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살아나나…한중 관계 개선에 기대↑
중국 단체관광객·임대료 조정 변수에 업계 ‘분주’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17 06:00   수정 2025.06.17 06:01
ⓒDALL-E

 면세점들이 하반기 개선세에 '베팅'하고 있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팬데믹 이후 부진했던 면세점 매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고환율과 중국 경기 침체, 관광객 성향 변화, 비상계엄 여파 등을 이유로 면세 업계는 실적 회복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1분기 신라면세점은 매출이 전년비 0.4% 감소했고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유일하게 흑자 전환한 롯데면세점도 매출은 22.3% 감소했다.

업계에선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던 면세 업계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 업계의 핵심 소비층인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0만명, 2019년 600만명에서 지난해 460만명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에서 한중 관계 개선의 의지가 나타나자 면세 업계는 반색했다. 11월 APEC을 계기로 시 주석이 방한하고, 3분기로 예정돼 있는 유커(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적 비자 면제책이 시행된다면 하반기부터는 면세 업황과 중국인 관광객 수가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면세 업황이 이제 막 '바닥'을 지난 상황이며 하반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16일 "하반기 면세 산업은 상반기보다 나빠지기 어렵다"며 "3분기 중국 단체 관광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최소 1분기보단 유커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따이공(보따리상)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면세 사업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회복의 조짐이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4월 누적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5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7% 증가했다. 여전히 코로나 이전에 미치지 못하지만, 회복세가 뚜렷하다.

업계는 이를 면세 수요 회복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유커 유입에 대한 기대를 안고 최대 매출처인 화장품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과거와 달라진 관광객 성향에 따라 럭셔리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거나, 기존 따이공 위주의 유통 구조 개편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7월 24일까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신세계존에 약 100㎡ 규모로 에스티 로더, 조 말론 런던, 맥 등 에스티로더 그룹의 주요 브랜드를 집약한 팝업 매장을 운영한다. 이 매장은 뷰티 전문 매장 인접 동선에 배치돼 체험과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항 이용 관광객에게 '프리미엄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시내면세점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올초부터 따이공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유커 중심의 매출 구조로의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담팀을 신설하고 중국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제휴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K-뷰티를 비롯한 K-콘텐츠를 활용해 관광과 쇼핑을 결합하는 상품 개발까지 나선다.

업계의 또 다른 기대 요인은 공항 임대료 조정이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 내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의 임대료를 40% 인하해달라는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기일은 연기된 상태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면세점 실적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해빙무드를 타고 돌아올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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