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 악조노벨 그룹, 오가논 품을까 烹할까?
"헐값에 처분은 안돼" 신중한 움직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0-22 17:15   수정 2003.10.22 23:55
네덜란드系 종합화학그룹 악조노벨(Akzo Nobel)이 진행 중인 구조개편 과정에서 제약사업부인 오가논의 향배가 어떤 형태로 귀결될 것인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악조노벨 그룹은 기업집단(conglomerate) 체제를 이루고 있는 현행 회사구조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올초 5억 유로 규모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단행키로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한스 위저스 회장은 지난 봄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오가논이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음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악조노벨측은 21일 "오가논을 서둘러 분사할(spin-off) 경우 자칫 헐값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혀 한걸음 물러서는 듯한 인상을 던졌다.

위저스 회장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질적인 성과(pragmatic)를 도출하기 위해 회사의 구조를 개편하려는 것이므로 체제개편의 1순위를 계속 제약사업 부문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악조노벨측이 결국은 아스트라제네카社나 노바티스社의 전례에 따라 화학사업 부문과 제약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추정해 왔다.

한편 오가논은 20일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세나핀(asenapine)의 공동개발 및 코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화이자社와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위저스 회장은 "파트너십 관계구축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은 오늘날 제약업계에서 전형적인 방식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가논을 독자적인 제약기업으로 육성하려 할 경우 자칫 탐욕스런 상어에게 잡아먹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위저스 회장은 "화이자와 손잡은 것은 오가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로드맵(roadmap)의 신호탄격"이라고 덧붙여 발언배경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같은 위저스 회장의 발언은 오가논이 현재 임상 3상 단계까지 연구가 진전되어 있는 신약후보만도 5개에 달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자연히 공룡급 제약 메이커들과 추가적인 파트너십 관계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재상황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

따라서 악조노벨측이 메이저 제약기업들 가운데 제휴선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아예 오가논을 인수할 적절한 파트너 찾기까지 병행할 수 있으리라는 가상 시나리오는 상존하는 '경우의 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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