 중심으로 유효성을 평가하고, 임상 적용 가능성도 예측한다.
실제 에피바이오텍은 현재 'EPI-002', 'EPI-011' 등을 발굴해 개발 중이며, 셀트리온, 대웅제약, 인벤티지랩 등과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파이프라인은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으로 확장도 고려되고 있어, Hair.I 플랫폼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성 대표는 "탈모 치료제도 이제 정밀의료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Hair.I는 탈모 치료의 공식을 바꾸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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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유효성 평가도 정밀하게…CRO 서비스 본격화
에피바이오텍은 탈모 신약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in vitro(세포 시험), ex vivo(조직 시험), in vivo(동물 시험)에 이르는 유효성 평가 CRO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피바이오텍 최나현 이사는 "시험 물질의 작용기전과 투여 경로에 따라 가장 적절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물모델을 통해 탈모의 병태기전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첫 탈모 건강기능식품 인증 시험을 수행한 경험을 기반으로 다수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며 "기초 효능 검증부터 규제 기관 제출용 데이터 확보까지 전주기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피바이오텍은 진피유두세포, 외모근초세포, 지방줄기세포 등 모낭 구성세포를 직접 분리·배양해 다양한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또 인간과 마우스 모낭을 활용한 조직 시험 모델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체 적용시험 전 단계에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인간 모낭 시험은 화장품 효능 평가나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적합하다.
에피바이오텍은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 항암제 유도형 탈모 등 다양한 질환 유형에 대응하는 동물모델을 운영 중이다. 남성형은 DHT 또는 테스토스테론으로, 여성형은 난소적출 기반 모델로 구축된다. 면역세포 이식을 통해 유도된 원형 탈모 모델과 항암제 기반의 유도형 모델도 확보돼 있다.
여기에 1차 마우스 모낭 스크리닝, 2차 인간 모낭 시험, 3차 동물 모델로 이어지는 계층형 스크리닝 체계도 갖추고 있다. 모낭 생장률 측정, 성장인자·사이토카인 발현 분석, 노화 지표 평가, 염증 및 면역 반응 분석 등 다양한 시험법이 적용된다. 유전자 기반 분석과 프로모터 활성 검증 시스템도 병행되어 작용기전 규명에도 활용되고 있다.
최 이사는 "에피바이오텍은 앞으로도 과학적 기반의 평가를 통해 탈모 연구 신뢰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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