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X 2023] 韓 '바이오 강국' 명성 무색…위기 회복지수 22국 중 12위
5위 싱가포르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산업 육성…대규모 투자유치 이어져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7-14 06:00   수정 2023.07.14 16:15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위기 극복 능력이 22개국 중 12번째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강국’이란 명성이 무색한 순위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해 싱가포르의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싸이티바 최준호 대표는 13일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2023’에서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약업신문

싸이티바 최준호 대표는 13일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코리아(BIX ) 2023’에서 22개국 1250명의 제약바이오 기업 임원진과 전문가들이 자국 제약바이오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회복지수’를 발표했다. 회복지수(Resilience Index, 회복탄력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산업에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안정된 상태를 되찾는 정도를 말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BIX 2023은 12~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조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계열사인 리서치기관 롱지튜드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접어든 1~2월 진행했다. 심층 인터뷰에는 국제백신연구소 제롬 킴 사무총장, NIBRT(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 길리안 오 드리스콜(Killian O’Driscoll) CCO 등이 참여했다. 

회복지수 항목별 평가는 △공급망 회복력 △인적 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 및 규제 다섯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됐다.©싸이티바

회복지수 평가는 △공급망 회복력 △인적 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 및 규제 다섯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회복지수가 높을 수록 산업이 골고루 발전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제약바이오 회복지수 순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로 나타났고, 한국은 22개 조사국 중 12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평가 기준이 상대적으로 상향됨으로써 회복지수 결과는 2021년 대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회복지수 하락에 선방하며 5위를 기록, 전체 조사국가 중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상위권 국가는 스위스, 미국, 영국, 스웨덴, 싱가포르 순이며, 제약 강국으로 손꼽히는 일본은 한국 보다 한 단계 높은 11위, 중국은 15위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제약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최대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 준다. 또 40년간 평균 기본 법인세율인 17%보다 더 낮게 책정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강력한 제약바이오 육성 정책이 이번 회복지수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최 대표는 분석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 OECD 평균은 21.2%로, 싱가포르의 법인세 혜택은 매우 파격적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롭게 싱가포르에 투자 및  진출을 밝힌 기업이 다수 증가했다. CDMO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7월 싱가포르에 대규모 제조소 및 R&D센터 건설 계획을 밝혔다.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싱가포르에 10년 간 14억 달러(약 1조78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빅파마 프랑스 사노피도 같은 해 4월 아시아지역 백신 공급 요충지로 싱가포르를 택했다. 사노피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4억3400만 달러(약 5500억원)를 투자, 동시에 최대 4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소를 건설 중이다.

이 외에도 일본 다케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해 유명해진 독일 바이오앤텍(BioNTech)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새롭게 싱가포르에 진출 및 투자를 했다.

싸이티바 최준호 대표가 인천 송도에 싸이티바 APAC 패스트트랙 센터(Fast Trak Center)를 소개하고 있다.©약업신문

최 대표는 싱가포르의 회복지수 선전과 대규모 투자 유치 배경으로 △제약바이오 기업 친화 정책 및 규제 완화 △전문 인력 △대규모 R&D 투자를 꼽았다. 최 대표는 “싱가포르는 제약바이오 수출 분야에서 수입 관세를 유예하는 등 강력한 세재 혜택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특히 이 분야 인력확보를 위해 ‘Tech Pass’ 비자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가족 동행 및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선 싱가포르의 풍부한 제약바이오 인력이 회복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싱가포르의 응답자 73%는 인재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특히 많은 인원이 필요한 제조소에서 GMP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충분한 편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국내의 경우 제약바이오산업 최대 문제점으로 인력 부족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과 비교된다. 

최 대표는 “제약바이오산업을 국내 근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속가능한 정책적 지원, 성장 전략, 일관된 실행안이 필요하다”면서 “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싸이티바는 연구개발, 바이오 공정, 세포 및 유전자 치료법, 바이오 의약품 등 생명과학 분야 전 과정에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최근 폴 생명과학과 통합하고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싸이티바는 현재 인천 송도에 APAC 패스트트랙 센터(Fast Trak Center) 운영을 통해 바이오 인재 육성, 공정 개발 서비스, CDMO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