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는 반도체…바이오산업 근간될 것”
상장 목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아산병원 내 GMP 제조소 구축 중…광명 GMP센터 이어 두 번째 시설
오가노이드 신소재 평가 솔루션 '오디세이', 의약품·화장품·건기식 등 활용 범위 확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2-24 06:00   수정 2025.02.24 10:27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가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최첨단 기술 세미나 시리즈 IV: 오가노이드 기술 및 중개의학적 세포 치료 혁신’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코스닥 상장을 앞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산업을 넘어 학계, 연구소, 병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기술이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외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오가노이드는 전자기기의 반도체처럼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며, 시장성 또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는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최첨단 기술 세미나 시리즈 IV: 오가노이드 기술 및 중개의학적 세포 치료 혁신(Seminar Series for Cutting Edge Technology IV: Innovations in Organoid Technology and Translational Cell Therapeutics)'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전자산업에서 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듯,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에서도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이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뿐만 아니라, 환자 맞춤형 의료의 실현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내 GMP 제조소를 구축 중이며, 이는 광명 GMP센터에 이어 두 번째 시설이 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유사함(-oid)'이 결합된 용어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배양된 3차원 장기 모사체를 의미한다. '모사체'라는 단어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영어로는 'COPY', 즉 복사본이라는 뜻을 가진다.

오가노이드는 단순히 인체 장기의 기능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특성까지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제공자의 유전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 실제 약물을 적용하기 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또 윤리적 문제로 지적되는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가 IT 산업의 핵심이 돼 데이터 저장 및 처리 기술을 혁신을 주도했듯이,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정밀 의료, 재생의학 등에서 필수적인 연구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반도체가 전자산업을 넘어 자동차, 스마트 가전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된 것처럼, 오가노이드 또한 의료 분야를 넘어 화장품, 환경 독성 연구, 장기 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약업신문

실제 글로벌 빅파마들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오가노이드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은 항암제, 면역 치료제,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에 오가노이드를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 방식보다 신약 후보 물질을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가노이드는 기존 2D 세포 배양이나 동물 모델로 한계가 있던 약물 효능 평가 및 독성 테스트를 보다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특히 3D 구조를 형성하여 사람 장기의 생리학적 반응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가노이드는 정밀 의료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유 대표는 "환자의 세포를 활용해 맞춤형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면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라며 "특히 암 환자의 경우, 종양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여러 치료 옵션을 미리 시험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는 희귀질환 및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atient-derived Organoid, PDO) 기술 적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유 대표는 "향후 의료기관과 제약사, 연구기관이 협력해 오가노이드 뱅킹을 구축한다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오가노이드 기술은 실험 대체 모델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신약 후보 물질을 평가하기 위해 대규모 동물 실험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간과의 생리학적 차이로 인해 실패율이 높다"면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재현성 높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오가노이드 기술은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환경 독성 연구 등 다양한 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유 대표는 “일부 기업들은 오가노이드 기반 비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실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동물 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이 필요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 기반 신소재 평가 솔루션 '오디세이(ODISEI)'를 통해 매출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 유럽 유명 동물대체시험 플랫폼 기업 '람다(Lambda Biologics GmbH)'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연구 및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람다는 유럽 최초의 세포 은행이자, 세계 3위 규모의 독일 'VITA34' 회장을 역임한 안드레 거스(Andre Gerth) 대표가 설립한 기업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동물대체시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국내외 수십 개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이경진 CTO.©약업신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안이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이경진 CTO는 "이번 첨생법 개정안 시행으로 오가노이드 치료제가 법적·제도적 지원을 활용해 연구 및 상용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임상시험 진입 기간이 단축되고 치료제의 효능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한층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2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베체트 장염 환자에서 ATORM-C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연구', '만성 방사선 직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ATORM-C 안전성 및 치료 효과 평가' 등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를 허가받았다. 같은 해 7월부터 환자들에게 ATORM-C 투여가 시작됐으며, 총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이경진 CTO.©약업신문

이 CTO는 “오가노이드는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이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새로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사람에게 적용되기 전 모든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오가노이드가 활용될 것이며,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플랫폼 ATORM(아톰)으로 △장(ATORM-Colon) △침샘(ATORM-Salivary) △자궁(ATORM-Endometrium) △간(ATORM-Liver)  4종을 확보했다.

한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는 4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3월 7일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3월 19~20일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 주식 수는 120만주, 희망 공모가는 1만7000~2만1000원으로 제시됐다.

'최첨단 기술 세미나 시리즈 IV: 오가노이드 기술 및 중개의학적 세포 치료 혁신' 현장.©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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