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이오 벤처 생태계를 움직이는 힘은 자본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단기 수익만 좇는 자본이 아닌, 장기적 연구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인내심이 큰 자본이 필요하다. 미래의학연구재단은 ‘따뜻한 자본’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 생태계 공백을 메우고, 혁신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미래의학연구재단 김기영 투자총괄의 말이다. 김 총괄은 지난달 30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CMI)에서 열린 ‘제9회 미래의학춘계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래의학연구재단(이사장 이승규)과 보건복지부 지정 서울대학교병원 세포치료실용화센터(센터장 김효수)가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은 ‘차세대 혁신 기술의 최신 동향과 비전’을 주제로 열렸다. 이 행사는 미래의학 산업 생태계 확산을 위해 산·학·연·병·벤처 간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2022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고금리 기조는 일부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벤처투자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야기했다. 연기금, 금융기관 등 주요 유한책임조합원(LP)들이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을 통해 4~5%대의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게 되면서, 고위험 및 장기 투자 성격의 벤처펀드에 대한 수익률 기대치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벤처캐피털(VC)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빠른 회수가 가능한 중·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더 큰 금액을 ‘몰아주는’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 높은 투자배수(exit multiple)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리스크가 크고 회수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투자 테이블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김 총괄은 “대형 VC를 중심으로 초기 투자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이 창업 후 IPO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0년 이상을 봐야 하는데, 벤처펀드의 라이프사이클은 7-8년 정도에 불과해 자본 시장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하며, “이런 구조에서 가장 큰 데미지를 받는 건 초기 창업 생태계일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인내 자본의 대표적 모델, 노보노디스크 재단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비영리 자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위고비’로 잘 알려진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재단(Novo Nordisk Foundation)이다. 이 재단은 동물생리학자이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아우구스트 크로그(August Krogh) 교수가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기초과학 및 초기 연구 지원에 집중해 왔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재단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노보홀딩스(Novo Holdings)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총괄은 “공익적 목적을 띤 자본은 수익률과 회수 기간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창업 기업이 장기적인 연구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노보홀딩스는 노보노디스크와 노보네시스를 포함해 200개 이상의 생명과학 기업에 초기부터 후기 단계까지 폭넓은 지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감염병 대응 플랫폼 등 미래 기술 분야에도 수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김 총괄은 “초기에는 노보노디스크 재단도 자산 규모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지만, 비영리 법인의 철학을 지키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결과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냈다”며 “국내에서도 바이오산업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장기적인 수익 환원 모델을 설계한다면 충분히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바이오 키 플레이어는 비영리 자본
한국에서도 비영리 재단들이 초기 창업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산나눔재단과 윤민창의투자재단은 청년 창업 지원과 사회문제 해결형 창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체는 미래의학연구재단이다. 재단은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미래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의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인가받은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미래의학 분야 연구지원과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 중이다.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시드 투자, 투자유치 IR, 사업화 연계,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기업의 지속적인 스케일업과 자본시장 진출을 유도하고 있다.
재단은 연구지원 사업을 넘어, 바이오헬스 창업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형 모델’도 운영 중이다. 특히 벤처펀드의 LP로 참여하거나 해외 VC와 공동 심사 및 매칭 투자를 수행함으로써,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 유치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즉, 연기금과 정책자금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형 VC들이 기피하는 극초기 바이오 기업들이 미래의학연구재단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와 접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김 총괄은 “현재 VC 생태계는 지나치게 수익률 논리에만 치우쳐 있어, 벤처 자본이 절실히 필요한 초기 창업 기업들이 시의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며 “이들을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 자본,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비영리 자본이야말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세포치료실용화센터 김효수 센터장도 같은 맥락에서 비영리 자본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이제는 환자를 돕는 일회성 기부를 넘어서, 산업을 키우고 국부를 창출하는 ‘확대 재생산형 기부’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비영리적인(nonprofit) VC를 통해 유망 기업을 육성하고, 해당 기업이 창출한 이익으로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단을 통한 전략적 투자와 운영은 바이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나아가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 세수 증대라는 긍정적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 |
01 | 이뮨온시아, CD47 타깃 면역항암제 임상1b상... |
02 | 바이오톡스텍, 소속부 중견기업부로 변경 |
03 | 오스코텍,차세대 항암신약 'OCT-598' 미국 F... |
04 | 에임드바이오, 511억원 규모 Pre-IPO 투자 ... |
05 | 유바이오로직스, 2공장 WHO PQ 승인…"유비콜... |
06 | 올리브영, 한국로지스틱스대상 2개 부문 수... |
07 | 한국비엔씨, " 로포라사, 2세대 우울증 신약... |
08 | K-화장품 규제외교 선도, ‘2025 원아시아 화... |
09 | 한국얀센 "유통 마진 개별 협상" VS 의약품... |
10 | 슬록, 코스모뷰티서울 '클린뷰티2.0 네트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