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치료제 우뚝 '노보 노디스크',덴마크 성장 좌지우지?
노보 의약품 판매 급증, 덴마크 수출 촉진-많은 외화 유입
엄격한 가격 통제 등 성장 방해 몇 가지 장애물 도사려
핀란드 빠진 함정,'노키아의 함정' 빠지지 않도록 경고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8-02 09:30   수정 2024.08.02 10:56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치료제를 앞세워 세계에서 가장 ‘핫’ 한 제약사 중 한 곳으로 부상한 노보 노디스크가 덴마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치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에 게재된 7월 30일자 기사를  정리해 2일  ‘이슈 브리핑’를 통해  내놨다. 

‘당뇨병 치료제:오젬픽’=TV 광고는 미국이 던킨을 먹는다고 농담하지만,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든 덴마크는 말 그대로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 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약물은 현재 소비자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널리 사용하고 있다. 

오젬픽은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입증되고 있다. 전 세계 매출은 2023년 한 해에만 60% 이상 증가했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2020년과 2022년 사이 오젬픽 및 유사 약물에 대한 처방이 4배 증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블록버스터 판매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너무 높아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오젬픽 지속적 부족 현상이 있었다. 

오젬픽 제조사인 덴마크 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열풍 결실을 거두고 있다.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주가는 새로운 정점으로 치솟으며,  2023년 말, Novo는 유럽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됐다.  그리고 그 부상(rise)은 덴마크 경제를 가려 한편으로는 많은 가치를 창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균형한 경제를 창출했다. 

 ‘덴마크: 제약국가’ = 화석 연료 추출이 경제를 지배하는 국가인 ‘석유 국가’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덴마크를 제약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노보가 현재 덴마크 경제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창출된 덴마크 일자리 5개 중 거의 1개가 노보에서 직접 창출됐다. 노보가 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예: 노보의 공급업체나 상점과 식당에서 돈을 쓰는 모든 부유한 노보 직원들)를 포함하면 덴마크에서 창출된 모든 민간 부문 비농업 일자리 거의 절반이 노보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욱이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은 제약 부문 기여가 없었다면 지난해  줄어들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회사는 거의 단독으로 국가를 불황에서 구해냈다.

노보 노디스크의 급성장은 덴마크 뿐만 아니라 훨씬 더 큰 경제 성장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덴마크 질병’=   경제학에서는 좋은 것을 너무 많이 가지면 때때로 나쁜 일이 될 수 있다. 사례 중 하나는 1960년대 네덜란드 경험에서 이름을 딴 네덜란드병(Dutch disease) 현상을 들수 있다. 실제 일부 경제학자들은 노보 노디스크 부상(rise)으로 덴마크 역시 이 질병을 앓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체중감량약이 덴마크 통화가치 및 금리에 미치는 영향’=실제로 노보의 의약품 판매 급증은 덴마크 수출을 촉진하고 덴마크에 많은 외화를 유입 시켰다.

 예를 들어, Novo 매출 대부분은 북미에서 발생하고,  그런 다음 Novo는 해외에서 벌어 들인 외화 상당 부분을 덴마크 크로네로 환전해 덴마크에서 직원 급여와 세금을 지불하며 덴마크에 공장을 확장하는 등 작업을 수행한다. 이는 크로네가 달러와 같은 다른 통화에 비해 가치가 상승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크로네는 덴마크가 환율을 유로로 고정하기 때문에 가치가 많이 증가할 수 없다. 

통화 강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덴마크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대응해야 했다. 

단스케 은행의 외환 시장 및 금리 전략 책임자인 옌스 네르빅 페데르센은 블룸버그에 " 체중 감량 약이 덴마크의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의 활동은 크로네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쳤지만, 중앙은행 개입은 크로네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고정 환율이 항상 네덜란드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덴마크는 지금까지 네덜란드병을 피할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다양한 상품을 계속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노보가 통화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노키아’ =덴마크 경제에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지배력은 덴마크가 몇 년 전 북유럽 이웃 핀란드가 빠졌던 것과 같은 함정, 즉 노키아의 함정(Nokia trap)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게 만들었다. 

전성기에 노키아는 핀란드 성장의 거의 4분의 1을 담당했고 핀란드 수출 20% 이상을 창출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서 후반에 걸쳐 노키아는 애플과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빼앗기기 시작했다. 동시에 세계 금융 위기가 닥쳤고 핀란드 경제는 휘청거렸다. 북유럽 이웃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핀란드 경제 쇠퇴는 더 가팔랐고, 위기 이후 회복은 훨씬 더뎠다.

노키아 몰락이 핀란드 경제를 몰락시켰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핀란드 경제연구소(Research Institute of the Finnish Economy)는 2008년에서 2014년 사이 노키아의 직접적 기여가 GDP 감소의 30% 이상과 고용 감소의 20%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 놀라운 성공 덴마크 경제 큰 도움…입안자들이 좋은 것을 너무 많이 가질 때 따르는 위험 이해해야 가능

‘노키아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노보가 조만간 노키아와 같은 붕괴를 겪을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노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몇 가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각국은 이미 노보의 의약품에 대해 더 엄격한 가격 통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노보의 오젬픽에 대한 특허는 10년 이내 만료 되는데, 이 시점이 되면 제네릭 의약품 제조업체와 경쟁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Novo가 성장을 멈추면 덴마크도 성장을 멈출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덴마크에 대한 노키아의 함정이다. 이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덴마크 기업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여 덴마크 경제 성장이 하나가 아닌 여러 회사에 의해 주도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으며, 특히 유럽의 침체된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노키아 함정 또 다른 측면은 덴마크가 노보의 성공을 경제 전체 성공과 동일시하는 현실에 안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핀란드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기 때문에, 덴마크 정책 입안자들은 ‘노보 효과(Novo effect)’에 의해 가려질 수 있는 근본적인 약점의 징후가 있는지 경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덴마크 통계청은 최근 제약산업 기여도가 있든 없든 GDP 수치를 발표했으며, 경제부장관은 최근 경제 보고서에서 제 약산업을 31번이나 언급했다. 덴마크 문제를 신중하게 다룬다면, 덴마크 문제는 좋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놀라운 성공은 물론 덴마크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만,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좋은 것을 너무 많이 가질 때 따르는 위험을 이해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