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제약 '손실보전 조치'-도매 '발끈'
도매, ' 손실분 떠안을 가능성 많아'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1-24 17:51   수정 2003.11.25 08:32
정부가 최근 단행한 약가 인하와 관련, 인하를 당한 한 제약사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도매업계가 발끈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1월 13일자로 고시한 약가인하와 관련, 다국적 L제약사의 Z제품은 오는 12월 1일자로 2.5mg 39.9%, 5mg 21.5%, 7.5mg 19.4%, 10mg 14.05% 인하된다.

도매업계가 발끈하는 이유는 이 제약사가 "이러한 가격인하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에 따른 정책과 일종의 행동요령을 내놓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손실액을 도매업소로 넘기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실제 이 제약사는 도매업소에 보낸 공문을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약품은 11월말 이전에 처방돼 보험청구되는 경우에는 현행 가격을 적용받아 급여가 가능하다"며 " 그러나 11월말 이후에 청구되는 경우에는 인하된 가격이 적용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물량이 11월말 이전에 처방되고 보험청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 제약사는 또 "현행 정책은 재고를 되돌려 받지 못하게 되어 있고, 정부 조치를 통해 가격이 인하되는 경우 그 차액을 보상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며 " 이러한 점을 감안해 거래병원과 약국이 적절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매업계에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정책으로, 이럴 경우 손실액을 고스란히 도매업소가 떠안을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하며 발끈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도매상과 약국이 처방을 내는 것도 아닌데 11월말 이전 보험청구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처방이 안 나오면 의지와 상관없이 도매업소가 손실을 감수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 이 같은 조치는 도매업소와 약국을 무너뜨리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 이 같은 방침대로 진행될 이 품목은 도매업소와 약국에서 적자품목이 된다. 약가인하를 당한 다른 제약사는 몰라서 안하는가"고 말했다.

반품과 관련해서도 '반품시 상당부분을 제하고 일부분만 돌려주고 있다','지금까지도 비협조적이었다' 등 곱지 않은 시선이 표출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약가인하에 따른 반품 및 보상정책은 도매업소 뿐 아니라 약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약국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몇 년 전 미국의 한 약사잡지 조사에서 이 제약사는 약국에서 제품을 반품하기를 원하면 가장 쉽게 돌려보낼 수 있고, 또 이에 대한 값어치를 따져서 수표로 정확하게 보내주는 등의 반품정책으로 미국의 약사들에게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제약사중 한 곳으로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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