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지질저하제 메이커 '지존' 굳히기
에스페리온社 13억 달러에 인수 합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2-22 16:55   수정 2003.12.22 23:56
'리피토'와 토세트라핍(torcetrapib)에 'ETC-216'까지...

美 화이자社가 미주리州에 소재한 바이오제약 메이커 에스페리온 테라퓨틱스社(Esperion)를 약 13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로써 화이자는 장차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기대되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후보신약을 또 한가지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현재 베스트-셀링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와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인 토세라트립 이외에 에스페리온측이 개발해 온 주사제형 후보신약인 'ETC-216'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화이자측은 파마시아社를 인수함에 따라 이미 'ETC-216'에 대한 코마케팅권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에 놓여 있었다.

'ETC-216'은 "나쁜" 콜레스테롤値를 감소시키는 메커니즘의 약물인 '리피토'와 달리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지닌 후보약물로 현재 중간 단계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상태. 특히 심장동맥 내부에 생성된 혈전을 개선하는 기전을 지닌 유일한 약물이어서 이른바 '플라크-버스터'(plaque-buster)로 벌써부터 주목받아 온 미래의 기대주이다.

에스페리온측은 지난 11월 초 '美 의사회誌'(JAMA)에 공개한 논문에서 "임상 2상에서 'ETC-216'을 5주 동안 투여한 결과 혈관 내부의 지방성 플라크량을 4% 이상 감소시켰다"고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에스페리온측은 3종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후보신약들에 대한 초기단계의 임상시험도 진행해 왔다. 화이자측은 이들 후보신약도 덤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니드햄&컴퍼니 증권社의 마크 모네인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에스페리온을 인수키로 합의에 성한 것은 마치 손에 꼭 맞는 장갑을 찾은 격"이라고 평가했다. 에스페리온이 임상을 진행 중인 유망한 후보신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금껏 다른 제약기업과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했던 전례가 없어 최고의 인수 파트너로 이목을 집중시켜 왔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화이자측은 한 주당 35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35달러라면 나스닥에서 에스페리온株의 최근 20일간 평균 마감가격에 54%의 프리미엄이 얻어진 수준의 것이다.

게다가 에스페리온株는 'ETC-216'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됨에 따라 올들어 주가가 3배 이상 뛰어오른 상황이다.

에스페리온社의 로저 뉴튼 회장은 "화이자측이 보유한 연구력에 힘입어 'ETC-216'이 당초 예상되었던 오는 2008년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발매되어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인수작업이 완료된 이후 화이자의 계열사로 경영될 에스페리온社의 최고경영자로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이자社의 R&D 책임자인 존 라마티나 박사는 "환자들이 심장마비나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위급상황에서 'ETC-216'을 투여받을 수 있을 것이며, '리피토' 또는 토세트라핍과 병용투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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