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 KGaA社는 결장직장암 치료제 '에르비툭스'(Erbitux)가 스위스에서 허가를 취득했다고 1일 발표했다.
한때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폐암 치료제 '이레사' 등과 함께 기적의 항암제로까지 주목받았던 화제의 약물인 '에르비툭스'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스위스가 처음이다.
'에르비툭스'는 종양세포들의 표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고, 세포증식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을 지닌 항암제여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가 원개발사인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 Systems)에 거액을 건네고 코마케팅권을 확보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그러나 FDA가 자료미흡을 이유로 지난 2001년 12월 제출되었던 허가신청서를 반려하면서 머크 KGaA社는 물론이고 BMS와 임클론 등에까지 상당한 파장을 미쳤던 곡절많은 항암제이기도 하다.
이 중 임클론은 내부자 거래 의혹이 불거지고, CEO가 사임하는 등 엄청난 홍역을 치러야 했을 정도다.
머크 KGaA측은 '에르비툭스'가 한해 최대 2억5,000~5억 유로(3억~6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의 베른하르트 슈블레 회장은 "오늘은 암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잘 오펜하임 증권社의 페테르 두엘만 애널리스트는 "스위스 자체는 볼륨이 작은 시장에 불과하지만, 기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도 내년 중반경까지 잇따라 허가를 취득할 수 있는 교두보가 확보된 셈"이라며 이번 허가결정의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두엘만 애널리스트는 또 '에르비툭스'가 머크 KGaA측이 주력해 온 항암제 연구분야에 투자할 여력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로 머크 KGaA는 '에르비툭스'가 허가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최근 두달 동안 주가가 20%나 뛰어오른 바 있다. 항당뇨제 '글루코파지'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는 데다 후속 당뇨병 치료제와 항암백신의 개발이 조기에 성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머크 KGaA측에 '에르비툭스'가 그 만큼 중요한 존재임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
머크 KGaA는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에르비툭스'의 발매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임클론측과 코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으로 있다.
두엘만 애널리스트는 "폐암과 후두암 등의 적응증 추가가 뒤따를 경우 '에르비툭스'의 매출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에르비툭스'는 FDA에서도 전이성 결장직장암에 기존의 표준 화학요법제들과 함께 병용하는 약물로 허가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