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社가 자사의 여드름 치료제 '아큐탄'(Accutane; 이소트레티노인)에 대한 안전성 강화조치를 26일 FDA 자문위원회에 제안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아큐탄'이 처방되어 조제되고, 복용되는 일련의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환자들과 의사·약사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등록절차를 거치도록 하자는 것.
'아큐탄'은 증상이 심한 여드름에 거의 유일하게 효과적인 치료제로 자리매김되고 있으나, 임산부가 복용했을 경우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0대 청소년들이 복용했을 때는 심한 우울증 등을 수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에서는 '로아큐탄'(Roaccutane)이라는 이름으로 발매 중이다.
이날 제안은 임신 진단에서 음성반응이 나왔음을 입증받은 여성들에 한해 '아큐탄'이 처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자발적인 참여를 권고하고 있는 기존의 안전장치가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 동안 로슈는 여성이 '아큐탄'을 복용할 때 기형아 출산 문제에 대한 상담을 받도록 하는 동시에 2종의 피임제를 복용토록 권장해 왔다. 그러나 로슈측 자료에 따르면 일부 여성들이 권장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FDA도 "보다 엄격한 규제가 실행되기 이전에 1년 동안 조사작업을 진행한 결과 총 127명의 임산부들이 '아큐탄'을 복용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규제가 강화된 2000년 봄 이후 1년 동안에도 처방조제 건수는 150만건에서 116만건으로 23%나 감소했음에도 불구, 120명의 임산부들이 이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1982년부터 2000년까지 통계를 집계한 결과 2,000명에 육박하는 여성들이 임신 중 '아큐탄'을 복용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덧붙였다. 1982년은 '아큐탄'이 발매되기 시작한 해.
로슈의 마르틴 후버 부회장은 "환자마다 고유의 인식용 번호를 부여하면 추적조사가 가능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아큐탄'을 복용하는 여성들 가운데 나타난 임신건수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FDA의 일부 자문위원들은 그 같은 조치가 환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소재 국립소아병원(CNMC)의 로즐린 엡스 소아피부과장은 "등록을 요구할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웨이크 포레스트大의 커트 퍼버그 박사는 "기존 대책이 실패로 귀결되었음이 판명된 만큼 '아큐탄'은 별도의 통제절차 하에서만 복용이 가능토록 엄격한 규제가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비영리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의 시드니 울프 총장은 "시장에서 '아큐탄'을 퇴출시키고, 엄격한 규제를 동반한 가운데 임상에서만 사용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이루어져 왔던 자발적인 사용규제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
한편 '아큐탄'의 제네릭 제형을 발매하고 있는 바아 파마슈티컬스社(Barr),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Ranbaxy), 밀란 래보라토리스社(Mylan) 등 3개 제네릭 메이커들은 로슈측의 제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도 로슈측과 유사한 내용의 임신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