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과대포장은 통하지 않는다."
美 증권감독위원회(SEC)와 FDA가 5일 제약관련株 투자자들을 보호하는데 목적을 둔 새로운 대안을 발표, 그 동안 애꿎게 피해를 당하고도 달리 호소할 곳을 찾기 어려웠던 '개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즉, 제약기업이나 생명공학기업·의료기기 메이커 등이 신약의 허가전망에 대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흘려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사례가 재발되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FDA와 SEC가 공동보조를 취하고 나선 것.
양측은 이날 "제약기업 등이 FDA에서 허가가 검토 중에 있는 후보신약에 대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부정확한(false) 정보를 흘리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02년 불거졌던 생명공학기업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의 내부자 거래 스캔들이 계기로 작용하면서 본격적으로 강구되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FDA의 마크 맥클렐런 커미셔너는 "앞으로 관련기업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해당기업에 대해서는 엄중한 징계(crackdown)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SEC가 증권 및 투자 관련법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맥클렐런 커미셔너는 "관련기업들도 이 같은 메커니즘을 유념하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 것인 만큼 징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 속출하지는 않을 것이며, 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FDA와 SEC가 이날 제시한 방안들을 보면 관련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FDA가 SEC측에 이를 신속히 보고토록 하고, 양측이 공히 이 문제를 신속하기 처리하기 위한 전담인력을 두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이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는 기업의 경우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집중적인 감독이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맥클렐런 커미셔너는 이번 조치가 특정한 전례로 인해 강구되기 시작한 것은 아님을 거듭 언급했다.
그러나 FDA가 관련기업들의 주가조작 행위를 척결해야 했다는 의지의 칼을 본격적으로 갈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임클론社의 스캔들이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견해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재 FDA는 제약기업이나 생명공학기업 및 의료기기 메이커들과 신약 또는 신제품을 허가절차를 진행 중일 경우 거의 대부분의 관련사항들을 '대외비'에 부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허가신청을 위해 제출된 정보들은 특허문제와 직결된 자료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자 근거.
따라서 허가가 검토 중인 신약 또는 신제품의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가는 과정에서 잘못된 자료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관련기업측에 책임이 있다는 추론이 가능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업측이 근거도 없으면서 장밋빛 낙관으로 일관하는 정보를 흘리는 행위에 대해 FDA가 이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대안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고개를 들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편 문제의 임클론社를 설립하고 이끌었던 샘 웍슬 회장이 지난 2001년 말 투자자들에게 내놓았던 자료는 가장 악의적인 케이스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웍슬 회장은 한때 화제의 항암제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에르비툭스'(Erbitux)가 첫 번째 허가신청에서 반려되자 그 의미를 극소화하면서 "허가절차가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FDA로부터 흘러나온 '대외비' 자료의 일부에 따르면 웍슬 회장의 발표내용이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가가 80% 이상 폭락했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기 직전 웍슬 회장은 자신과 지인들이 보유했던 회사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이 밝혀졌고, 결국 현재는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되어 콩밥을 먹고 있다.
임클론 파문은 당시 이 회사와 손을 잡았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던 것이 사실이다. BMS가 직면했던 위기에 한 원인을 제공한 암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
그 후 BMS는 경영자가 바뀐 임클론과 함께 체제를 정비한 뒤 지난해 8월 FDA에 '에르비툭스'의 허가를 재신청했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장직장암 치료제 신약으로 다시 한번 기대를 부풀리고 있는 '에르비툭스'는 이달 중순 경이면 FDA의 최종허가를 취득할 수 있을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