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합병증 우려되는 당뇨병…"SGLT-2에 집중하라"
증가하는 3040 당뇨병환자, 혈당·심장·신장 조기 관리 필요…심뇌혈관질환 최대 1.56배↑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1-15 06:00   수정 2022.11.15 06:01

국내 당뇨병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강력하고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를 초기부터 사용해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022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2019~2020 통합데이터에서는 30대 이상 성인에서 526만 명이 당뇨를 앓고 있으며, 30대 24만 명, 40대 68만 명으로 3040에서만 100만 명이 당뇨환자다.
 
아직 당뇨로 확진을 받지는 않았지만,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30세 이상의 성인은 10명 중 4명에 해당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내 전체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97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심각한 수준이다. 통합데이터에서는 30대에서만 208만 명이 당뇨병 전 단계에 있다며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뇨병 팩트시트에서는 당뇨병을 앓고 있을 경우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약 1.55배 높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심뇌혈관질환 1.56배 △암 1.3배 △심근경색 1.59배 △허혈성뇌졸중 1.7배 △심부전 1.51배 △말기신질환 4.95배 등 당뇨병 환자의 경우 주요 혈관합병증이 증가함에 따라 관리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심장이나 신장질환과 같은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뇨병전단계 및 초기부터 CRM(Cardiovascular-Renal-Metabolism) 패러다임을 고려한 적극적인 관리 및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CRM 치료는 혈당 관리와 더불어 심장, 신장을 통합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 환자들이 심장질환 및 신장질환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SGLT-2 억제제 ‘자디앙’이 심혈관계 사망 감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신장질환 발생 위험 감소 등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 하면서부터다.
 
자디앙은 EMPA-REG OUTCOME 임상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증으로 정의되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전체 발생 위험을 14% 감소시킨 것을 확인했다. 이 외에 심혈관계 관련 사망은 38%,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32%, 심부전에 따른 입원 위험은 35% 감소시켰다.
 
김미경 계명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지난 달 7일 진행된 ‘국제당뇨병학술대회(ICDM 2022)’를 통해 “당뇨병은 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 관련 합병증의 위험이 큰 만큼 당장 심혈관계 질환이나 신장질환을 동반하지 않더라도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며 “SGLT-2 억제제는 2형 당뇨병과 심부전, 만성콩팥병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질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에서 CRM 통합 관리 및 치료 혜택을 보여주면서, 국내에서의 SGLT-2 처방률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병학회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처방은 2015년 2.4%에서 2019년 10.8로 증가했으며, 2019년 기준 SGLT-2의 첫 약제 처방률은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기능이 악화돼 말기 신장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혈액 투석이나 신장 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신장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학회에서도 신장 관리를 위해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진단 후 적어도 1년마다 알부민뇨 배설량과 사구체여과율을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알부민뇨가 있거나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 및 신장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했다.
 
현재 국내에서 심박출률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만성심부전 치료제는 지난 5월 최초로 적응증 허가를 받은 자디앙이 유일하다. 자디앙의 경우 만성콩팥병 환자 치료제로써도 효능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디앙 정 제품 이미지

자디앙의 경우 EMPA-REG OUTCOME 하위 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을 가진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표준치료제와 병용 투여 시 위약 대비 신장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39% 감소기키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2형 당뇨병에서 신장애 환자에 대한 투여 기준이 완화되면서 환자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에는 사구체 여과율(eGFR)이 60ml/min/1.73m2 미만인 2형 당뇨병 환자는 자디앙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했지만 완화된 기준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45 ml/min/1.73m2인 환자까지 표준요법에 자디앙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만성 심부전을 앓고 있는 신장애 환자라면 사구체 여과율이 20 ml/min/1.73m2 이상일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당뇨병 동반 여부에 관계없이 만성콩팥병 환자의 신기능 악화와 심혈관계 사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EMPA-KIDNEY 3상 임상 연구가 중간 평가 결과 1차 평가 변수를 충족하며 조기 중단돼 만성콩팥병 치료제로서 확장을 앞두고 있다.
 
EMPA-KIDNEY 임상 3상은 현재까지 6600명 이상의 환자를 등록해 SGLT-2 억제제의 만성콩팥병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임상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SICEM 2022)에서 연자로 참여한 김상용 조선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자디앙은 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혜택, 환자의 신장 기능 악화 지연 혜택을 보이는 치료제”라며 “특히 당뇨병 환자의 약 40%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을 보호하고 신장 질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초기부터 SGLT-2 억제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최근 SGLT-2 억제제가 심박출률에 관계없는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넘어서 만성심부전에서도 주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박출률에 무관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부전 전단계 환자부터 적극적으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한다면 심부전 예방과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당뇨병과 심장질환, 신장질환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환자의 개인별 특성에 따른 치료와 관련 의료진들의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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