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요, 돼요?
FDA가 지난 13일 이른바 '모닝 애프터 필'로 불리우는 응급피임약 '플랜 B'(Plan B) 또는 '프리벤'(Preven)의 OTC 스위치 여부에 대한 최종결론을 고심 끝에 오는 5월까지 연기키로 결정해 뭇여성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응급피임약의 OTC 전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워낙 거세게 일고 있는 데다 정치적 압력까지 공공연하게 들어오고 있기 때문.
원래 이 문제에 대한 FDA의 심의는 이번 주 20일을 데드라인으로 검토되어 왔었다.
이와 관련, '플랜 B'의 제조업체인 바아 래보라토리스社(Barr)의 캐롤 콕스 대변인은 13일 "FDA가 좀 더 면밀한 검토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우리의 요청에 대한 결정을 90일 정도의 기간 동안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검토과제에는 '플랜 B'를 16~17세 안팎의 소녀들이 복용했을 경우의 안전성 등이 대상으로 포함되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13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바아의 주가는 13센트가 상승한 79.02달러로 마감됐다. 바아측은 위민스 캐피탈社(Women's Capital Corp.)로부터 '플랜 B'를 인수했던 메이커.
이에 앞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플랜 B'를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권고案을 찬성 23표·반대 4표로 통과시킨 바 있다. 그 같은 결정의 사유는 '플랜 B'가 안전할 뿐 아니라 낙태수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플랜 B'는 예기치 못했던 性 관계를 가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임신을 최대 89%까지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걸림돌은 주말이나 휴일의 경우 적기에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건네받기가 어렵다는 것.
반면 OTC 전환을 반대하는 이들은 안전치 못한 性 관계를 부추길 수 있고, (특히 10대 연령층의) 性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톨릭의사협회(CMA)의 존 브루찰스키 박사는 "10대 청소년들에게 '플랜 B'가 의사의 지도없이 사용된다면 매우 심각한 사태가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파 정치인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데이브 웰든 하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州)은 "부시 행정부가 응급피임약의 OTC 전환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피임지지단체의 하나인 美 가족계획협회(PPFA)의 글로리아 펠트 회장은 "FDA의 연기결정이 정치적 압력이나 이데올로기를 의식한 나머지 과학적인 근거를 외면한 처사"라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FDA의 스티븐 갤슨 박사는 "이번 결정은 정치적 압력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TC 전환 지지론자들은 "응급피임약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매년 3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예기치 못했던 임신을 절반 안팎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며, 낙태수술 또한 그 같은 예상으로부터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모닝 애프터 필'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州는 워싱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하와이, 뉴멕시코 등 5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