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포기한 시장서 대박” 유바이오로직스, 콜레라백신 매출 1500억대 전망
연구개발부터 원액 제조, 충전, 포장까지 통합형 생산 구조 확보로 생산 수율 극대화
코로나19 백신 3상 완료…필리핀서 이달 내 품목허가 전망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4-04 06:00   수정 2025.04.04 10:35
유바이오로직스 영업마케팅본부 전신희 상무가 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콜레라 백신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공급되다 보니, 사업성이 낮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던 해외 3개 기업 모두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한 공급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효율적인 생산 공정과 원가 절감 기술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달성해냈다. 올해 매출만 1억830만 달러(약 1500억원)가 전망된다.”

유바이오로직스 영업마케팅본부장 전신희 상무의 말이다. 전 상무는 지난 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유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연구개발 역량과 공익적 가치, 이를 기반으로 이뤄낸 상업적 성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분야에서 세계 유일의 공급사로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3월 기준,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PQ)를 획득한 콜레라 백신을 전 세계 48개국에 1억9000만 도즈(Dose) 이상 공급했다. 오는 6월 중에는 누적 공급량 2억 도즈 달성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이 유력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콜레라 백신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WH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콜레라 발병은 31개국에서 약 66만7000건이 보고돼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4000여명으로 70% 이상 급증했다. WHO는 콜레라 유행 지역을 대상으로 한 반응형 백신 접종(Reactive campaign)에만 약 7600만 도즈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백신 공급 부족으로 예방 목적 캠페인(Preventive campaign)에 사용될 백신 물량조차 전체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니세프(UNICEF),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유바이오로직스를 택했다. 현재 WHO PQ 인증을 보유한 유바이오로직스 콜레라 백신은 '유비콜', '유비콜-플러스', '유비콜-에스' 총 3종이다. 이 중 '유비콜-에스'는 2024년 WHO로부터 원액(DS) 사용에 대한 PQ 인증을 획득했으며, 빠르면 5월 중에는 완제(DP) PQ 인증도 완료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 콜레라 백신 제품 종류.©유바이오로직스, 약업신문

전 상무는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유바이오로직스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3년간 1000만 달러(약 145억원)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제2공장이 구축됐다”면서 “해당 공장은 배양기 14대와 최신 분무건조기 및 충전 설비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최대 원액 1억 도즈, 완제 9000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생산 능력 대비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이어 그는 “기존 튜브형 제품뿐 아니라 바이알 충전형 제품까지 병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글로벌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라며 “특히 유니세프는 현재 이들 제품을 100% 구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상무는 “유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한 해 동안 콜레라 백신 약 7200만 도즈를 수출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수출 매출은 약 1억8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매출액 9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4% 증가하는 실적을 달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남들이 포기한 시장에서 ‘반전 대박’을 이뤄낸 셈이다.

콜레라 백신은 전통적으로 개발도상국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업성이 낮은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전 상무는 “유바이오로직스는 처음부터 공공시장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한 후 진입했다”라며 “무엇보다 백신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생산 수율을 극대화했고, 원료부터 완제까지 전 공정을 통합한 일원화 생산 시스템으로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단일 항원 기반의 2가 백신 구조를 채택해 생산 공정을 단순화했고, 자체 배양 및 정제 기술을 고도화해 수율을 기존 대비 2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이러한 점이 유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들은 원료, 원액, 완제 등 각 공정을 분산 생산하거나 외주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반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연구개발부터 원액 제조, 충전,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원스톱(One-stop) 체제로 자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공정 통합형 생산 구조는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유바이오로직스 콜레라 백신 허가 진행 현황.©유바이오로직스, 약업신문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원료의 자립도를 강화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EuVCT(Euvaccine Conjugation Technology, 다당 단백질 접합 기술)' 플랫폼과 △'EuIMT(Eubiologics Immune Modulation Technology, 면역증강 기술) 두 가지 핵심 플랫폼 기술을 중심으로 백신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EuVCT 플랫폼은 세균 유래 다당류 항원과 유전자재조합 CRM197(rCRM197) 운반 단백질을 접합(Conjugation)하는 기술이다. CRM197은 디프테리아 독소 유래 비독성 단백질로, 다당류 항원과 결합하면 B세포뿐만 아니라 T세포 매개 면역까지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E. coli를 활용해 rCRM197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기술로 첫 해외 수출에도 성공해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현재 EuVCT 플랫폼은 장티푸스, 수막구균,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장티푸스 백신은 6월 중 WHO PQ 인증 완료 예정이다. 수막구균 백신은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다. 수막구균 백신은 A·C·W·X·Y형 총 5가지 혈청형을 포함한 5가 백신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중 X형 항원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혈청형으로, 공공시장 진입에 유리한 백신 구성을 갖췄다.

또한 유바이오로직스는 TLR4를 활성화하는 면역증강제(Adjuvant)의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세포성 면역 반응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증강 'EuIMT' 플랫폼 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된 E. coli에서 유래한 MPLA(monophosphoryl lipid A)를 핵심으로 하며, 체액성 면역(B세포)과 세포성 면역(T세포)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MPLA를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생산함으로써 제조 효율성과 재현성을 높였다. 특히 경쟁사의 유사 기술 대비 약 3배 수준의 면역 활성 효율성을 확보, 기술적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팝바이오텍(POP Biotech)과의 협업을 통해, 항원-면역증강제 나노입자 결합 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항원 단백질 말단에 히스티딘 태그를 부착한 후, 지질 성분인 CoPoP(cobalt porphyrin-phospholipid)과 결합시켜 구형의 나노입자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항원의 체내 안정성과 면역세포로의 전달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반응 유도도 장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코로나19,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대상포진, 알츠하이머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이 중 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은 임상 1상 단계에 있으며, 안전성은 확인된 상태다.

전 상무는 “코로나19 백신은 3상이 완료됐으며, 필리핀에서 이달 내 품목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2025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 내 바이오텍 스페셜 세션 현장.©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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