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과 정밀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 융합이 시작됐다. 한국단백체학회와 한국엑소좀학회,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이 손을 맞잡았다. 단백체, 엑소좀, 멀티오믹스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정밀의학의 미래를 앞당길 협력이 본격화됐다.
엑소좀과 단백질체 분석을 주제로 하는 학술 워크숍과 테크데이 'KHUPO-KSEV-Thermo Fisher Techday'가 24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대학, 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최신 기술 트렌드와 응용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단백체학회(KHUPO), 한국엑소좀학회(KSEV), 써모피셔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이 협력해 개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이자 한국단백체학회 이철주 수석부회장은 "엑소좀은 단백질 전달체이자 진단 및 치료에 활용 가능한 중요한 소재며, 이를 정밀 분석하는 데 단백체학이 핵심 역할을 한다"면서 "오늘 엑소좀학회와 단백체학회가 공동 워크숍과 MOU를 통해 협력하게 돼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양 학회가 공동 연구와 인적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신약 개발과 진단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오늘 자리가 연구자 간 교류와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양대학교 교수이자 한국엑소좀학회 홍종욱 수석부회장은 "엑소좀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전 세계 모든 세포가 이를 분비하고, 특히 질환 상황에서는 병변 특이적 엑소좀을 배출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머리카락 굵기의 1천분의 1 수준인 100nm 크기 엑소좀에는 약 1만5천여개의 구성 요소가 포함돼 있으며, 그중 단백질이 약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단백체학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와 협력이 산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단백체학회의 정밀 단백질 분석 역량과 한국엑소좀학회의 세포외소포(Exosome) 기반 진단·치료 응용 기술,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멀티오믹스 통합 분석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엑소좀 내부 단백질의 고감도 정량과 특성 규명이 가능해지면서, 약물 타깃 발굴과 바이오마커 개발의 정밀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전임상 검증, 동반진단 개발, 바이오로직스 품질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주최 측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KHUPO-KSEV 간 MOU 체결을 통한 융합 연구 및 학술협력 강화 △써모피셔와의 기술 공유 및 산업-학회 연계 확대 △정밀 분석 기반의 엑소좀·단백질 연구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심포지엄에서는 엑소좀과 단백질체 분석을 주제로 최신 연구 성과와 기술 적용 사례가 발표되며, 정밀의학과 바이오마커 개발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과 인사이트가 공유됐다.
한국세라믹기술원 김혜정 박사는 단백질체 기반 분석 기술을 소개했다. 차의과학대학교 문지숙 교수는 액체생검 기반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엑소좀 활용 가능성을 조명했다. 이어 경희대학교 김광표 교수는 엑소좀을 차세대 진단 및 치료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써모피셔 심포지엄에서는 △질량분석기 사업부 정재훈 책임이 고감도 LC-MS 기반 엑소좀 지질체학 분석법을, △BPG 생산기술팀 소성현 팀장이 엑소좀 대량 생산 및 세포배양 자동화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어 △qPCR kits 기술영업팀 류준혁 수석이 CD81 친화성 리간드를 이용한 자석 비드 플랫폼 기반 EV 정제 기술을 발표하며 실용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 김진태 전무는 "써모피셔는 단백체학, 전사체학, 대사체학 등 멀티 오믹스 기반 접근법을 통해 신약 개발의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엑소좀 기반 연구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백체와 엑소좀 연구의 확장, 유효 지표를 통한 정밀 진단 기술 강화가 논의되는 오늘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써모피셔는 앞으로도 학계와 긴밀히 협력하며 최신 기술 트렌드 확산과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