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에르비툭스' 마침내 FDA 승인
마케팅 파트너 BMS·獨 머크에도 희소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13 18:34   수정 2004.02.14 00:06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항암제 '에르비툭스'(Erbitux; 세툭시맙)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에르비툭스'라면 한때 '이레사'와 함께 '글리벡'의 뒤를 이를 기적의 항암제로까지 한껏 기대를 부풀게 했던 신약. 그러나 내부자 거래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 약물을 개발한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의 설립자가 구속되는 등 홍역을 톡톡히 치러야 했었다.

임클론社는 "직장결장암 치료제 '에르비툭스'가 FDA로부터 미국시장 발매허가를 취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허가취득 소식이 알려지자 전날 나스닥에서 23%나 급락하면서 43.10달러로 마감됐던 임클론株는 하루만에 46.97달러로 뛰어오르는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 발매권을 확보하고 임클론측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이 회사에 19억 달러를 지불키로 합의했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유럽시장 마케팅 파트너인 독일 머크 KGaA社도 모처럼 희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BMS의 경우 미국시장 매출액의 39%를 로열티로 제공할 것을 약속해 둔 상태.

이와 관련, FDA는 암세포들이 체내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진행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여하는 주사제 제형의 항암제로 '에르비툭스'를 발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사실 임클론측이 '에르비툭스'의 허가를 처음 신청했던 것은 2년 전인 지난 2001년의 일.

그러나 이 회사의 샘 웍슬 회장은 그해 12월 허가신청이 반려되자 다른 투자자들이 그 같은 사실을 인지하기 전에 보유했던 회사주식을 처분하려 했다가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있는 형편이다.

美 암학회(ACS)의 렌 리치텐펠드 박사는 "결장직장암이 지난해 미국에서만 14만7,5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등 암 사망원인 2위·암 발병순위 3위에 각각 올라 있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에르비툭스'를 찾는 환자들이 쇄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에르비툭스'의 약가가 한해 약제비로만 2만5,000달러 이상을 필요로 하는 노바티스社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과 엇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리치텐펠드 박사는 덧붙였다.

현재 임클론과 BMS측은 아직 '에르비툭스'의 약가수준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에르비툭스'는 대다수의 암세포들 속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의 일종인 표피증식인자(EGF)가 수용체들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항암제이다. 첫 허가신청이 반려된 뒤 임클론측은 BMS와 독일 머크가 진행한 추가임상 결과를 보완해 FDA에 허가신청서를 재접수시키고 지금까지 그 결과를 기다려 왔다.

추가임상 시험결과에 따르면 '에르비툭스'는 이리노테칸 등 다른 항암화학요법제들과 병용한 그룹의 23%와 '에르비툭스'만을 단독투여한 그룹의 11%에서 종양 부위의 크기를 절반 정도까지 축소시킬 수 있음이 입증됐다. 게다가 이 시험의 피험자들은 이미 다른 항암치료법으로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중환자들이었다.

그러나 FDA측 관계자들은 '에르비툭스'가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줄 수 있을지 유무에 대해서는 "이를 면밀히 평가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재니 몽고메리 스코트 증권社의 브라이언 라이 애널리스트는 "장차 미국시장에서 '에르비툭스'가 한해 10~15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에르비툭스'의 적응증에 비소세포 폐암 등이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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