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법 시행 시한이 임박해 오고, 일부 시행령, 시행규칙이 입법예고 되고 있는 시점에서 각계의 입장 차에 따라 인체시험 및 독성관리, 신고범위 등에서 입장 차가 명확하게 갈라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법 하위법은 기존 시장을 전면 재편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업계간, 부처간의 이견이나 쟁점이 많아 시행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이 법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어서 유사한 갈등 양상들을 나타 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약대 교수 VS 건식 업계
생약학교수협의회는 지난 4일 숙명여대에서 회의에서 건강기능식품법 발효에 따른 교수협의회의 자세 및 대처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건식 원료로 공전에 수재 된 152품목의 생약원료의 삭제를 요구하고 교수협 자체적으로 독성 및 식용불가에 대한 연구를 실시해 대응해 가기로 결정했다.
건식 업계와 식품계에서는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돼 식품공전상에 수재되어 있던 생약원료들을 건식 공전에 수록한 것일 뿐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일뿐 아니라, 미국 등의 사례처럼 생약원료 사용에 대한 규제를 더욱 완화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의대 교수 VS 건식 업계
인체시험에 있어서 의대 교수들은 제약에 준 하는 임상실험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 법의 취지가 소비자보호를 위한 것이라면 제약수준의 임상실험과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건강기능식품만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까다로운 병원 내 인체실험 규정에 맞춘 건강식품만이 이 법의 취지에 맞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반면 업계에서는 의약품과 달리 기능식품의 인체 실험의 경우 효능의 크기가 작아 용량을 결정하기가 어렵우며, 효능이 나타나는 시기가 길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의약품과는 다른 장기간의 관찰을 요해 별도의 임상규정이 필요하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약사 VS 의사
병·의원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복지부가 정하는 시설을 갖추고, 광역자치단체에 신고를 해야 된다. 복지부가 정하는 시설이란 별도 영업소를 두고, 전문 진열대와 판매대를 반드시 갖춰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
반면 약국이 다른 상품과 함께 건강식품을 진열·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인매장, 백화점, 슈퍼 등과 함께 신고 예외지역으로 묶여 따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는"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건강식품을 판다는 것에서 차이가 없는데 왜 의사는 건강식품을 팔 때 신고를 해야하고 약사는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약사들의 반발을 우려한 '봐주기 행정'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한 식약청 관계자는 "이 법은 일정한 영업장소가 아닌 곳에서 판매원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권유하는 방문 판매업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한 법이다. 약국에서 건강식품을 판매 시 의약품으로 오인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병·의원에서 판매시 의약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기업, 제약회사, 주요 바이오벤처 VS 중소 바이오벤처, 업체
그 동안 인체시험불가를 주장하고 있던 주요 바이오 벤처 업계들이 최근 임상가교시험 도입, 독자적인 인체시험실시 등으로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법 추이에 따라 소요비용이 큰 임상시험을 하지 못하는 소규모 바이오 벤처, 영세업체와 임상시험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대기업, 주요 바이오 벤처 업계간의 갈등 상황도 예상된다.
또한, 이 법 시행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는 건강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약회사들도 임상실험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상센터 설립 준공을 앞 둔 한 바이오 벤처 업계 관계자는 "과대광고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이 안 좋았던 기능성식품의 신뢰 제고와 더불어 현재 600여개의 바이오벤처들의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대기업과 주요 바이오벤처들의 속내"라면서"이미 2년 전부터 이 법에 대비한 임상센터 설립이 결정 나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규모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효능효과 표시를 위해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면 이미 나와 있는 제품들을 폐기해야 할 뿐 아니라 단지 엄청난 비용 때문에 더 이상 제품을 내 놓을 수 없다"면서"지금까지 쌓아온 제품 생산 노하우를 대기업에 넘기거나 아니면 불태울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