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접근성 좋은 의원서 빠른 치료가 우선”
치료 방치하면 수명 단축 가능성…기존 주사제 대비 경구제 치료효과 우월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5-24 06:00   수정 2021.05.24 06:42
가장 최근에 국내에서 허가된 류마티스 치료제는 JAK 억제제 계열 신약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로 작년 11월 기존 치료 요법 대비 개선된 임상적 증상 완화 및 통증 개선 효과를 입증된 바 있다. 이제는 주사로 치료하는 방식에 넘어 간단히 경구약으로도 류마티스 관리가 용이해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류마티스내과의사회 회장 한양류마엄완식내과 엄완식 전문의에게 1차 의료기관에서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전략과 함께 JAK억제제/경구제를 통한 치료 전략 등에 대해 견해를 듣고자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서면 인터뷰방식으로 진행했다.



Q1. 안녕하세요.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하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얻는 관절염과 연관지어 생각하기 쉽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떤 질환입니까?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전신 질환입니다.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인해 관절의 연골 손상과 골 미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을 시 통증과 피로감, 우울 증상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심한 질병 상태로 인해 수명이 단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잘 알려진 골관절염과 혼동하기 쉬우나 골관절염은 일반적으로 무릎 관절에 잘 발생하는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과 발의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염증이 나타납니다. 또한, 전신적인 증상이 없는 골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은 피로감과 발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 전신적인 증상이 동반됩니다. 골관절염은 아침에 주먹이 잘 쥐여지지 않고 뻣뻣한 조조강직 증상이 20~30분 내로 풀어지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1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것도 두 질환의 다른 점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은 관절 침범 양상, 류마티스 인자 혹은 항CCP 항체 검사, 적혈구침강속도 및 C-반응단백 등 급성기 반응 물질 검사, 증상 지속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치화하고, 그 총점이 6점 이상일 경우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으로 의심될만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전문의를 주치의 개념으로 생각하면서 1차 의료기관에서의 관리를 효과적인 치료 여정으로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환자가 더욱 편하게 방문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추적 검사와 관찰, 상담이 용이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Q2. 류마티스에는 무엇보다도 빠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단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류마티스에는 어떤 치료제가 적용되나요? 이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궁금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진단 후 가능한 빨리 항류마티스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류마티스제제 처방 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치료제는 메토트렉세이트(MTX)로, MTX는 효과가 좋고 모니터링이 용이하며 심각한 독성이 드문 약제입니다. MTX는 아데노신을 증가시켜 림프구, 단핵구, 중성구의 표면에 있는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여 염증 과정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이상적인 치료 목표는 염증과 관련된 질환의 증상과 징후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관해(Remission)’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MTX 단일요법은 효과적이지만, MTX 단일요법만으로는 관해에 도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 질병 조절이 충분치 않다면 다른 항류마티스제제를 병용 투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MTX는 백혈병 등 암 치료에도 사용되는 강한 약물이라 식욕감퇴, 오심, 구내염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MTX에 부작용이 있거나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레플루노마이드나 설파살라진 등 다른 항류마티스 약제가 사용됩니다. 

Q3. 항암제 약물인 MTX를 류마티스에 먼저 적용하게 되는군요. 1차 치료 이후 만약 예후가 좋지 않다면 그밖에 제시되는 치료요법은 어떤 내용이 있는지요?

MTX를 포함해 두 종류 이상의 항류마티스제제로 6개월 이상 치료 시에도 질병 활성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 억제제의 병용이 고려됩니다. JAK와 생물학적제제의 가장 큰 차이는 투약 방법입니다.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 JAK 억제제는 경구 복용이 가능한 약제이지만 생물학적제제는 정맥 혹은 피하 주사를 통해서만 투약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JAK억제제 중 최근 허가와 급여를 받은 린버크의 경우, MTX와 병용 요법 기준으로 가장 대표적인 생물학적제제이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표준 요법인 아달리무맙과 MTX 병용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임상적 관해 도달율 및 우월한 통증 감소 효과를 입증해 2차 치료요법으로 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린버크는 MTX 외 다른 csDMARD와도 병용이 가능한데,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에서 린버크+csDMARD 병용요법은 위약 병용군 대비 ACR20 도달율(12주차, 65% 대 28%; p<0.001), 신체 기능(HAQ-DI, -0.41 대 -0.16, p<0.001) 등의 개선이 확인된 점도 2차 치료 요법으로 고려할만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JAK 억제제 간 차이에 대한 비교 임상연구는 없습니다. 

Q4. JAK억제제는 경구약으로 기존의 주사제에 비해서 더 높은 효과가 입증됐다니 흥미롭습니다. 류마티스 치료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텐데 한편으로 검사나 약물 치료와 같은 의료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워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보니 검사비나 약제비가 부담스러워 류마티스내과 방문을 주저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발병 후 2년 내 진단을 받고 이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예후가 좋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의료인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사실 류마티스관절염은 산정특례 대상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혈액검사에서 류마티스 관련 혈청검사 양성을 보이는 류마티스관절염(질병코드 M05기준)은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고시’에 따라 해당 상병 및 관련된 합병증으로 진료를 받을 시 요양급여비용총액의 10%만 본인(약제비 한달에 약 6만원 꼴)이 부담하면 됩니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차액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산정특례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비급여로 안내된 진료를 받거나 1인실 등에 입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위한 약제비 부담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Q5. 류마티스 치료 자체에는 비용부담 비중이 낮은 편이군요. 주로 류마티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환자에 따라 선호하는 치료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여성 환자가 전체의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기준 국내 환자를 연령별로 따져보았을 때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60대(만 60~69세) 환자가 3만8,89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50대(만 50~59세)가 3만4,413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고령자의 경우 질병 활성도가 높게 유지되고, 뼈와 관절의 파괴가 빠르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도 더 많이 동반되는 등 비교적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진료시마다 질병 활성도를 평가해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 치료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장애나 신장애를 가진 환자의 경우 JAK 억제제 사용 시 용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린버크처럼 기존의 JAK 억제제와 달리 별다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아 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의 관해 도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가 도입되는 등 보다 정교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Q6. 나이든 여성분들이나 타 질환을 가진 경우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수님은 류마티스 치료에 관해 대학병원부터 1차 치료기관(의원)까지 다양한 치료환경에서 환자들을 보신 경험이 있으신데요. 경험하신 바 류마티스 관리에 각 기관마다 차이가 있을까요?

암 등의 질환과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은 관해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등으로 반드시 전원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약제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차 의료기관은 지역 사회 내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곳도 많아 만성질환을 관리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류마티스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원 등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 및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시 1차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TX나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관해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인 DAS28, SDAI, CDAI, Boolean 모두에서 기존 치료요법 대비 유의하게 개선된 관해 달성율을 입증한 린버크 등 JAK 억제제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도 당뇨, 고혈압 등처럼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입니다. 항류마티스 약제를 중단할 시 재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어 대부분의 경우 항류마티스제제 치료를 지속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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