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제약사들 비용 증가로 헛심
화이자·와이어스 등 3/4분기 경영실적 공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0-23 18:13   수정 2003.11.13 13:22
장사만 잘했으면 뭐하나!

미국의 주요 제약기업들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3/4분기 경영성적표를 손에 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3/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한 화이자, 와이어스, 쉐링푸라우, 머크, 일라이 릴리 등이 대부분 각종 비용지출로 인해 기대치를 밑돌아 결과적으로 헛심만 썼던 것으로 분석된 것.

그나마 화이자와 와이어스는 올초 예상되었던 실적을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쉐링푸라우는 프레드 핫산 회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로 환콜탈태(turnround)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간판품목 '클라리틴'의 특허만료·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향배가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됐다.

회사별로 보면 화이자의 경우 파마시아를 통합하는 데에 따른 비용지출이 전체 실적에도 다소 그림자를 드리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인 것은 통합에 따른 중복품목 조정작업이 완료되었음이 최근 발표되었다는 점.

통합과 구조조정에 소요된 비용을 제외할 경우 화이자는 3/4분기에 순이익이 48% 증가한 36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47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년동기의 순이익은 24억5,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39센트였다.

그러나 화이자측은 "통합작업에 따른 비용지출로 인해 4/4분기 주당순이익은 당초 예상치에 비해 3센트가 줄어들면서 올해 전체의 주당순이익 1.73달러 달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화이자측은 또 "비용증가 요인들을 포함할 경우 순이익은 오히려 27% 감소한 22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29센트로 집계되어 전년동기의 순이익 24억5,000만 달러, 주당손이익 38센트를 밑돌았다"고 덧붙였다.

와이어스는 매출실적만 놓고 보면 가장 두드러진 수준의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 비만치료제 펜-펜(fen-phen; 펜플루라민-덱스펜플루라민) 소송이 여전히 무거운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음이 재확인됐다.

3/4분기에 순손실 4억2,600만 달러, 주당순손실 32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난 것. 전년동기의 순이익 14억 달러, 주당순이익 1.05달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 수치인 셈이다.

그러나 소송비용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와이어스는 순이익 8억7,360만 달러, 주당순이익 65센트를 기록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만 놓고 보면 와이어스는 항우울제 '이펙사', 속쓰림 치료제 '프로토닉스', 류머티스 고나절염 치료제 '엔브렐', 폐렴 예방백신 '프리베나' 등의 호조에 힘입어 3/4분기에 13%의 신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와이어스는 펜-펜 소송을 계속 진행하거나, 일부를 타결짓기 위해 20억 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소송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아직도 추가적인 비용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까지도 이미 와이어스는 펜-펜 소송에 13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 형편.

펜-펜은 다이어트 약물로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던 '리덕스'(덱스펜플루라민)와 '폰디민'(펜플루라민)을 복합투여하는 형태의 제형을 지칭하는 말. 한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펜-펜을 펜터민이라는 이름의 식욕억제제와 함께 칵테일 제형으로 복용했었다.

그러나 6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펜-펜 복용자들 가운데 일부에서 심장판막에 이상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불거지자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와이어스의 옛 이름)는 지난 1997년 리콜 조치를 취했었다.

쉐링푸라우는 순손실 2억6,500만 달러, 주당순손실 18달러라는 3/4분기 성적표를 남겨 전년동기의 순이익 4억2,900만달러, 주당순이익 29센트와는 확연한 실루엣을 이루었다.

이 회사 역시 문제는 당국이 일부 생산공정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 조사작업과 관련한 소송비용(litigation reserves). 소송비용을 제외하면 주당순이익 6센트는 가능한 수치였다는 지적이다.

쉐링푸라우는 몇 년째 美 뉴저지州와 푸에르토리코 소재 생산공장의 품질관리 미흡문제가 걸림돌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머크는 3/4분기 순이익 18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82센트를 기록하는 등 전년동기의 순이익 18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83센트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실적을 보였다. 이로써 머크는 2년 연속으로 이익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 됐다.

이에 따라 머크는 4,400명 규모의 인력감원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일라이 릴리는 2003 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을 2.58달러로 조정했다.(refined)

생산공정상의 문제점 돌출로 유망한 신약의 발매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 감안된 결과.

그럼에도 불구, 릴리는 당초 월街에서 제시했던 3/4분기 예상실적인 순이익 7억1,400만 달러, 주당순이익 66센트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7억1,400만 달러라면 전년동기에 비해 4%가 증가한 수준의 호실적이다.

매출도 31억4,000만 달러에 달해 13%의 플러스 성장을 구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달러貨 약세에 따른 요인을 감안할 경우 매출증가율은 10%로 한자리수를 겨우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