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州 샌라파엘에 소재한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社(BioMarin Pharmaceutical)는 자사의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Roctavian: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이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중증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취득했다고 24일 공표했다.
‘록타비안’은 제 8혈액응고인자 저해제를 사용한 전력이 없고,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혈청형 5(AAV5)에 대응하는 항체가 검출되지 않은 성인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관문을 통과했다.
EU 집행위는 이와 함께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이 ‘록타비안’의 ‘희귀의약품’ 지위를 유지토록 권고한 결정을 지지했다.(endorsed)
이에 따라 ‘록타비안’은 유럽시장에서 10년 독점발매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EMA는 기존의 치료제들을 고려해 볼 때 ‘록타비안’이 중증 A형 혈우병의 영향을 받는 환자들에게 괄목할 만한 유익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권고를 내놓았던 것이다.
A형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1회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록타비안’은 지속적인 혈우병 예방을 진행할 필요없이 체내에서 제 8혈액응고인자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성 유전자(functional gene)를 공급해 주는 기전으로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들과 관련한 환자들의 치료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형 혈우병 환자들은 혈액응고에 필요한 단백질의 일종인 제 8혈액응고인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의 70여개 국가에서 중증 A형 혈우병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는 성인들은 20,00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8,000명 정도의 성인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들이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이 진출해 있는 유럽 내 24개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EU 이외에 중동, 아프리카 및 중남미 각국에 거주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환자 지정판매를 통해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독일 본대학 부속병원 실험혈액학‧수혈의학연구소 및 혈우병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인 요하네스 올덴부르크 교수는 “EU에서 ‘록타비안’이 승인받은 것은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의료상의 혁신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면서 “치료제 선택내용에 환자를 수 년 동안 출혈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1회 주사제가 포함되면서 환자와 의사 사이의 대화 폭을 한층 확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말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이번에 허가된 유전자 치료제가 환자들의 출혈횟수를 괄목할 만한 데다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주는 효과가 입증되면서 환자들을 정기적으로 치료제를 주입해야 하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는 가능성은 상상만으로도 대단히 고무적인 부분이라는 말로 올덴부르크 교수는 의의를 강조했다.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社의 장-자크 비에네메 대표는 “유럽에서 ‘록타비안’이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의료계의 역사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이자 거의 40년만에 이루어진 과학적인 발견, 혁신 및 인내의 기반 위에서 가능할 수 있었던 개가”라면서 “우리는 EU 집행위원회가 최초의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라는 ‘록타비안’의 가치를 인정해 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혈장애 치료에 관한 의료인과 환자 커뮤니티의 사고(思考)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이는 위업을 EU 집행위가 높이 평가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록타비안’의 임상개발 프로그램에서 확보된 괄목할 만한 자료를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결정한 것이다.
이 시험은 2년 동안 이루어진 글로벌 임상 3상 ‘GENEr8-1 시험’을 포함해 지금까지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해서 가장 폭넓게 진행된 시험례이다.
시험을 진행한 결과 평균 연간 출혈횟수(ABR)와 평균 연간 제 8혈액응고인자 수혈횟수를 포함해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인 출혈 제어효과가 입증됐다.
그 뿐 아니라 이 자료에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2상 확장시험에서 각각 6e13vg/kg 및 4e13vg/kg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5년 및 4년 추적조사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좀 더 폭넓은 환자 커뮤니티 및 EMA 측과 긴밀한 협력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조건부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시간일정이 정해진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시험 건들로부터 도출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이들 시험은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의 최대 규모 임상자료 패키지를 근거로 치료의 유익성이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상회함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례이다.
현재 진행 중인 ‘록타비안’의 임상시험 건들로부터 추가로 확보되는 자료의 내용에 따라 조건부 허가 지위에서 표준승인으로 지위가 전환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진행 중인 시험 건들 가운데는 본임상 3상 ‘GENEr8-1 시험’에 등록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조사와 예방을 목적으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함께 ‘록타비안’을 사용한 환자들에게서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 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효능 및 안전성 평가시험 건은 현재 피험자 충원이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은 EU 내 환자 수가 10,000명당 5명 이하로 나타나고, 생명을 위협하거나 만성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희귀질환들을 치료하는 의약품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허가를 취득했을 때 10년의 독점발매권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미국에서도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들에게 ‘록타비안’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세를 집중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까지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록타비안’의 허가신청서를 재차 제출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통상적으로 재차 허가신청서가 제출되면 심사절차가 진행되는 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 측은 심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이루어질 자료 판독(read-out) 횟수를 근거로 3개월 정도가 더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