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산 CDMO 최고봉' 에스티팜, mRNA 원스톱 플랫폼 구축
핵심 원료부터 전달체까지 기술 내재화 성공…“mRNA 위탁생산 그 이상”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18 06:00   수정 2025.06.18 06:01
에스티팜 연구본부 최준영 본부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2025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춘계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국내 대표 원료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에스티팜이 핵산(Nucleic acid) 기반 치료제 시대를 겨냥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사업 중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CDMO 플랫폼 구축을 사실상 완료하고 본격 사업화를 시작했다.

에스티팜 최준영 연구본부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2025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춘계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석해 에스티팜 CDMO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약업신문은 현지에서 해당 발표를 직접 취재했다.

최 본부장은 “mRNA CDMO 확장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핵심 원재료의 내재화였다”면서 “에스티팜은 ‘SmartCap(스마트캡)’과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품질 신뢰성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스티팜은 앞으로 mRNA 기반 치료제 시대에 대응해, 고객사와 초기 설계 단계부터 함께할 수 있는 통합형 CDMO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티팜의 mRNA CDMO 사업 확장 중심에는 자체 개발한 5’ Capping(5 프라임 캡핑) ‘SmartCap’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mRNA를 단순히 합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내에서 해당 mRNA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단백질을 발현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핵심 인자로 작용한다. 여기에 mRNA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전달체(LNP)와 플라스미드 DNA를 자체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mRNA에서 가장 중요한 5’ 캡

mRNA 치료제는 외부에서 단백질을 직접 투여하는 기존 치료와 달리, 인체에 mRNA를 주입해 세포가 자체적으로 치료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때 mRNA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앞부분에 위치한 5’ 캡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이 mRNA를 정확히 인식하고 해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시작 버튼’ 역할을 한다.

에스티팜이 개발한 SmartCap은 리보솜의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5’ 캡 구조 내 두 번째 염기(base) 위치에 특수한 화학기(F, OH, OMe 등)를 도입해 단백질 합성 개시를 유도하는 EIF4E 단백질과의 결합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 본부장은 “SmartCap은 기존 상용 캡핑 제품인 ARCA, CleanCap 등과 비교했을 때, 리보솜의 스캐닝 효율과 단백질 발현량 모두에서 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스티팜은 SmartCap의 우수성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시험관 내 전사(In Vitro Transcription) 실험에서 녹색 형광 단백질(eGFP)을 발현하는 mRNA를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 SmartCap 적용 시 CleanCap 대비 최대 1.7배 높은 단백질 발현 수율(4.0g/L)을 기록했다. 캡핑 효율은 98.5% 이상으로 확인됐다.

에스티팜은 다양한 치료 목적에 맞춰 SC101, SC103, SC118 등 SmartCap 시리즈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30종 이상의 캡 구조를 조합해 라이브러리화한 상태다. 이를 통해 백신,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각 적응증에 가장 적합한 캡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SmartCap을 적용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STP2104’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당 결과는 지난 9일 국제 유수 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에 ‘새로운 캡핑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기법을 활용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COVID-19 mRNA 백신 STP2104의 발굴 및 개발(Discovery and development of a safe and efficient COVID-19 mRNA vaccine, STP2104, using a novel capping library screening method)’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에스티팜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SmartCap’.©에스티팜

mRNA 치료제 시대 시작됐다

mRNA를 비롯한 RNA 기반 치료제는 백신을 넘어, 암, 유전 질환, 희귀질환 등 다양한 질환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mRNA 치료제를 실제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필수적이다.

고순도 원료 확보, 효소 기반의 전사(IVT) 공정, 정제 및 분석 기술, GMP 품질 시스템까지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mRNA CDMO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진 분야로 꼽힌다.

에스티팜은 원료부터 공정, 분석, 생산까지 전 단계를 자체 수행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된 mRNA CDMO 모델 구축을 완료했다. SmartCap 기술에 더해, 이화여자대학교 이혁진 교수와 공동 개발한 ‘STLNP(Smart Targeted LNP)’ 차세대 전달체 기술까지 확보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에스티팜은 현재 연간 6.4mol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6년 제2올리고동 제조소가 완공되면 14mol(7톤) 규모로 두 배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단일 기업 기준 글로벌 최대 수준 생산 능력이다.

최 본부장은 “에스티팜은 40년 넘게 핵산 화학(Nucleic Acid Chemistry) 분야에 집중해온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DNA와 RNA 같은 핵산 물질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원료의 설계, 합성, 정제, 생산 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에스티팜 고객사 약 90%가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기업이며, 지금까지 2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특히 에코바디스(Ecovadis) 평가에서 골드 등급을 획득, 글로벌 CDMO 기업 중 상위 5%에 해당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 시장에서 CDMO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ESG 평가 결과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며, 에스티팜은 이를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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