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BMS에 비판적인 애널리스트들조차 최소한 이 회사의 제품 파이프라인이 유망하다는 점에 관한 한, 별다른 이견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사실 상당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1990년대 말부터 회사의 얼굴격 품목으로 손꼽히던 블록버스터 제품들이 속속 특허만료에 직면함에 따른 매출잠식으로 시련기에 직면해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올들어 현재까지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제약업종은 전체적으로 2%가 뒷걸음질쳤다. 최근들어 하향세가 두드러진 업종으로 손꼽힐 정도.
그런데 이토록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유독 BMS의 주가는 올들어 10%가 상승, 믿기 어려운(unlikely) 호조를 보이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현재진행형'인 메이저 제약기업들 중에서도 한 가운데에 자리해 있던 BMS가 말이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BMS가 회복기의 초기단계에 진입해 있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BMS가 한 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던 터널에서 가까운 미래에 출구를 찾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에버그린 헬스케어 펀드의 류 어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앞으로도 중기적으로는 몇가지 문제점이 돌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지만, 향후 1년 이내에 BMS는 획기적인 전기(momentum)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또한 현재의 25달러대에서 30달러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첸 매니저는 예상했다.
이처럼 월街에서 BMS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보다 유망한 이 회사의 제품 파이프라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장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AIDS 치료제 '레야타즈'(Reyataz),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Abilify), 항암제 '에르비툭스'(Erbitux) 등 '빅 3' 신약들이 FDA의 허가를 취득하거나, 이미 발매를 승인받고 시장데뷔를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빅 3' 신약들이 기존 간판품목들의 특허만료로 인해 빚어졌거나, 앞으로 발생할 매출잠식분을 충분히 커버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들어 특허보호기간이 종료되었거나, 만료가 임박한 BMS의 발매품목들은 항고혈압제 '모노프릴'(Monopril), 항우울제 '설존'(Serzone), 난소암 치료제 파라플라틴(Paraplatin)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또 BMS가 '빅 3' 이외에 임상 초기단계까지 연구가 진전되어 있는 유망 신약후보물질이 한 둘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가령 항암제 에포틸론(epothilone), 새로운 개념의 당뇨병·대사장애 치료제 '이중 PPAR 길항제' 등은 임상 3상에 진입했을 정도.
이밖에 B형 간염 치료제, 광범위 항생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이식수술시 면역거부반응 억제제 등도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BMS측에 표정관리의 필요성을 주지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다소 시각을 달리하는 이들도 전혀 없지는 않다.
번스타인 리서치社의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리차드 에반스는 "내년 초쯤 BMS가 마진압박이라는 악재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BMS의 제품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그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빅 3'로 기대되는 신약들 가운데 지난해 11월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아빌리파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같은 계열에 속하는 약물 가운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장 올해에 2억5,000만 달러 정도의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첸 매니저는 "장차 '아빌리파이'가 한해 30억 달러대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타임스퀘어 에셋 매니지먼트社의 웨이동 황 부회장은 "향후 '아빌리파이'가 일라이 릴리社가 발매 중인 '자이프렉사'의 마켓셰어를 상당부분 잠식해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BMS가 임클론社(Imclone)와 공동개발을 진행해 온 '에르비툭스'의 경우 스캔들까지 일으키며 부담을 안겨주었던 암적 존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그러나 첸 매니저는 "항암제 '에르비툭스'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라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단언했다. 최소한 한해 10억 달러대에서 최고 25억달러 수준까지 도달 가능한 품목이라는 것.
'에르비툭스'가 최종허가를 취득할 경우 오랫동안 BMS를 괴롭혔던 통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첸 매니저는 비유하기도 했다. 현재 '에르비툭스'는 임클론의 유럽시장 파트너인 독일 머크 KGaA社가 진행한 보완시험 자료를 근거로 지난달 15일 FDA에 허가신청서가 재접수된 상태이다.
AIDS 치료용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로 이미 지난 6월 허가를 취득했던 '레야타즈'와 관련해서도 올해에만 최대 5,000만 달러의 매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귀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